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집밥

by 함께걷는아이들 2014. 7. 1. 12:25

나는 집밥이 좋다.

 

결혼해서 지난 20여년간 솥뚜껑운전을 도맡아 하며

설겆이도 안 도와주는 남편과 같이 살면서

노동봉사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집밥이 제일 맛있다.

 

어떤 사람들은 남이 해준 음식은 무조건 맛있다는데

난 내가 만든 음식이 제일 입에 맞으니

아무래도 제 인생 제가 볶는 태생적 무수리인듯?

 

초여름 집밥의 기록

 

파절이에 무생채 곁들여 먹으면 맛나다.

돼지갈비 넣고 푹 고아서 끓인 김치찌게

미국에 두살때 온 울 아들 입맛이 완전 토종

찌게 없이 밥 안 먹음

시집 와서 문화적충격을 여러가지 받았는데

그중에서도 우리 친정하고 음식이 달라서 무지 놀랐다.

시댁은 고기가 거의 매일 상에 오르고

특히 우리 남편은 고기 없이 밥 안 먹는다

 

안심스테이크. 야채는 그저 거들뿐

잔반처리 한 어느날

야채가 냉장고에서 시들시들해 가는 날이면 계란말이 아님 부침개다.

수박 한통 사면 그자리에서 다 잘라서 타파통에 넣고 먹는다.

내가 혼자서 수박 한통 며칠이면 다 먹음

5월 중순에 잠시 나오는 그레이프푸르트는 넘넘 달고 물이 많다.

과일 야채 껍질은 모아서 컴포스트(퇴비) 만듬

지구를 살리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한다는 뿌듯함

골뱅이 넣고 양푼에 국수 비벼먹은 날

소면보다 칼국수로 비벼먹는게 더 좋음

돌아가신 우리 시어머님은 요리를 무지 잘하셨다.

그리 정다운 고부사이는 아니었어도

지금도 가끔 어머니가 해주시던 반찬들이 먹고싶을 때가 있다.

 

시집와서 요리의고수 시어머님 앞에 음식을 해야 할때면 무지 떨리고

평소에 하던 것도 망치곤 했었는데

내가 한 음식을 아무말 없이 드시는 어머님을 바라보는 일은 마치 고문과도 같았다.

 

그런데, 내가 한 음식중에 유일하게 어머님께 칭찬을 받은 음식이 바로 두부조림

아무말 없이 드시든지, 아님 정말 못 먹을 정도로 심하다고 느끼신 음식에 대해서는

경상도 사투리로 "먹게꼬롬" 하라 (도저히 못 먹겠다는 말씀)는게 리액션의 전부셨는데

두부조림은 맛있다며... 손님상에 내놔도 손색이 없겠다며...

얼마나 감격스러웠던지

그 후 나의 야심작으로 떠오른 메뉴

 

아무도 궁금 안하겠지만 블로거는 다들 그렇게 하니까...

만드는법은

소스: 피쉬소스와 진간장 반반씩 (진간장만 넣으면 색이 너무 까매지기도 하고 피쉬소스를 넣으면 감칠맛이 난다)

요리당, 고추가루, 참기름, 파, 마늘, 깨소금

소스에 물 조금 타서 팔팔 끓으면 구운 두부 넣고 잠시 조리면 끝

우리집에선 나물을 나밖에 안 먹는다

예전에 나물 5첩반상 만들어 놨더니 아들이

그런데 반찬은 어딨냐고? 하는 말에 충격을 받은 뒤

나물이 우리집에서 반찬으로서 갖는 정체성에 심각한 회의가 들어

그후론 나물반찬 잘 안 만드는데

이날은 내가 정말 먹고 싶었나보다.

시금치 한단 사서 된장 고추장 넣고 무쳐먹은 날

우리 동네에 파네라 브래드 라는 샌드위치 체인점이 있는데

거기 건포도 시나몬 식빵이 증말 맛있다.

남편없이 혼자 있는 날은 식판 애용

남편은 군대짬밥 생각 난다고 식판 절대 사절이다

이거 쓴다고 설거지가 많이 주는것도 아니지만...

제일 짜증나는 건 저 다섯 칸을 다 채울 반찬 가짓수가 모자랄 때

유치원용 식판이라 두번 리필해 먹어야 하는건 좀 에러

스테이크 발사진

여름엔 열무김치와 오이지로 연명한다.

 

열무풋배추물김치

열무랑 풋배추 소금에 절였다가 풋내 안나게 살살 흐르는 물에 씻고

열무 절이는 동안 양념 준비

양념: 찹쌀풀, 까나리액젓 약간, 홍고추 카터기에 갈은 것(홍고추가 모자르면 고추가루 더 넣어도 됨), 마늘, 생강, 파, 배즙, 사과(크게 썰어서 넣으면 됨), 설탕 

국물: 멸치, 건새우, 디포리(멸치같이 생겼는데 큰것. 한국서 공수해 왔는데 몇마리만 넣어도 국물이 끝내줌), 마른북어대가리, 무우, 양파, 다시마 넣어서 낸 국물에 소금 넣어 녹이면 됨 (간은 절인 열무풋배추 감안해서 적당히)

절인 열무와 풋배추에 양념 섞고 완전히 식힌 국물 그 위에 부어주면 끝

함박스테이크와 발로 부친 계란후라이

호떡 넘 좋아해서 호떡믹스가 집에 끊이질 않음

새우젓넣고 애호박볶음

 사망 직전 버섯도 클리어

세상에서 제일 쉬운 홍합파스타

음식 죽어도 하기 싫은데 그렇다고 외식하러 나갈 에너지도 없는 날

마트에서 홍합 한망 하고 시판 토마토스파게티 소스 사가면 해결됨

만드는법은

올리브유에 다진마늘, 다진양파, 아주매운마른고추 넣고 볶다가

스파게티 소스 랑 와이트와인(없으면 말고) 부어서 끓으면

깨끗이 씻은 홍합 투척

뚜껑닫고 끓이다 홍합 입 벌리면 바로 불 끄면 됨

그런데 한가지, 시판소스가 맛없으면 꽝이라는게 에러

고진교 광신도 남편 위해서 스테이크도...

음식 만드는 수고대비 만족도 제일 높은 음식

바게트빵에 올리브유 발라서 구워 소스에 찍어먹음 주금이다.

야채부침개 등장한거 보니 야채들 사망직전 구출목적이 분명함

부침개는 야채장아찌랑 같이 먹어야 진리

불고기 상추쌈 한잎, 아~~~~

올 여름들어 벌써 수박 세통째 클리어

화장실에 자주 가야하는 후유증이 좀 에러

한식에나 양식에나 어울리는 야채장아찌

무우, 할라피뇨고추, 조선오이, 양파

제육볶음

깻잎을 올린거 보니 파가 떨어진 날

가끔씩 짝퉁 교촌치킨 시켜먹기도 함.

이날은 함걷아 애뉴얼리포트 보면서 치콜 흡입함

우리 세식구가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유일한 음식 카레

삶아놓은 파스타국수가 냉장고에 남아있었던 날이 분명함 

  • Big sunny 2014.07.03 20:52 ADDR EDIT/DEL REPLY

    음식사진 대방출. 보는게 고문인데욤

  • 김간사 2014.07.09 11:03 ADDR EDIT/DEL REPLY

    아..... 포스팅들 다시 살펴보다가.... 배고프네요ㅠㅠ 다 맛있겠어요~~ 위꼴 사진들이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