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더 나은 기부 문화를 위해_Giving Korea 2018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법무법인 원의 대표이사 박종문 님의 축사로 Giving Korea 2018의 문을 열었다. 박종문 이사장님은 본 행사가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시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Giving Korea 2018은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님,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노연희 교수님의 발표가 이어졌다.

정익중 교수님은 2018년 Giving Korea 조사 결과를 요약하며, 봉사와 기부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변화를 일으키는지 분석했다. 2011~2015년까지는 동정심이 기부의 가장 큰 요인이 되었지만 2017년에는 ‘시민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서’가 기부의 1순위 동기가 되었다. 이는 기부의 동기가 감성적 동기에서 이성적 동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주목할 사실은 기부와 자원봉사를 모두 하는 사람들이 위와 같은 동기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기부자는 증가하였지만, 이 증가 추세는 일시 기부자로 인한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 1인당 평균 기부 금액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지금보다 적극적이고 꾸준한 기부 참여 독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부자들의 기부 참여와 기부 단체 선택 기준을 살펴보면 주관적 요인보다는 책임 의식, 단체의 투명성, 신뢰성과 같은 객관적인 요인들이 결정적인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이제는 동정심에 기반한 감성적 접근보다는 사회적 책임 의식 강화에 초점을 둔 기부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후 이어진 노연희 교수님의 발표에서는 ‘일반 시민들은 비영리 모금조직을 신뢰하는가?’라는 연구 문제가 중심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일반 시민들의 한국 사회 및 비영리 모금조직에 대한 신뢰도는 ‘대체로 신뢰할 만하다’ 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일반 시민들의 신뢰도는 모금 실무자들의 신뢰도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다. 그러므로 일반 시민들에게도 모금 실무자들에게 전달되는 것과 같은 충분한 정보가 제공됐을 때 지금보다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이러한 신뢰도와 인지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통해 앞으로 모금을 진행할 때 어떤 방식으로 의사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참석연사 / 출처: https://research.beautifulfund.org/9648/

 

조사 결과 발표 후에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보통계실 실장 고경환 님과 함께걷는아이들 사무국장 유원선 님, 주간경향 기자 졍용인 님의 토론이 이어졌다.

 

Q: “신뢰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A: “참여밖에는 없지 않을까. 교육, 기부, 나눔 등 일시적으로 이루어지던 행위들을 정기성을 띄는 행위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기부와 봉사가 같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될 것이다.”

 

Q: “기부문화를 누가 주도할 것인가?”
A: “일반 시민은 기부와 비영리조직의 활동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그러므로 비영리조직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방법이 무엇일지, 어떤 방법을 적용해야 할지 등은 비영리 조직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Q: “언론 보도와 관련하여 개인이 저지른 비리가 전체 비영리 조직의 문제처럼 비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A: “한국의 기부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모금단체와 일반 시민의 접촉면도 다양하게 늘고 있다. 시민 중 일부는 이미 일방적 수용자가 아니다. 과거 모금단체 내부 비리 기사에서도 신뢰할 만한 모금단체의 변별 기준도 제시했지만 가이드스타나 국세청 홈택스 공시자료를 활용해 분석하는 시민들도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가 국민청원을 통해 국민의 요구를 직접 만나듯, 웹사이트와 SNS 등을 통한 ‘홍보’ 뿐 아니라 새로운 네트워크 조직도 가능한 시대다. 모금단체 자신이 미디어가 될 수도 있다. 그럴수록 더 필요한 것은 투명성과 신뢰도 제고이다.”

 

토론 후에는, Giving Korea 행사 내내 큰 화두가 되었던 ‘신뢰’에 대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님의 강연이 진행되었다. 본 강의는 ‘신뢰’의 사회적 맥락을 살펴보며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이 무엇일지에 대해 같이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격이 있는 사회란 통합된 사회를 의미하며 이는 결국 사회성이 좋은 사회와도 일맥상통한다. 이 사회성이 잘 발현되려면 밑으로부터의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극대화되는 동시에, 공통의 규범과 가치를 가지며 서로 경쟁하고 발전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즉 시스템의 효율성과 엄격성을 유지하며 개인의 다양한 욕구와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통합성과 창의성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좋은 사회란 결국 분배적 정의가 이루어지는 사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투명성과 신뢰도가 높아야 적당히 필요한 곳에 자본이 잘 분배될 것이다. 양적인 성장을 넘어 질적으로 성숙한 사회가 되려면 우선 사회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일과 여가의 균형을 맞추고, 물적 자본에서 사회자본으로의 변화를 유도하며, 여가 만족감과 행복감을 높여주는 이타적 여가활동이 행해져야 한다. 더하여 사회적 유대와 투명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한다면 사람과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Giving Korea 2018에 참여한 모든 참가자와 기관들은 2018 조사 결과뿐만이 아닌 마지막까지 이어진 ‘신뢰’에 대한 강의에도 크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든 단체와 기관들이 우리 사회의 비영리 모금조직에 대한 신뢰도 수치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일반 시민의 신뢰도를 어떤 방법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고심하는 듯했다. 비록 현재 한국 사회의 기부문화에 이러한 문제점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함께 모여 더 나은 기부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기관이 있으니 앞으로의 한국사회 기부문화의 장래가 밝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