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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기자단 기사

[기획기사] 대한민국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방향

by 함께걷는아이들 2018. 9. 13.

 

엘 시스테마를 모델로 한  

국내 오케스트라 그동안의 진행과 현재

그리고 노력과 보완이 필요한 것들에 대하여


 

베네수엘라에서 빈민층 아동들에게 예술 교육을 지원하고자 시작되었던 엘 시스테마. 이것의 성공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엘 시스테마(El-Sistema)형 오케스트라의 탄생을 이끌었다. 무작정 성공 모델을 따라한다고 똑같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닌 법. 각 국가, 도시의 특성을 반영해 적용하는 것이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엘 시스테마형 오케스트라는 어떨까? 어떻게 커오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예술 교육의 가치를 누리고 있을지가 궁금하다. 더불어 앞으로 한국의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도 말이다.

 

[올키즈스트라 동해 정기연주회 모습]

 

 

우리나라의 다양한 오케스트라


장애아동만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로 ‘날개’ 첼로 오케스트라가 있다. 밀알첼로앙상블의 이름인 ‘날개’는 32명의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첼로 오케스트라이다. 밀알복지재단에 속해 있고 동양생명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활동 중이다. 레슨은 개인레슨, 앙상블레슨, 전체레슨을 통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력 향상을 위해 중간, 최종 단원 평가도 진행된다. 연습뿐만 아니라 여름, 겨울 캠프를 통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앙상블을 배워간다. 최근에는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 주최한 ‘2018 꿈의 무대’의 첫번째 순서로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이 외에도 ‘헬로우샘오케스트라’. ‘온누리 사랑챔버 오케스트라’가 장애아동들만으로 구성 되어 있다.


저소득층과 다문화가정 아동들에게 악기교육을 하는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는 ‘엘 시스테마’의 한국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런 ‘엘 시스테마’의 설립 목적처럼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역시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단순히 좁은 의미의 음악교육이 아닌 장기적으로 삶의 질은 높이는 넓은 의미의 예술교육을 시키는게 목표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 되어, BC카드와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 같은 외부 재단에서 후원도 받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세종문화회관 내 연습실에서 오케스트라 교육을 받는다. 단원과 서포터즈간의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여름캠프를 갖고 연 1회 정기연주회도 개최된다.

 

함께걷는아이들 올키즈스트라도 문화소외계층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변화 될 수 있도록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관악단을 운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올키즈스트라는 각 지역에 있는 관악단이 자립과 인큐베이팅 할 수 있게 돕는 걸 목표로 한다. 다양한 후원처를 만들어 자립을 준비하고, 컨설팅을 진행한다. 이러한 방안들이 올키즈스트라가 점점 뻣어나가는 이유이다.

 

‘세종꿈나무오케스트라’와 ‘올키즈스트라’처럼 문화소외 계층 아이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더 있다. ‘꿈쟁이학교 오케스트라’, ‘드림오케스트라’는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과 같이 문화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해 있는 오케스트라이다. ‘우리동네 오케스트라’처럼 위와 같은 해당사항이 없어도 저소득층 같은 사회취약계층을 우선선발하는 오케스트라도 있다.


부천문화재단에서는 아동,청소년들로만 구성 된 ‘놀라운 오케스트라’를 운영중이다. ‘놀라운 오케스트라’는 부천문화재단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앞의 오케스트라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부천에서 거주하는 초등학교 학생들로 구성한다는 점이다. 집중반과 기초반으로 나뉘어 주2회 연습을 진행한다. 그룹,개인,합주로 교육이 이루어지며 무료로 진행 중이다. 교육을 통해 갈고 닦은 실력을 연말 정기연주회에서 뽐낼 수 있다. 2011년에 시작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놀라운 오케스트라’는 협동,질서,이해,소속감,책임감 등의 가치를 아이들이 배울 수 있게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놀라운 오케스트라’는 ‘꿈의 오케스트라’ 중 일부이다. ‘꿈의 오케스트라’사업도 ‘엘 시스테마’오케스트라 처럼 1:1음악 교육과는 차별화된 합주교육을 통해 음악의 즐거움을 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오케스트라가 바꿔놓은 변화들


국내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는 위에서 보았듯 기업의 지원을 받기도 지역사회와의 결합을 통해 운영되기도 한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오케스트라를 교육하는 강사와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 나아가 사회에도 작고 큰 변화들이 일어난다. 참여자(아동⋅청소년) 개인의 차원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고자 앞전에 언급된 곳이자 각 지역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꿈의 오케스트라의 연구 자료를 참고했다.

