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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걷는아이들 소식/올키즈 연구 성과, 평가

오케스트라 참여 보호자 인터뷰 결과

by 함께걷는아이들 2015. 4. 30.

우리사회에서 보통 아이에게 악기를 가르친다고 하면(그것도 관악기를!) 아이의 다방면 재능개발과 관심이 많은 극성 엄마들이 악기도 마련하고 레슨선생님도 붙여서 하는 그런 개인 레슨이 생각날 것이다. 


<올키즈스트라 아이들 레슨모습>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사실 악기를 배우는 것에 대해 부모님들이 모르거나, 알아도 관심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왜냐하면 악기를 (부모가 사주는게 아니라) 재단에서 대여해주고 레슨도 지역아동센터를 통해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의 부모님은 모두 많이 바쁘시다...)

오케스트라에서 호른을 배우는 한 아이는 악기를 집에 가져왔다가 들고 나가는데 엄마가 "너 그 큰가방 뭐니? 지금 가출 하는거니?" 라고 하셨단다.(호른은 워낙에 크다) 악기라고 얘기해도 엄마가 믿지 않아 결국 가방을 열어 보여드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엄마가 가출 가방인줄 알았다는 호른 가방과 호른>



그래도 아이가 악기를 배운지 1년이 지나게 되면 부모님들은 아이가 무대에 오르는 연주회를 보게 되고 그리고 난 이후에는 부모님들의 관심도 많이 생기게 된다. 더구나 아이들의 삶에 악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모님들에게도 악기로 인한 아이들의 변화는 중요하게 다가오게 되는 것 같다. 

그래하여 2012년에는 음악 강사들과 아이들의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2014년에는 부모님들의 인터뷰를 야심차게 진행하였다. 

사업에 참여한지 1년 이상된 참여아동의 부모 중 (특별히 관심이 높으신) 6명을 선정하여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 결과 중 중요한 내용만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부모님들이 느끼는 아이들의 변화를 살펴보자. 


(1) 악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잘 넘김


사업 참여 아이들이 중학생 남자아이들이 있어서인지 음악을 통해서 어려운시기(사춘기)를 잘 넘겼다는 부모님들의 인터뷰가 눈에 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어렸을 적 아픈 상처나 개인적인 어려움, 사춘기 등을 악기를 통해서 잘 극복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참 반항을 해가지고 무슨 말만 하면 막 째려보고 노려보고.. 뭐 안그러면 대화 자체를 안하려고 하고 자기 방에 가서 하루종일 있다가..그랬어요요새는 온화해지고 온순해지고.. 악기배우러 가기 시작하면서, 성격이 바뀐 것도 그때 쯤 인 것 같아요. 악기하면서.(학부모3)


우리 아이는 관계에 있어서 되게 많이 힘들어했고 세상 사는 게 이렇게 재미가 없으면 그만살고 싶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었어요. (악기를 배우고 나서) 세상이 달라 보이는 것 같다. 이렇게 표현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학부모4)


(2) 스트레스 해소, 감정조절


이렇게 아이들이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것으느 악기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감정 조절을 하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다. 


악기를 연주하려면 아무래도 소리가 나와야 하는거니까 아무래도 감정 조절이 안되면 그게 힘들었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자기 컨트롤을 할 줄 알게 된 거 같아요.(학부모5)

 

(악기를 한 이후) 변화는 스트레스 받을 때는 얘가 욱하는게 되게 좀 심했어요. 그럴 때는 악기를 닦고 악기를 연습하고 그냥 연주가 아니더라도 그냥 불고. 그런식으로 하니까 이게 마음을 좀 가다듬을 수 있는 게 되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얘가 어느정도 스트레스 돌파구를 찾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학부모2)


(3) 자발성을 가지게 됨


인터뷰에서 부모들은 무기력하고 스스로 뭘 하는 것을 싫어하던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악기를 연주하러 나간다거나, 오케스트라 활동을 한 이후에 자신감이 늘어서 학교에서도 앞에 나서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애들앞에 나서거나 무슨 직함을 갖는 것을 정말 두려워했어요. 그런데 연주회 하고 나서 고등학교 진학해서 부회장을 뽑는데 자진해서 손을 들어서 부회장이 되었어요.(학부모1)

 

(악기하면서) 바꿔진 거는.. 자기가 뭐 솔선수범해서 이렇게 해야지 하는 거를 못 봤어요. 학교 가는 것도 억지로 막 몇 번 깨워서 가야되고 그랬는데지금은 뭐 싫다 좋다가 아니라 자기의 그냥 일부분이야. 가요.. 가서 뭐 하고 오고...얘가 관악단 레슨과 합주를 가려면 토요일 날 보통 8시 전에 일어나서 대충 씻고 나가야 되요. 처음에는 몇 번 내가 깨워서 보냈는데 이제는 자발적으로 그 시간이 되면 벌써 일어났니?’ 하면은 어 나 이제 나가려구하고 혼자 챙겨서 나가요. 학교 가는 것보다 더 일찍 나가요.(학부모3)


(4) 음악에 대한 열정


힘들고 피곤해도 열의를 가지고 연습하고 연주회 준비를 한다거나 자신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장 크다고 부모에게 얘기하는 아이들을 통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있어 음악이 얼마나 중요하고 그들이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연주회 준비하면서 거의 매일 연습을 하고 피곤해서 잠도 못자고 입술도 부르트고 짜증이 날만도 한데 되게 열성적으로 참석을 하더라구요. 잠을 못자도 이게 열의에 차있는거에요. 연주회를 한다는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그래서 아, 얘가 정말 악기를 좋아하는구나. 음악을 좋아하는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학부모2)

 

저희 아이가 자존감도 좀 높을 줄 알았는데, 반항을 하고 이렇게 막 사춘기 때 나하고 대화를 할 때 툭툭 나오는 말을 보니까 자기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고 자기는 뭘 해야 될지도 모르겠는 사람이고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음악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나한테 엄마가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없다고 평가한다면, 나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고.. 이렇게 말하는거에요.(학부모4)

 


이러한 아이들의 변화 외에도 

부모들 스스로 음악에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거나 자녀와의 대화가 늘어나고 관계가 더 좋아졌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상세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http://walkingwithus.tistory.com/98 첨부된 보고서 참고)


아이들은 음악을 통해 변화하고 있다. 

본인이 느끼는 변화도 있지만 주위에서 느끼는 변화도 있으며, 

그러한 아이들의 변화는 가족과 친구 주위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큰 물결로, 

가족의 변화가 사회의 혁신으로 이루어지는 날까지...<Big Sunny. 2015.4.30>



<올키즈스트라 상위관악단 국립박물관 야외공연장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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