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니는데 글을 읽지 못한다고?”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보통의 반응일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맥락에서 보았을 때 의무교육을 시작하기 이전에 모두 글을 배우고 학습할 준비가 되었다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잘못된 믿음이 의무교육 속 문맹 아이들을 외면하게 한다. 소개하려는 ‘학교 속의 문맹자들’은 이러한 공교육의 베일에 갇혀 제대로 된 읽기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을 제시한다. 저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엮인 이야기들은 우리가 그간 모르고 지내온 공교육 속 문맹 아이들을 가감 없이 바라보고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사례와 더불어 책의 내용을 소개하며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출처: 인터파크]

 

 

학습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이야기


창우는 강산중학교 1학년 학생으로 창우의 읽기 수준은 유아 수준의 그림책을 겨우 읽어내는 정도의 수준을 가진 학생이었다. 문해 환경 결핍으로 인한 읽기 부진 현상이 초기에 발견되었으나, 적절한 교육적 지원을 받지 못하여 그 상황이 지속한 사례이다. 창우의 경우, 읽기 부진으로 인한 학습 곤란을 겪어왔으며 그 과정에서 베껴 쓰기, 내용 지어내기 등과 같은 비정상적 생존전략을 통해 공교육의 수업에 대처해왔다. 글을 읽을 수 없는 상황에서 터널비전(글의 축자적 의미에 지나치게 매달려 시야가 좁아져 의미를 재구성하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하였다. 창우는 교사의 지도로 자기 주도적 그림책 읽기 경험으로 잘못된 읽기 전략을 교정하였다. 창우의 사례를 통해 읽기부진 현상을 조기에 진단하여 교육적 지원을 하지 않으면 문제의 해결이 점점 더 어려워지며, 개별화된 맞춤형 지원이 지속해서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읽기의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친구로 정환이가 있다. 정환이의 경우 문해 환경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경험이 부족하고 문자를 읽는 것에 어려움을 지니며, 발생적 문해력이 부재한 사례이다. 정서적인 면에서나 인지적인 면에서나 또래 아이들보다 뒤떨어지지 않았으며, 내용을 이해하는 면에서는 오히려 뛰어나기도 했다. 글을 배우지 못해서 읽을 수 없었던 것뿐인지 이해 자체의 문제는 없었다. 이러한 정환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학기에 거친 독서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였고,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내고 해독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환경의 탓으로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의 즐거움을 박탈당하고 훈련과정을 통해서만 읽기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면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각박한 교육과정이 될 것이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읽기발달의 개인차와 읽기 장애를 지칭하는 개념들


읽기의 발달에서 개인차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읽기 경험의 많고 적음이다. 뛰어난 읽기 능력을 갖춘 아이는 능동적이고 환기 적인 유기체-환경 상호작용의 결과 문자언어에 더 많이 노출되게 되고 이러한 경험은 그 아이가 뛰어난 음운론적 지식을 갖추는 데 기여하며, 우월한 어휘력을 획득하도록 한다. 이러한 지식과 어휘력은 아이의 자아 정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그 아이의 읽기 능력을 더욱 발달시키는, 즉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못 읽는 아이는 점점 뒤처지게 된다. 읽지 못하는 아이들은 수동적 유기체가 되고, 이러한 수동적 유기체와 환경의 상호작용은 능동적 선택이 활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흔히 교육의 맥락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단어들로 읽기부진, 읽기 장애, 난독증이 있다. 개념을 나누어두긴 했지만 사실상 읽기 곤란을 가리키는 전문용어로 사용되어온 이러한 정의들을 살펴보면, 개념들 사이에 의미가 상당히 겹쳐 그 구분이 모호하다. 대체로 공유하는 하나의 관점은 이들 읽기 곤란의 세 가지 유형들이 읽기 기능 자체의 장애나 미발달에 그 원인을 국한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다른 이유 때문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러한 원인은 일종의 한계점으로 보인다. 굳이 따지자면 학문적 탐구 과정에서 개념이 형성되어 온 것은 읽기 장애와 난독증이고, 실천의 장에서 생겨난 개념으로 읽기 부진을 들 수 있겠다. 읽기 부진은 읽기 장애보다 개념의 외연이 넓고 모호하며, 읽기의 어려움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둔다.

