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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休)/함걷아 놀이터

[에세이] 함께걷는아이들 미션을 생각하다.

by 함께걷는아이들 2018. 2. 5.

함께걷는아이들의 새 식구가 된 3명의 인턴 선생님들이 함께걷는아이들과 미션에 관한 자기 생각을 풀어놓았습니다. 내부 직원들만 보기에는 아쉬워서 공유합니다. 함께걷는아이들하면 어떤 게 떠오르나요?

 

 

이름예찬

 

 언젠가 하늘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다른 색들은 저들만의 이름이 있는데 어째서 하늘만은 ‘하늘’색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걸까. 아마도 그 이름만이 하늘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하늘색이라 하면 연한 파랑만이 아닌 구름의 흰 색과 구름 사이를 가르는 햇살이 함께 떠오른다.

 


 내가 갑자기 하늘색에 대한 나의 견해를 적은 건 지난 번 인턴 교육 때 국장님께서 해준 이야기때문이다. ‘함께걷는아이들’이라는 재단 이름이 사람들에게 각인이 쉽게 되지 않아 바꾸려고 했었다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함께’라는 부사와 ‘걷는’이라는 동사가 만들어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는 이야기. 나는 그 이야기 속에서 함께걷는아이들의 미션인 ‘혼자 뛰는 어른들 세상에서 함께 걷는 아이들 세상.’의 의미를 깊게 고민해본다.


 한편으론 치열하게 살아가는 어른들의 삶을 치부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걷는 것과 뛰는 것의 차이를 이해하면 이 미션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조금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혼자 뛴다는 것은 쉽게 넘어진다는 것이다. 옆에 잡아줄 사람 없이 멈추면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진다. 누구는 몸이 상하는 것에 상관없이 그대로 넘어질 것이다. 또 누구는 다치는 것이 두려워 쉬지 않고 계속 뛸 것이다. 숨이 차는 삶에서 우리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까.


 함께 걷는다는 것은 내 앞도 보고, 옆 사람도 보고, 나를 둘러싼 배경도 보고 내가 좋아하는 하늘도 볼 수 있다. 내가 걸어온 자취도 볼 수 있다. 뒤로 걸을 수 있으니까. 털고 일어날 수 있기에 때론 넘어져도 괜찮다.


 함께 걷는 세상에서 아이들이 자라게 된다면 ‘모든 아이들은 행복해야 하며, 환경에 상관없이 가능성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라는 문구는 곧 실현될 것이다. 또한 그런 세상은 아이들로부터 시작해 그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아이 같은 어른, 어른 같은 아이라는 말이 지친 어른과 뛰는 아이로 들리는 세상에 ‘함께걷는아이들’이라는 재단의 이름과 그 속에서 나온 미션이 나의 하늘색처럼 우리의 연대와 공정한 경쟁과 건강한 미래 사회가 떠오르는 고유명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음악팀 인턴 박지수

 

 

 

함께 걸으며 만드는 세상

 

 

#함께 걷는다
이 짧은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보면 오묘한 힘이 혀끝에 맴돈다. 왜일까? 함께 했을 때 더욱 커지는 힘 그리고 그 속에서 생기는 끈끈한 유대감 때문인지 없던 힘도 생기는 것 같다. 특히 함께 걷는 것, 함께 한다는 것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필수적이다.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이란 궁극적으로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막 함께걷는아이들에 적응하고 있지만, 아이들을 위해 ‘함께 걷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단체의 미션이기도 한 ‘혼자 뛰는 어른들 세상에서 함께 걷는 아이들 세상으로’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나 공감이 갔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스스로가 생각하는 ‘함께 걷는 세상’은 무엇일까? 3가지 측면에서 풀어보았다.

 

 

#1. 동등한 출발선에서 함께
대학생 때 봉사 활동을 하며 가장 피부로 느꼈던 사회적 이슈는 교육 불평등이다. 현장에서 만났던 저소득층 아이들은 사교육이나 다채로운 문화 활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처럼 어렸을 때부터 다른 출발선에서 선 아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그 차이는 빠른 속도로 벌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부지런히 그 차이를 메꿔 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여기서 함걷아의 미션인 ‘함께 걷는 아이들 세상’이란 조금이라도 비슷한 출발선에서 아이들이 성장하고 서로 배워나갈 수 있는 환경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함걷아가 존재하며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이 교육, 문화의 기회를 누리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본다.

