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제한 거리 좁히기 시리즈-02]
예술로 보듬는 마음, 문화예술 아동심리치유
문화예술을 도구로 아이들의 내면치유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하기도 혹은
그들이 거주하는 사회로 뛰어들기도
어른만큼이나 아이들도 많은 스트레스와 고민을 갖고 살아간다. 하지만 심리치료에 대한 편견과 비용 문제, 사회적 시선 때문에 어른도 도전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이를 아이들이 접근하기란 더욱 힘들다. 다행히도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문화예술을 매개로 심리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들이 있다. 그 사례와 속을 함께 들여다보자.
문화예술로 이루는 심리치유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Young & Great Music Healing Project>이 있다. 음악으로 심리치유가 이루어지는 사례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음악치료학과에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제안을 받아 2013년부터 5년간 실행하고 있다. 그동안 마음 톡톡 예술치유 프로그램(음악 부문)을 GS칼텍스와 함께 전남동부지역에서 진행하고, YG와 힐링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프로그램은 소년범에 낙인을 찍는 게 아닌 음악을 접하게 함으로써 자존감과 희망을 갖게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결과적으로 재범률을 낮추고 범죄 피해로 인한 후유증을 겪는 청소년들의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주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 부르는 것만이 아닌 가사를 창작한다는 것이 특이했다. 이 활동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낸 가사를 써내려가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낙인찍고 움츠리거나 숨는 것에서 벗어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시작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국가정책으로 실현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실험적인 프로젝트였다. 그래서 음악치료학과 박사생 3명과 함께 프로그램 개발부터 효과 분석까지 모두 재능기부로 이루어냈다고 한다. 또 소년범을 대상으로 하기에 조금 더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실행했다. 야심차고 용기 있는 그동안의 노력 덕분인지 현재 서울, 안산, 평택, 대전, 부산 5개 도시로 확장하였다. 진행 중간 실시한 성과 보고서에서도 아이들의 자존감이 향상되고 사회에도 긍정적 인식을 갖게 되는 등 만족스런 성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으로는 프로그램 대상 확대를 생각하고 있다는 소식. 다문화 청소년 프로그램을 염두하고 있다.
이외 소개할만한 프로그램으로는 구로구나 강동구 등에서 제공하는 예술치료나 천안시 서북구 정신건강 복지센터의 '마음튼튼학교' 등이 있다.
이외에 미술을 통해 치료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내담자가 중심이라는 소신에서 출발한 우리동네예술치료센터(우리동네상담센터)가 바로 그 예. 이번 사례는 아동⋅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미술치료 외에도 음악치료, 심리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진행한다. 그 중에도 미술이나 음악등의 예술치료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언어가 필수적이지 않고 무의식을 직접 끄집어내는 효과가 돋보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술치료는 내담자가 그림으로 자유로이 뭐든 표현해 그려내어 내면의 미처 알지 못하던 부분까지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센터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지역사회로 직접 들어가 심리치료의 가장 큰 장벽이라 할 수 있는 접근의 두려움을 덜어주었단 점에서 의의가 크다.
체육 분야의 이점을 활용한 심리치유도 살펴보자. 서울시 공모사업으로 현재 10개구에서 시행 중인 취약계층아동 비만예방사업‘Move Kids’를 그 예시로 들 만하다. 특히 동작구는 무용동작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울감과 왕따 경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만아동들을 치유하고 사회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이다. 아동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또래관계 증진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또 단일예술매체를 활용한 치료가 아닌 통합예술치료를 함께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그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건 ‘GS 칼텍스 마음 톡톡’이다. 위의 <Young & Great Music Healing Project>에서 잠시 언급된 프로그램이다. 마음 톡톡은 음악/연극, 무용/동작, 미술을 활용하고 있다. 프로그램 후 아동들의 변화에 대해서도 마음 톡톡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담당 선생님의 인터뷰에 따르면 아이들이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연극 등의 집단 활동 속에서 협동심과 친화력도 늘어났다고. 예술치유를 통한 아이들의 실제적인 변화가 흥미롭다.
예술심리치유와 일반심리치료의 차이는 무엇인가
마음의 아픔 혹은 재활 치료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예술 치료의 장점이다.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해 진행된다는 점은 두 치료방식 모두 공통적이다. 하지만 예술 활동을 통한 치료의 경우 상담적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훨씬 유쾌한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다. 심리치료를 받는다는 인식과 부담에서 벗어나, 즐기며 예술 활동을 한다는 느낌이 강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유와 회복은 그 속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극단적인 예시로 정신과에서 받는 심리치료의 경우 수직적 관계의 느낌이 강한 상담이 이루어진다. 낫게 해주는 이와 치료받는 이라는 느낌 때문이다. 또한 현재 상담자의 문제는 무엇이라 정의내리고 파악하며 정해진 루트를 따르듯 치료 과정이 흘러간다. 반면 예술심리치유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치유성을 바탕으로 변화를 이루고자하는 상담이기에 비교적 수평적이다. 증상을 분석하는 게 아닌, 예술을 접하며 스스로 자존감 회복과 심신 안정 그리고 내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증상에 따른 치료방식에 정해진 답도 없다.
이러한 예술심리치료가 그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나의 예술 활동을 중점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좋으나 해당 예술매체만을 접하는 것은 한계를 지닌다. 예를 들면 조용히 손을 움직여 상상하며 그리는 미술도 좋다. 이에 더해 연극의 율동성과 소리 내어 표현하는 법을 익힌다면 더욱 좋다는 것이다. 또 시각적인 미적 부분에 있어 민감한 아이들은 미술 외에도 사진이나 영화 등의 관련 예술을 함께 경험하는 게 추천된다. 이와 같이 미술, 음악, 연극, 영화, 사진 등 다양한 예술매체를 활용하는 것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상담아동의 특성, 증상, 기호, 단계별 목표에 따른 맞춤형 제공도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 유의해 예술심리치료를 진행한다면 그 효과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심리치유의 시작은 남에게 나의 아픈 부분을 털어놓는 것부터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 말을 꺼낸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게 문제. 때문에 표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하는 것. 이를 통해 자발적이고 즉흥적인 상담아동(치유대상자)의 참여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예술심리치유가 주목받는 이유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또한 아동이 스스로 문제아라고 인식하는 위험은 줄이고 창조적 활동을 통한 치료가 이루어진다. 때문에 아동들에게는 문제해결을 위한 상담이 아닌‘놀이’다. 각 상황에 맞는 보완을 해나간다면 예술심리치유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짚고 넘어갈 점으로는 꼭 내면의 상처가 있는 아동만 예술심리치유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 일반아동도 경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집중력, 창의력 등에 도움이 된다.
참고
⑴ 이화여자대학교 홈페이지, http://today.ewha.ac.kr/221278512793
⑵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2510628
⑶ G밸리뉴스, http://www.gvalle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7584
⑷ 함께걷는아이들 공식블로그, http://walkingwithus.tistory.com/355 / http://walkingwithus.tistory.com/152
⑸ 한강 Times, http://www.hg-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5608
⑹ 마음톡톡 네이버 포스트,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23209&memberNo=19557743&vType=VERTICAL
이미지 출처
⑴ GS 칼텍스-마음톡톡, http://www.gscaltex.com/social/services/healing.aspx
⑵ Unsplash , 미술활동 사진 , https://unsplash.com/search/photos/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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