 

 

학교 속 다양한 유형의 문맹과 문맹이 된 원인


학교 문맹자들은 ‘읽기’가 부진한 학생들이다. 이러한 학생들은 크게 3가지 원인으로 분류된다. 해독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독해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 나쁜 읽기 습관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누적된 학생들인 경우가 많다.
교사들은 읽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학생들의 원인을 무엇으로 볼까?(학생 개인에게서 오는 원인을 제외하고)


◎ 아이들 수준에 맞지 않는 기계적인 교육과정


이러한 의견은 시골의 학교에 많다. 교육과정이 개편됨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가정들은 많은 부모가 아이들에 학업 수준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을 한다. 하지만 왜 아이들이 그러한 교육내용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보다 단순 지식을 주입하는 방향이 크다. 그리고 성적을 통해 결과로만 학생을 판단한다. 아무래도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은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힘들다. 애초에 교육과정이 교육환경이 조성된 지역의 아이들 학업 수준만 고려되었다고 생각된다.


◎ 읽기 학습과 국어공부의 차이


읽기학습은 ~능력을 발달시킴을 의미한다. 국어공부는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공부한다. 국어시험을 보고 배운 내용을 특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잘 배웠다고 판단한다. 읽기 능력이 부족하다고 국어공부를 시키면 안 된다. 국어 교과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읽기 능력이 필요하며 국어 시험에 내는 문제만 푸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교육행정에서 요구하는 일제식 평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학교에서 학업성취를 판단하는 기준이 성적이다. 이는 교과학습에 대한 성적이다. 그러다 보니 성적에 대한 결과를 보고 받는 교육청 입장에서는 학습부진 학생들 모두가 교과학습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문맹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자


아이들의 문해 고통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읽기의 문제는 읽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교우 관계와 자존감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읽기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그와 동시에 인간관계와 자존감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아이들의 읽기 부족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 교사는 ‘블랙아웃’이라는 교사가 읽기 부진 학생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현상을 타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읽기’, ‘읽기 부진’이란 무엇인지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후 어떤 유형의 읽기 문제를 가졌는지 알았다면 맞춤형 교육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 사회 구성원 모두의 참여


학생이 읽기 능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바로 가정이다. 간혹 사람들은 ‘학교에 이이를 맡긴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장이지 위탁하는 장소가 아니다. 가정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어떤 문해 환경에서 자라왔는지도 중요한 것이다. 올바른 언어표현을 쓰는 가정에서 대화를 나누며 듣고 표현하는 것은 아이들의 문해 능력에 도움이 된다.

 

 

해외 사례


◎ 뉴질랜드 리딩 리커버리


뉴질랜드 아이들은 만 5세가 되면 학교에 입학하여 초급반을 거친다. 기본적인 읽기 쓰기 소통 능력을 익힌다. 일 년 후 종합적인 읽기 평가를 거쳤을 때 일반적인 학생들보다 뒤처진 아이들에게 개별화된 읽기 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한국 기준 초등 3학년 이후에는 교실 수업을 어려움 없이 따라간다. 이러한 조기 지원은 초등 1, 2학년에서 나타나는 읽기부진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하는 장점이 있다.


◎ 미국의 중재 반응 접근법


읽기는 부진과 장애의 경계가 모호하다. 그래서 미국은 특별한 교육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프로그램에 투입된 학생들은 3단계(읽기, 교정 및 심화 읽기, 개별적 읽기 교육)에 걸쳐 누적적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방식은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이른 시기부터 잡아준다.


◎ 영국의 독서교육


책 읽기 문화가 발달한 영국은 책과 연관된 프로그램이 탄탄하다. 공교육에서 독서가 과제, 수업에서 필수적이다. 도서관에서 연령별로 알맞은 어린이 서비스가 갖춰져 있다. 북 페스티벌, 북클럽이 활발하다. 이러한 독서 교육은 전통적이기에 학교 속 문맹자들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문맹, 학습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어려움부터 파악하고 차근차근 사회도 변해가야 한다. 한 번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는 교육해서 성공적인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저출산으로 인해 인적자원이 부족한 나라이다. 아이들 모두에게 한계를 두지 않고 최대한 이끌어주어야 한다.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인종인지 상관없이 인간이라는 자체만으로 학습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문맹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할을 길러주어야 함을 이 의무를 진 사람들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성인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