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1일: 로스 아르코스 ---> 비아나 (19.5Km)

출발:6:00AM  도착:11:00AM

날씨: 모처럼만에 맑은 날, 버뜨 무지 추움

또 새날이 밝았다.

날씨부터 확인하니 오늘은 모처럼만에 맑은 날일듯 하다.

 

아싸가오리~

새벽에 일찌감치 일어나 구리구리한 알베르게를 빛의속도로 빠져나옴

<어제 미사를 드렸던 로스 아르코스의 성당인듯>

오늘 걸을 길은 좀 색다른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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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님

<이젠 좀 지겨울수도 있는 꽃길을 걸어가고 있는 오띠언니>

그래도 우리나라 유채꽃과 비스무리한 꽃이 만발한 저길이 그립다.

산솔이라는 작은 마을에 이르러 벤치에 앉아 빵으로 아침식사 

 

 

날씨가 맑은 대신 좀 쌀쌀한 날씨

꽃길도 예쁘고

업된 기분에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면서 여기저기 사진도 찍으면서 걷는다.

 

<정겨운 카미노 표지>

원래 목적지인 비아나까지는 7.4킬로 남았으나 여긴 아주 작은 마을

로그로뇨는 대학교가 있는 큰 도시다. 여기까지 가볼까?

버뜨 16.7이라는 숫자에 바로 마음을 접는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갈대밭

언제나 산티아고에 도착해서 편하게 먹고 잘수 있을까?

가뜩이나 쓸쓸하고 막막한 내 마음에도 스산한 바람이 분다.

카미노길에는 포도밭이 많다. 

 오늘 길은 평이하고 쉬운길

나보다 잘 못 걷는 오띠언니도 오늘은 속도를 낸다.

 

 

그동안 잘 못먹었는데 얼굴이 빠방하게 부은건 지금봐도 미스테리

 

길에서 순례자들을 지나칠때마다 반갑게

부엔카미노~

길에서 스쳐지나가는 인연이라 부담이 없어서 더 반가운지도 모른다.

 

길을 걸으면서 아름다운 자연의 피조물들을 관찰하고

그 피조물들이 내는 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풀벌레소리들을 듣고

내 뼈, 머리카락수 까지 다 파악하고 계신 하느님께 나라는 존재는

더이상 숨길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피조물에 불과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느님이 이미 제시해주신 이정표 따라서 가는 인생길도

카미노를 많이 닮았다.

 

스페인 시골에는 저런 오래된 석조 폐구조물이 많이 보인다.

무슨 용도로 쓰였을까? 

 다시 이정표

로그로뇨가 13.3킬로 남았네.

오늘은 평이한 길을 걸어서 더 갈수도 있을거는 같은데...

또다시 망설임

그래, 비아나에 가서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하자.

구부정한하게 숙이고 땅만 보고 걸어가고 있는 순례자 

 아싸~

드디어 비아나 마을이 보이기 시작함

 

11:00AM 알베르게 도착

일단 가격확인 10인실에 8유로. 사립 치곤 저렴한 편이다.

그 다음엔 wifi가 있나 확인. 오오.... 있다.

안에 들어가서 시설을 둘러보기로 함

오오.... 훌륭하다.

새 건물에 내부도 무지 깨끗함

같이 다니는 꼬마들한테 카톡으로 연락해 보니 비아나에 오늘 묵을 예정이라고 한다

오띠언니도 오늘 여기서 묵고 가자고 해서 짐을 풀었다.

<알베르게 10인실 내부>

어제 로스 아르코스의 구질구질한 알베르게에서의 트라우마가 심했는지

이런 좋은 알베르게를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웠다. 

 알베르게에선 저런 아저씨들과 한방에서 자야 하는데

유럽에서 온 사람들은 개인위생과 특히 남녀간 신체노출에 대한 기준이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달라서

샤워하고 아랫도리에 수건만 두르고 나오는 배나온 아저씨들 때문에

기겁한 경우도 허다함.

처음엔 민망해서 죽을거 같더니

카미노 후반에 들어서는 그런가보다 하고 무뎌졌다.

 

이 알베르게는 다 좋은데 남녀공용샤워실이라는게 좀 에러.

그래도 더운물도 잘 나오고 모든 시설이 청결해서 맘에 쏙 든다.

공통적으로 대부분의 알베르게에서 세탁기, 건조기 사용료는 좀 비싼편이다.

여기도 예외는 아님 (세탁기, 건조기 각각 3유로)

난 아줌마라 손빨래에 익숙해 있어 손빨래해서 빨래줄에 널어 말려왔지만

오늘은 꼬마들이 share 하자고 해서

세탁기 건조기 사용해서 밀린 빨래 몽땅 했다.<이 문을 열고 나가면 중간에 정원도 있다>

이 마을은 1시부터 씨에스타 라고 해서

그 전에 장보러 수퍼로 고고~

수퍼도 크고 좋은데

우왕~무엇보다 소고기를 판다.

그렇다면 오늘 메뉴는 카레 당첨.

뉴저지에서 딱 두개 가지고 온 카레를 과감히 풀기로 함

감자, 당근, 양파, 후식으로 먹을 파인애플도 샀다.

장보러 따라간 꼬마들 오늘 누구 생일이냐며 흥분의 도가니다. ㅋㅋㅋ

<현대적이고 깨끗한 알베르게 부엌> 

이 알베르게 쥔장은 무뚝뚝하고 친절하지는 않은데

하루종일 종종거리며 쓸고 닦고하는 완전 살림꾼 스탈

이렇게 청결하게 유지하는 이유가 다 있었네.

 

진수성찬

감자 넣은 계란찜은 꼬마들이 자취하면서 자주 해먹는 메뉴라고

전자렌지로 했는데 의외로 먹을만 했다.

점심겸 저녁 폭풍흡입 후 잠시 낮잠을 잤다가

저녁 8시 미사에 갔다.

역시 순례자들 위한 미사였고

신부님이 제대에서 내려와서 신자들과 일일히 악수를 하며 평화를 나누심

미사 후에는 순례자들을 앞으로 나오라고 하셔서

한사람씩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시고

성수 뿌리고

머리에 손올려 안수로 강복해주셨다.

 

꼬마들 중 현이 병원에 가서 아픈 무릎 진찰 받아야 한다고

내일 버스 타고 로그로뇨로 가야 한단다.

이제까지 같이 다니면서 정 들었는데...

하지만 카톡으로 서로 연락 주고 받자고 다짐하면서

아쉬움을 달래봄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