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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키즈 자료실/비영리공익단체 NGO

비영리공익단체 투명성을 생각하다.

by 함께걷는아이들 2018. 2. 7.

기부금은 한푼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하면 된다고만 막연하게 생각하던 것에서,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다.

 

1. 투명성을 다시 생각하다.

 

시간을 거슬러 2014년 12월 23일경. 한국일보에서 기획기사로 기부금 투명성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다.

"어디에 썼는지... 깜깜이 기부금."

http://www.hankookilbo.com/v/240099c13e344e1ab6e2f8ba913c4635

 

기사는 공익법인 중 경영정보 공시한 3991곳 중 19곳만 유용한 정보이며 그 19곳을 사업비 비율로 1번부터 19번까지 나열하였다. 19곳은 결국 큰 곳들 중심이었고, 100억 이상 규모에 의무적으로 하도록 되어 있는 외부회계감사를 한 곳을 제한적으로 조사하였는데, 마치 19곳만 그나마 좀 '나은'곳인양 언급하였다. 사업비 비율도 말도 안되게 엉터리였다.

열받은 나는 담당 기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메일을 확인한 기자는 다음날 나에게 전화를 했다.

나는 상당부분 그 기사의 헛점을 꼬집었으나, 그 역시 나의 몇가지 헛점을 꼬집었으니,

1. 너희 재단 자료(회계공시, 이사회 회의록 등)는 공지사항에 숨어있어 찾아보기 힘들다.

2. 너희는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외부회계감사를 안받냐? 의무가 아니라도 받을 수 있는거 아니냐? (비싸다는 나의 답변에) 비싼게 얼만데? (얼만지 모름. 알아본적이 없어서...)

 

그 경험은 "투명성"이라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다시 처음부터 제대로 하게 만들었다.

아, 투명성이라는 것은 나를 비롯한 우리 조직에 일하는 사람들의 양심의 목소리가 아니라 다른사람들이 판단했을 때의 "투명성"을 말하는거겠구나. 그렇다면 이거는 누가 봐도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구나. 하는 깨달음.

 

그래서 나는 공부에 돌입했다. 나의 공부의 가이드라인을 준 곳은 "삼일투명경영상"이다.

삼일미래재단에서 매년 삼일투명경영상을 심사하여 주는데, 기관들이 스스로 참고 할 수 있는 자료집과 동영상이 있다. 이를 자료들을 숙지한 이후, 일단 여기에 신청을 냈다. 당연히 붙기를 바래서는 아니고 자문을 받아보자는 마음에서였고, 실제로 깨알 같은 자문을 받았다. 우리 단체 입장에서 도입할 수 있는 것을 하나하나 도입하기 시작했다.

 

2. 비영리 단체 투명성 점수 매기기

 

2015년 연말이 되어 한국일보는 또다시 기부금 투명성 기획기사를 냈다.

그때는 한국일보 취재팀에서 우리단체를 콕 찝어 취재하겠다며 찾아왔다. (언쟁이 인상적이긴 했다보다.)

나중에 기사 난 것을 보니, 기사보다 제목이 기분나쁘다. [대형단체에 기부금 쏠려... 지역 풀뿌리 봉사는 고사 위기-쪼그라드는 군소업체] 아놔, 쪼그라드는 군소업체. 라뉘 ㅠㅜ

http://www.hankookilbo.com/v/761d97263601414f8602670865e070be

이때의 기획 기사도 사실 문제가 많이 되었다. 기사 중에 단체들을 A-F까지 점수를 매긴것이다. ;;; 누구도 합의하지 않은 기준으로 날벼락 같은 점수라니. 우리 단체도 점수를 매겨놨다. (높아서 기분 나쁘지 않았다. 사람은 역시 간사하다.)

 

그 이후 가이드스타(http://www.guidestar.or.kr/main/main.asp)에서 비영리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데이터조사와 공시자료를 조사하여 별을 달아주었다. ㅋㅋㅋㅋㅋ 비영리단체에서는 엄청난 반발과 얘기들이 많았으나 결국 했고, 홈페이지 들어와서 본 단체 데이터 잘못입력된거 없나 확인하라고 할 때 나는 들어가 확인했다. 이건 거부해서 될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기준과 방식의 문제를 떠나서 거쳐야 할 일들이고 결국은 해야될 작업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 성과를 우리는 별5개 받았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7/2017022701925.html) 왕관까지 달려면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좀 더 넣으라는 공문을 받았을때 그것은 하지 않았다.

 

이런 서열화 말고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다른 방법은 없을까? 고민이된다.

 

3. 의무와 부당함 사이

 

사실 우리 단체는 그 이후 여러번의 견적을 받아보고 고민한 끝에 외부전문회계감사를 시작했다. 그 덕에 성실공익법인도 될수 있었고 삼일투명경영상에 2차로 신청하여 그때는 좀 나아졌는지 현장심사도 받았으나, 상은 못받았다. 그 때의 자문을 또 적극 반영하여 홈페이지도 이제는 처음과는 엄청나게 달라진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경영정신 / 투명경영 / 같은 챕터가 없었는데 생겼다. 2-3년에 걸쳐 업데이트 한 내용들이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노력은 의지와 공부로 일정 부분 가능한 것이기도 하지만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단체만 해도 외부회계감사의 몇백만원 비용을 감당할 여유와 결의가 가능했고, 홍보 담당자가 있어 홈페이지 관리와 업데이트가 가능한 기관이다. 우리는 심지어 [투영성 강화 TF]를 만들기도 했다. 수많은 비영리기관들이 이러한 것까지는 여력이 가지 않을 만큼 열악한 경우가 많다.  (관련한 모금가협회 황신애 이사님 글 http://www.kafp.or.kr/archives/5939 )

 

하지만, 이제 투명성과 신뢰성 회복은 비영리단체들이 넘어야할 과제가 되었고 이전 박란희 편집장(더나은미래)님의 글처럼 "느리더라도 정도(正道)"로 돌파해야할 이슈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관련 기관과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을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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