 

개인 발달 부분에서는 자존감, 미래전망, 배려, 소속감/유대감, 사회자본 총 5개 항목이 가장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 이 밖에도 아동은 음악적 성장과 예술경험의 내재화를 가장 큰 발전으로 느낀다. 엘 시스테마형 오케스트라의 목표가 훌륭한 음악 인재의 양성이 아닌 만큼 아동 스스로 음악에 자연스레 흥미를 느껴 즐길 수 있게 돕기에 이러한 결과가 가능했을 것이다. 반면 강사와 학부모는 음악적 성장 중에도 정서적(음악향유, 음악태도)성장과 인적 상호작용(가족 간 대화 증가, 친화력)의 영향에 조금 더 가치를 두었다. 나아가 사회와 관련한 변화는 어떨지도 알아보았다. 지역사회 문화예술 경험 증대와 지역 문화 발전이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아이들의 예절, 소속감의 향상도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지역 인식 개선과 홍보에 도움도 된다. 더불어 지역문화 발전 및 문화공동체 형성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뻗어나가 범국가적 차원에서는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이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 오케스트라 참여자 구성을 살펴보면 일반 아동과 취약 계층 아이들이 함께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러한 영향은 뜻깊은 결과라고 여겨진다.

 

 

 

대한민국 오케스트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이처럼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노력해가야 하는 것들이 존재한다. 앞서 말했듯 오케스트라는 현재를 위한 일시적인 활동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정치적 이슈나 음악적 인재 양성의 통로로 삼아선 안 된다. 아이들이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려는 본질적 취지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엘 시스테마를 벤치마킹한 오케스트라라면 어느 곳이나 공통된 기본 정신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프로그램 시행의 각 단계에 맞는 필요 요소를 채울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활동에 대한 가족과 지역 사회의 올바른 인식이 그 단계들 중 하나다. 인식과 홍보는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에 축적되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실제로 활동에만 집중하여 학업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종종 들리곤 하는데 이를 조금씩 해결해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해결의 좋은 본보기를 영국 빅노이즈 오케스트라(Big Noise)에서 엿볼 수 있었다. 학부모가 공연 참관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성인오케스트라(부모가 아이들이 받는 음악교육을 경험) 프로그램을 시행해 적극적으로 아동 오케스트라에 대한 인식 부족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지역 공동체와의 해결법도 비슷하다. 오케스트라 활동의 공유를 통해 끈끈한 인연을 이루어나가야 한다. 미국 YOLA(Youth Orchestra LA)의 지역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이웃과 함께’프로젝트가 그러한 해외 사례 중 하나다. – 국내에서도 지역 센터 혹은 소외된 곳에서 연주를 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 추가적으로 참고할만한 방법으로는 위에 예시로 든, 빅노이즈 오케스트라의 플레이 버스(버스를 통해 교육활동과 아동모집 홍보), TMHFT(가정에 전문 앙상블팀을 보내 연주)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현재 국내의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는 각 지역별로 꽤 많은 개소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엘 시스테마형 오케스트라가 그 몸집을 불려가는 만큼, 많은 아이들에 음악을 통한 희망을 퍼트리고자 하는 만큼 계속해서 더 나은 방식과 접근을 생각해가야 함은 틀림없다. 40년이 넘게 노력을 쌓아온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처럼 우리도 인프라를 차근차근 다져나갈 수 있길.

 

 

 

배울 여유가 있는 아이들만 가능했던 음악 교육의 보이지 않는 벽을 뚫어준 많은 아동⋅오케스트라 프로그램들. 취약 계층과 일반 아동 그 경계에 상관없이 자신감과 공동체의 즐거움을 얻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오케스트라 사업의 가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엘 시스테마형 오케스트라가 2008년부터 도입되어 본격적으로 시행해가고 있는 상황. 음악가로, 기획자로 혹은 지원자로 각자의 자리에서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이 있다. 같이 이러한 사업을 우리나라에서도 정착시키기 위해 힘을 합치자며 ‘SEM(Socially Engaged Musicians) 부트캠프’도 열었다. 아직 국내 아동⋅오케스트라를 통한 성공률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확답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형 엘 시스테마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보여주는 성공가능성은 확실해 보인다.

 

 

참고
⑴ 서지혜, 이진숙, “한국형 엘 시스테마 :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일궈가기”, 서울:마티, 2014
⑵ 꿈의 오케스트라 홈페이지, https://www.arte.or.kr/orchestrakids/orchestrakids/info/index.do
⑶ 시스테마 스코틀랜드 홈페이지, http://makeabignoise.org.uk/big-noise/
⑷ 함께걷는아이들 공식블로그, http://walkingwithus.tistory.com/238

 

이미지 출처
⑴ 함께걷는아이들 제공

⑵ arte 360 ,정책 리포트 , http://www.arte365.kr/?p=6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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