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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걷는아이들 소식/청소년 사업

[자몽 들여다보기] 2탄.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플랜비 프로젝트'

by 함께걷는아이들 2017. 11. 3.
자몽(自夢: 자립을 꿈꾸다)을 알고 계시나요? 현재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복지정책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 중 가출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여성가족부에서 지원을 하고 있지만 가출 신청을 해야 쉼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들에게 지원되는 비용 또한 빈약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함께걷는아이들은 그들의 여건에 따라 사회적, 정서적,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기관들에게 예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와 더불어 실무자 역량강화 활동과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통합적인 자립 지원 방향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자몽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은 대안학교, 복지관, 상담센터 등 총 7개입니다. 각 기관은 독특한 방법으로 청소년의 지원을 도와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함께기자단이 자몽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들을 방문해보았습니다.

 

남들과 같지 않아도 괜찮아!

오로지 나를 위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플랜비 프로젝트

 

▲학생들은 다툼이 있었거나,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 반성과 함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이 표지판 앞을 찾는다.

“충분히 기능하는 한 사람(The fully functioning person)”을 기르자. 이것이 바로 플랜비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모토이자, 목표이다. 활자 위로 떠오른 의미를 되새기고 나는 지금 오로지 자신에 집중하고 충분히 기능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어떤가, 마음에서 알 수 없는 감정들이 피어나지 않는가?


징검다리 학습과정, 나눔여행 학습과정, 자립기획 학습과정(플랜비) 총 세 가지로 이루어진 교육과정 중, 자몽이 지원하고 있는 과정은 바로 세 번째, 자립기획 학습과정인 ‘플랜비’이다(이하 플랜비). 플랜비 프로젝트는 이 학교의 졸업생이나 고학년 친구들의, ‘세상 적응 준비 과정’이다. 기존 과정은 준비된 목표에 대한 수업이거나 1대1 멘토링의 방식이었다면, 새로 개편된 플랜비 프로젝트는 자립해야한다는 압박감이나 다른 이유로 힘든 마음을 가진 청소년들과 어린 성인들을 위해 열린 모임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원래 자립기획 학습과정은 두 학기로 이루어져 있었다가 ‘플랜비’로 개편되며 세 번의 계절학기 운영 방식으로 바뀌었다. 학생들이 관심 있는 수업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있지만 기존 6개월은 너무 긴 기간이라 판단되어 2-3개월로 축소된 것이다. 그 기간 동안 선택하거나 모임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작당원’이라 불리는 회원에게 주고 그들이 만나 원하는 수업을 구성할 수 있게 했다. ‘1년제 회원’은 필수 수업(철학 토론, 예술, 글쓰기)과 선택 수업을 모두 수강 가능하고, ‘오픈 회원’ 또한 1년제 회원에게만 허락된 몇 개의 수업을 제외하고는 전부 수강 가능하다. 요 사이 인기가 제일 많은 수업은 페미니즘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사회의 시류에 맞는 문제를 찾아 자유롭게 모임을 구성하고 수업을 듣는 방식으로 자율성을 기르는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평가는 학기별로 이루어지는데, 이 방식 또한 참여하는 수업의 분야에 따라 달랐다. 주로 대화에 의한 평가방식으로, 창업 카테고리(출판, 공방)는 플리마켓과 소책자 같은 성과물을 만든다. 예술분야는 예술에 대한 자기만의 감상법이나 공연. 전시 등의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내년 봄에는 수료식이 있을 예정이다. 수료 전의 모습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숙해진 작당원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존중과 가치를 실천하며 자립하는 삶을 배우는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는 배움을 멈추지 않으려는 학생들이 성장해 더 큰 존재가 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공동체이다. 이 학교에 있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기성 학교의 제도와 잘 맞지 않아 적응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다. 적응 하지 못했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다. 사람들 모두 자신에게 맞는 것이 있고 맞지 않는 것이 있듯이, 이들 청소년에게는 기성 제도가 그러했을 뿐이다. 낯설고 경계가 심하던 학생들도 정형화 되지 않은 이곳의 울타리 안에서 지내다보면 자발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 모두 학교에서의 활동을 삶과 관련짓고 이어낸 덕분이다.


이곳의 교육과정의 기반이 되는 요소는 바로 ‘여행학습’이다. 사전에 공부를 하고 여행으로 실천하는 방법이다. 배움 이후 나름대로 도출한 결과물을 삶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 연결한다. 관심 있는 주제의 탐색과 활동, 그리고 그 방법을 기획하고 실천한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은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아이들의 자전거가 넘어지려 할 때 그저 잡아주는 역할만을 할 뿐이다. 이곳의 교육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는 나 자신을 극복하자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나와 다른 존재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즉, 다른 생명들을 살펴보고 느끼는 이타심을 표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지역사회에서 해볼 만한 일, 도와줄 사람들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것, 시점의 확장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이곳은 청소년들이 진로 계획을 세우는 데에 대한 도움을 줄 뿐, 입시학원이 아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은 많지만 본인에게 그 기준이 없는 청소년의 경우에도 모집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바로 그 점에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의 두드러진 속성이 있다. ‘중점 교육기관’이 아니라 ‘대안학교’인만큼 자발적인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곳 사람들의 기본모토는 ‘내가 걷는 길이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완벽하게 정해진 길’이 아니라 스스로가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것 등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길이 되는 것’을 꿈꾸며 만들어진 과정이다. 문지혜 길잡이 교사는 “사회, 제도적으로 꼭 해야 된다는 것에서 벗어나 나만의 길을 만들고 싶은 이들을 만나고 싶어요.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수업과 모임을 만들고 참여할 수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은 주저하지 마세요.”라고 당부했다.


개척된 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 그것은 비단 이 학교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이루는 사람들 모두가 자각하고 깊게 생각해볼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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