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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기자단 기사

우리의 놀권리, 지켜지고 있나요?

by 함께걷는아이들 2018. 12. 17.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마빡이 마빡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정겨운 노래이다. 아이들이 동네에서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그리는 노래이다. 그런데 이러한 노래가 요즘 시대에는 듣기 힘들어졌다. 집과 학교 그리고 학원을 오가는 현대사회의 바쁜 아동들은 놀 권리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두꺼비집 짓고 놀던, 공 하나만 있다면 운동장에서 몇 시간이고 놀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금은 찾아보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1월 24일 토요일 서울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아동인권보고대회의 마지막 세션으로서 ‘아동의 놀권리’에 관한 아동인권 당사자 모니터링 결과발표회가 이루어졌다. 지역별 권역으로 나누어져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한 아동들이 ‘아동의 놀권리’에 관한 모니터링 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고 그간 우수한 활동실적을 보여준 아동들에게 시상식을 진행하기도 하는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권역별 모니터링 사례 발표 이후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강지영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의 코멘트를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모니터링의 공통 주제로서의 ‘아동의 놀권리’는 아동권리의 관점이 미래지향적으로 변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에 방점을 둔다. 아동들의 놀권리에 대한 국민적 인식 부족과 더불어 놀이를 위한 시, 공간이 부족한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LENS모니터링단 중 경남 권역의 박재현 학생은 놀 권리의 필요성과 더불어 학생인권조례를 들어가며 이러한 것들이 박탈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아동 및 청소년들에 대한 현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아동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유년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놀이의 시간을 가져야 하며, 그 근거로 청소년 자살률이 OECD 가입국의 평균 3배 이상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발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활동 기간 중 아동들의 가장 가까운 조력자로서 코디네이터의 역할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활동계획서를 작성 및 피드백, 그리고 수합하는 도움을 주기도 하며 자문이 필요하거나 오프라인 캠페인을 펼칠 때 도움을 주는 역할을 도맡았다. 경남 권역 코디네이터 박진경 씨는 “부족했던 저를 따라주었던 경남권역 모니터링단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말을 전한다며, 활동내용처럼 아이들이 어디를 가서든 본인의 권리를 잘 주장하고 또 보호받을 수 있는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라고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활동에 대한 코멘트로서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강지영 교수는 “아동인권당사자 모니터링단의 활동이 더욱 유의미한 이유는 아동들 본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우리가 듣고자 하는 이야기이며, 아동들이 본인의 삶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니터링단 아동들이 먼저 자신의 삶에 대한 권리실태를 돌아보고, 주변 친구들의 삶을 관찰하거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램도 내비쳤다. 더불어 코디네이터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아동들과 상호작용 하는 과정에서 아동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지영 교수는 아동 모니터링단이 그저 어른들의 자기만족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제언을 전하기도 했다. 아동 스스로 권리증진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아동의 목소리를 담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제안을 해보며 진정한 아동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제안사항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통해 모니터링단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면 어른들의 자기만족이 아닌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서의 아동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수준으로서의 모니터링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놀이라는 것은 무의미하게 시간을 때우는 일이 아니다. 발달 단계상 아동, 청소년 시기에는 무엇보다 활발하게 놀면서 신체활동을 하고 정신건강을 건강하게 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뜻을 지닌 ‘호모루덴스’라는 단어까지 존재하지 않는가. 논다는 것은 일종의 본능과도 같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행복을 추구하는 매우 중요한 키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아이들의 목소리로 놀고 싶다 라고 이야기함 당연히 지켜져야 할 권리를 주장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의 도래가 필요하다. 사교육에 치여 놀권리를 박탈당하고 스트레스받는 청소년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놀고싶을 때 놀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아이들이 훗날 더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청소년은 건강한 사회의 미래 주역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아이들이 행복할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큰 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는 것이 이 사회의 건강과 행복도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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