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올키즈 자료실/아동청소년 ㅣ복지 인권

아동성폭력 피해자가 처한 2차 피해 상황! 제도 마련이 시급합니다.

by 함께걷는아이들 2023. 4. 26.

2021년 12월, 헌법재판소는 미성년 피해자의 영상녹화 진술을 증거로 인정하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제30조 6항에 대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한다”며 위헌으로 결정했습니다.

위헌 선고된 조항은 19세 미만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진술이 담긴 영상물은 조사 때 동석한 신뢰관계인이나 진술 조력인의 진술에 의해 내용이 진정하다고 인정되면 피해자 직접 신문 없이 증거로 채택할 수 있도록 한 조항입니다.

 


미성년 피해자 진술에 대한 증거능력 특례 조항이 생긴 2003년부터 미성년 피해자는 영상녹화 진술을 통해 피해 사실을 증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위헌 결정 이후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피해 어린이가 진술을 위해 법정에 서게 된 것입니다.

법정에 선다는 것은 물리적인 의미로서 단순하게 여길 상황이 아닙니다. 1회 진술 시와 다른 낯선 장소에서 낯선 여러 사람의 질문에 답해야 하고 공격적인 신문의 대상이 되며 사건으로부터 먼 시점에 겪은 피해 경험을 다시 회상해서 진술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피해 아동이 2차 피해를 경험하는 일이 많습니다. 가해자를 법정에서 마주할 우려가 커지며, 피해 사실에 대해 상세히 답변할 것을 요구받고 힘든 상황을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피해 사실과 무관한 청소년의 태도나 평소 행실을 꼬투리 잡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위헌 결정 이후 여성가족부와 법원행정처는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22년 4월 11일부터 해바라기센터 8곳에서 ‘영상증인 신문 시범사업’을 추진하였고 7월 이후 제도를 확대했습니다.

 


영상증인신문은 비디오 등 중계 장치를 통해 증언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법정에 나가는 부담감을 줄이고 안정적인 상태에서 증언하고 피고인 측은 피해자 진술에 대한 반대신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부족한 시설과 재판부의 미수용으로 피해 아동이 직접 법정에 출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증인 출석현황’ 자료를 보면, 2022년 1월부터 올해 2월 사이 752명이 증인신문을 받았습니다. 영상 증인신문 제도가 확대된 지난해 7월 이후 증인 출석한 423명 중 법정이 아닌 법원 내  화상증언실(67곳)과 해바라기센터(37곳)에서 영상 증인신문을 한 경우는 168명(39.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제30조 6항 위헌 결정 이후 법무부는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아동친화적 진술청취 제도를 골자로 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작년 하반기에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아동친화적 진술청취 제도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훈련된 전문가가 어린이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진술을 청취하여 양질의 진술 증거를 확보하고 조사 과정에서 피해 아동의 고통을 방지합니다.
  • 아동과 관계를 형성한 전문가가 지속해 조사를 담당하여 아동이 여러 낯선 사람에게 노출되는 것을 방지합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소실되고 오염될 가능성이 높고 피해 경험을 회상하여 진술할 때 피해 재경험으로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 생기기에 조기 진술 완결로 피해자 회복 과정이 지속되도록 돕습니다.
  • 권위적인 수사, 재판 공간이 아닌 아동에 맞게 설계된 편안한 장소에서 진술하도록 하여 낯선 환경에 노출되는 고통을 방지합니다.
  • 분리된 곳에서 간접 신문이 이루어지도록 하며, 아동은 피의자와 대면하지 않고 조사관에게만 진술하고 변호인 등 소송관계인은 별도의 장소에서 영상 링크를 통해 참관하도록 합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재판이 개시되었을 때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사전 진술이 증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은 수개월째 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있습니다. 2차 피해에 노출된 피해 어린이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참고 자료]

더보기

 

 

'성폭력 피해 아동 법정 세우기' 두고 재판관들 엇갈렸다 | 중앙일보

피해 아동이 법정에 서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게 됐다.

www.joongang.co.kr

 

“‘반대신문권 보장’ 위한다지만 성폭력 피해 아동은 법정이 두렵다”

[BY 국민일보] 헌법재판소가 19세 미만 성폭력 피해 아동의 진술 녹화물을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한 특례...

m.post.naver.com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법정 안가고 영상으로 증언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의 공판 과정 중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 법정 대신해바라기센터에서도 증인신문을 할 수 있게 된다. 여성가족부와 법원행정처는 오는 11일부터 해바라기

www.korea.kr

 

증인신문 나섰다가, 두 번 우는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들

“그렇게 충격적인 일을 당했는데 왜 기억을 못해요?”, “싫었다면서 왜 저항하지 않았나요?” 10대 성폭력 피해자 ㄱ양이 지난...

www.hani.co.kr

 

성폭력 피해아동 법정출석 없이도 진술 가능 법무부 입법예고

법무부, 성폭력 피해아동을 위한 아동친화적인 증거보전 제도 도입 추진 -위헌 결정에 따른 대안입법 '...

blog.naver.com

 

성폭력 피해아동의 법정출석, 2차 피해 막는 아동친화적 진술 청취 제도

지난 2021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에서는 19세 미만의 성폭력 피해자의 영상녹화진술물을 증거로 인정하는 ...

blog.naver.com

 

[fn이사람] "아동 미숙함 이해해야 성범죄 2차피해 막아"

'성범죄사건 심리개선 연구반'(연구반)은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영상진술 위헌' 결정 이후 대법원 법원행정처 산하에 꾸려진 연구조직이다. 헌재 결정에 따라 미성년

www.fnnews.com

[이슈현장]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국회 제출 예정 / 연합뉴스TV (YonhapnewsTV)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