 

#2. 연구와 실천이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든 조직에 ‘연구와 실천’은 하나의 종합선물세트처럼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함께 걷는 아이들 세상’의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비영리의 실천 사례를 알아가야 할 영역이 많지만, 지금까지 접해온 우수 사례의 경우, 연구 없는 성공 실천 사례는 드물었다. 그만큼 2가지 모두 중요했고 함께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3.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함걷아의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함께 걷는 아이들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보면 복잡한 이해관계로 설켜 있다. 따라서 각자의 강점을 가진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하나씩 해결책을 다져나가야 한다. ‘함께 걷는 아이들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든든한 파트너와 ‘함께 걸어가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동등한 출발선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함걷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가 함께 걸어가는 구조가 뒷받침 된다. 큰 시각에서 봤을 때 ‘함께 걷는다’라는 것은 미션 실현을 위해 빠질 수 없는 요소임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기획경영팀 인턴 황다현

 

 

함께걷는아이들 미션 에세이


내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나에게 시골에서 살다왔냐고 종종 묻곤 한다. 도시에 사는 아이의 모습과는 다른, 순수하고 밝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나는, 공원에서 곤충을 잡으며 놀기도 하고, 눈이 오면 비닐포대를 가지고 썰매를 타거나, 흙과 풀로 소꿉놀이를 하기도 하고, 얼음을 깎아 눈사람이 사는 마을을 만드는 등 누구보다도 잘 뛰어놀고, 아이답게 놀았다. 이런 내 어린시절은 충분히 행복했으며, 내 안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 책의 표현을 빌려, ‘아동 철인경기에 나간 선수처럼 앞만 보고 달리고 있는, 혹은 빈곤, 학대 등의 어려움으로 아이답지 못한 삶을 사는 요즘의 한국 아이들’에게 아이다운 경험을 심어주는 것은 이 사회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아이들이 적응하기를 원한다.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여러 학원에 다니느라 바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야 할 놀이터는 휑하다. ‘나다운 것’, ‘아이다운 것’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빨리 취업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할 지,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일은 무엇일 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다닐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빈곤층에 있는 아이들이나 열악한 성장환경에 처해있는 아이들은 특히나 ‘아이다운 것’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다. 아이들은 바쁘게 돌아가는 ‘어른들의 세상’에서 그 기준을 따라잡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애쓴다. 빈부의 격차뿐 아니라, 문화의 격차, 지역의 격차 등 아이들은 그들의 선택하지 않은 환경으로 인해 다양한 불평등을 경험한다. 이러한 사회의 불평등은 고스란히 또래사회에도 스며들어 아이들로 하여금 서로 손을 내밀거나 함께 동행하기 보다는 경쟁하며 짓밟고, 친구 간에 권력을 내세우는 것을 배우게 한다.


아이들은 미래의 주역일 뿐 아니라 현재의 주역이다. 그렇기에 사회는 아이들이 사회 속에서 ‘아이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고, 더 많은 아이들에게 다양하고도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어 아이들이 그들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함께 걷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 뛰고, 아이들에게 정해진 틀에 맞추라고 요구하는 세상이 아닌, 아이들이 충분히 아이다울 수 있도록, 그들의 잠재력이 발휘되도록 충분히 기다리고 이끌어주는 사회가 필요하다. 현재의 주역인 아이들이 그렇게 자신에 대해 알고, 공동체에 대해 알고, 함께 걷는 사회의 의미를 알 때 이 사회가 보다 따뜻해지고 손잡아주는 사회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다양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살아간다. 하얀 도화지와도 같은 아이들은 그 속에 무지갯빛을 담기도 하고, 잿빛을 담기도 한다. 아이들의 마음에 어떤 그림이 그려질 지는 사회가 제시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림 자체’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 ‘주제’를 알려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아이들이 스스로 그림을 그릴 때 그들이 반영할 사회의 모습이 깨끗하고 맑을 수 있도록, 우리는 보다 아이들 중심의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그 비전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과 손잡아 건강한 미래사회를 구현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음악팀 인턴 최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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