복지국가의 철학

by 함께걷는아이들 2016. 3. 31. 20:05





[복지국가의 철학]이라는 이렇게 재미없고도 솔직한 제목이라니. 

함께걷는아이들 사무실 책장에 천년 만년 꽂혀있기만 할 거 같던 이 책이 나의 눈길을 끈 이유는, 사회복지쪽에서 15년을 넘게 일하다보니 오늘 당장의 서비스(지원)”의 뒤에 담긴 의미와 방향성, 더 깊이는 철학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나에게도 그러한 시점이 온 것이다. 철학을 고민할...).


1부의 복지국가의 철학적 기초, 2부의 자본주의와 복지국가를 기본으로 하면서 3부의 복지국가 설계의 철학까지. 여기서는 3부에서 언급된 내용 중 현재 복지의 이슈와 맞닿아 있는 부분들을 (지극히 최근 나의 고민 중심으로) 몇가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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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

무상급식이 정치 이슈로 떠오르면서부터 한국사회의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쟁이 정치권의 뜨거운 핫 이슈가 되었다. 아무도 내게 그것에 대한 의견을 묻지 않았지만(^^;) 복지를 전공한 사람으로써 이것에 대한 나의 의견이나 입장, 이런게 무엇인가 늘 자문해왔다.

재원만 충분하다면야 당연히 보편적 복지가 좋다.

그러나 재원이 한정되어 있는데 그 한정된 재원을 사용할 때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 정책인지 판단하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선별적 복지, 즉 정말 도움이 필요한 대상층에 대한 기본적인 생계, 복지도 매우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먼저 제대로 해야 하는게 아닌가, 장애인 이동권, 생존권 문제부터 챙겨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 선별적 복지로 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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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편으로 이에 동의하면서 보편적 복지의 장점에 대해 아래와 같이 얘기한다.


1) 선별적 복지는 복지층 지원효과는 크지만 복지재원부담자(세금 내는 사람)와 복지수혜자가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에 조세조항이 크다는 것이다. 즉 세금을 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가 낸 세금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증세를 할 때 당연히 저항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보편복지를 시행하면 중산층도 복지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복지감소에 같이 민감해지고 복지국가 발전을 지지하는 복지동맹구성원으로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이슈가 되고 있는 무상급식, 무상육아의 경우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무상급식을 하다가 축소하거나 무상육아를 하다가 이제 안한다고 해버리면 그 혜택을 받는 중산층조차도 황당한 것이다. 그러면서 도대체 예산이 뭐가 문제이길래. 정부 예산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며 복지를 축소하지 말라고 같이 나서게 되는 그런 경우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큰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때는 무상급식이 아니었다. 급식비를 내다가 무상급식의 혜택을 받게 되었을 때 그 돈이 아쉬워서라기 보다는 그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하기도, 내가 정말 시민이구나. 하는 그런 감정이 들었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세금과 복지혜택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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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선별주의적 제도는 급여대상자에게 사회적 낙인을 준다는 것이다. 이건 많이 언급되는 내용이라 더 이상의 언급은 필요없겠지만 항상 나의 무능함을 입증해야 하는 선별적 복지는 복지 수혜자에게 열등감과 수치심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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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선별주의적 제도는 자산조사에 상당한 행정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4) 선별주의적 제도는 급여수급자가 실제소득이 기준소득을 넘어서지 않도록 본인의 경제생활을 조정하는 빈곤의 덫에 빠뜨릴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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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1번의 장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어느 사회이든 모든 것이 선별적으로, 모든 것이 보편적으로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어떠한 내용은 선별적으로 어떠한 내용은 보편적으로 가야한다면 한국사회에서의 보편적 복지를 맛보게 한 무상급식이나 무상육아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더불어 국기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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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복지냐, 복지다원주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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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전달체계와 관련된 논의이다. 요즘 나의 화두이다.

즉 복지서비스를 정부에서 주도해서 하는 것이 좋은지, 중앙정부·지방정부·민간이 전달체계를 다원화하여 전달하느냐의 이슈이다. 복지전달을 정부가 다 담당하지 않고 다양한 주체가 하도록 하는 이유는 

1) 복지국가의 재정위기 : 즉 재정을 아끼기 위해서 

2) 획일적 관료주의, 경쟁 부재, 복지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먼 거리 등으로 인한 비효율 때문에 : 한마디로 정부가 일을 잘 못해서 

3) 지역에 기반한 소규모 공동체들이 사회복지와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사회복지를 책임질 경우 임의적 요인들의 작용을 최소화 하는 장점이 있다

1) 국가는 모든 시민을 포괄하는 유일한 단위다. 즉 제외되는 사람이 없다는 것

2) 국가는 시민들 간의 권리-의미관계와 관련하여 가장 포괄적인 규칙을 제정해야 한다

3) 중앙정부는 재원확보에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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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고민은 민간복지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 재단 같은 경우, 어떤 사업은 정부가 하도록 요구해야 하고 어떠한 것은 민간이 할테니 괜히 손대서 망치지 말라고 해야 하는지 구분하는 일이다. 예를들어 기초학습과 관련한 부분(우리 재단의 올키즈스터디 사업)은 제발 정부가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는 부분이다. 오케스트라 같은 사업은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서 비효율적으로 운영하지 말고 제발 민간이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만 햇으면 좋겠다 싶다. 애매한 것은 위기청소년들을 만나는 버스인데, 사실은 정부가 맡아야 하는 일이지만 정부 사업에 애들이 가지 않기 때문에 아예 그냥 민간에서 하는게 답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 같은 경우야 말로 전달체계에 있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부모와 자녀 사이를 긴급하게 분리해야 하는 일을 어떻게 민간에서 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정부에서 하지 않고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하는 거다.


정리해보자면,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하되 괜히 오바하여 재원을 낭비하지 말고 민간이 더 잘하는 부분은 민간에게 넘겨줘야 한다. 민간 역시 정부가 하지 않지만 긴급한 지원들은 민간에서 하되 정부가 하도록 지속적인 압박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참 늘 안타까운 것은 정부가 해야 하는데 정부가 정말 못할 때이다. 교육이 대표적인 경우인 것 같다. 공교육이 있어 그래도 아이들이 소득과 상관없이 교육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공교육이 공교육의 역할을 거의 못하고 있으니... 그렇다고 민간에게 넘기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그래서 우리의 기초학습 지원사업은 기약없이 지속되고 있다. 교육청의 수많은 기초학력지원 정책이 제대로 작동할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