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8일 주브리 ---> 팜플로나 (21Km)

출발 6:30AM  도착 11:30AM

날씨: 장대비가 하루종일 주룩주룩

 

카미노에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바로 날씨 체크.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에 가슴이 철렁한다.

험난한 오늘 하루를 예고하는 저 빗소리...

ㅠㅠ

 

한명이 들어가서 운신도 불편한 좁아터진 세면장에서 겨우 고양이세수하고

어제 사다 놓은 빵으로 대충 아침식사 한 후

고어텍스 등산잠바 위에 판초를 덧입고, 바지 위에 스패츠 하고, 배낭도 방수커버 씌우고

맘 단디 먹고, 깊은 숨 한번 몰아쉬고 출발~

 

<출발전 알베르게 앞에서>

 

 

<도끼 한자루만 들면 딱 연쇄살인범 ㅋㅋㅋ>

 

걷다보니 시야확보가 안될만큼 비가 많이 온다.

빗물이 사정없이 얼굴을 때리고 정말 죽을 맛.

현재 스페인이 이상저온이라 으슬으슬 춥기까지 하다. 

 

내가 미쳤지. 무슨 영화를 보려고 이 고생을 하나...

얼굴을 타고 흐르는 빗물을 손등으로 훔쳐 보지만 헛수고다.

 

 

점점 더 굵어지는 빗줄기를 피해 지나던 동네 성당으로 잠시 피신한다.

 

<이름 모를 스페인 동네의 성당도 이렇게 화려하다>

 

잠시 성체조배 하고 앞으로의 여정 무사히 마치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떼 한번 쓰고

다시 출발

 

지나던 동네의 다리 위에서 사진도 한장 박고...

(비에 불어난 물이 지금 봐도 무섭다)

 

<비 쫄딱 맞으면서 좋댄다 ㅋㅋ>

 

비가 하도 많이 와서 도중에 앉아서 쉬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걸었던 거 같다.

 

카미노 도중에는 표지판에 적힌 킬로미터 숫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데

요런 표지판 만날 때마다 힘이 솓는다.

카미노 오기전엔 4.8킬로를 하루에 걸어본 적도 별로 없는데

카미노에선 아...목적지에 거의 다 왔구나 하고 안도하게 만드는 거리다.

 

<오늘의 목적지 팜플로나까지 4.8킬로미터 남았다는 반가운 표지판>

 

프랑스길 도중에 지나는 마을은 대부분 스페인의 작은 시골마을들이라

그 풍경이 매우 정겹다.

 

<빨래줄에 빨래가 조롱조롱>

 

한참을 걷다보니 빗줄기가 좀 잠잠해 져서 또 사진 몇장 찍고...

 

<스페인 시골마을의 전형적인 거리풍경>

 

심심해서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 찍기놀이

 

<넌 누구냐?>

 

<다 비슷비슷한 모습인데 그래도 안 찍으면 서운한 거리풍경>

 

<팜플로나 시내 입구에 있는 건물인데... 수도원인가?>

 

아... 저 다리만 건너면 목적지 도착이다.

 

 

드디어 팜플로나 시내 입성.

 

팜플로나는 프랑스길에서 처음 지나치게 되는 대도시다.

여기서 장도 보고, 아이패드에 유심칩도 사서 꽂을 예정.

 

저 성문을 통과하면 팜플로나 시내.

 

<팜플로나 시내로 들어가는 입구의 성문>

 

 

<팜플로나 입성 기념사진>

 

 

 

 

팜플로나는 공립 알베르게 시설이 별로라고들 해서

카미노 네이버 카페에서 사전에 봐둔 사립 알베르게에 묵기로 했다.

 

성문을 통과해서 길 따라 걸으면 오른편에 바로 보이는 건물이

오늘 묵게 될 알베르게.

아침식사 포함해서 18유로.

넘 비싼가 하고 잠시 망설였지만

주인장이 보여준 알베르게 시설에 반해서 그냥 묵기로 결정했다.

 

 

 

알베르게 앞에 묶여있던 반려견.

카미노엔 이렇게 반려견을 데리고 걷는 순례자들도 꽤 많다.

이 견공은 앞으로 길에서 자주 만나게 되었던, 아주 순하고 충직한 친구다.

집에 두고 온 우리 루씨가 갑자기 보고싶어 지는 순간 ㅠㅠ...흑~

 

 

 

짜잔~

이것이 하룻밤 숙박비 18유로의 위용.

이렇게 깨끗하고 현대적인 알베르게를 앞으로 또 만날수 있을까?
(결론: 없었음)

 

 

오띠언니랑 신나서 짐 풀고 침대정리 함.

뉴저지집에서 가지고 간 꽃무늬 베게커버와 초록색 침낭이
완벽한 코디를 이루는
세련된 인테리어

 

 

식당도 널찍, 깔끔한 것이 넘넘 맘에 든다.

 

 

깨끗한 샤워실에서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쇼핑과 관광하러 팜플로나 시내로 궈궈~~~

 

(팜플로나 시내 포스팅은 2부에 계속)

 

 

 

  • 리디아 2014.06.11 09:23 ADDR EDIT/DEL REPLY

    읽을수록 존경의 마음이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