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였을 뿐 아니라, 문학이 주는 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문학적 소양과 문해력이 중요한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청소년 사이에서는 문해력 저하가 커다란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루·이틀·삼일·사흘”…요즘 세대, 정말 이렇게 말한다고요?
젊은 세대에 대한 문해력에 관한 여러 사례가 화두에 오르는 일이 잦습니다. 이제 금(今)을 써 오늘을 뜻하는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한 문자는,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고전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10월 7일 발표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5,848명의 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조사’에 따르면 ‘학생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어떻냐’는 질문에 교원 91.8%가 ‘저하됐다’고 답했습니다. ‘이부자리’를 별자리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나, ‘시발점’을 욕으로 생각했다는 것이 그 예시입니다.
“문해력 본질은 생각하고 활용하는 것…국어 시수 늘려 해결될 문제 아니다”
급기야 교육부는 기초 문해력 교육 강화를 위해 초등 1ㆍ2학년 국어 시수를 연간 34시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문해력’ 자문 학자이자,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로 10년 이상 문해력 교육을 연구한 조병영 한양대 교수는 “문해력 이슈는 단순히 어휘력이나 이해력 저하를 넘어서는 문제”라며 “국어 시수만 늘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말합니다. 문해력을 좀 어렵게 정의하면 ‘텍스트를 가지고 생각하고 살아갈 수 있는 실용적 역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조사 결과, 청소년들이 정보를 찾고 이해하는 능력은 좋지만, 정보의 본질과 가치를 판단하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이책, 독해력 8배 높여…“읽는 동안 뇌는 재창조된다”
한국인의 절반은 책을 1년에 한 권도 펼쳐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43.0%에 그쳐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비판적 사고와 관점을 키우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독서가 필수라고 읽기 뇌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이자 인지신경학자인 메리앤 울프는 말합니다. 그는 한국 문화에서 두드러지는 예술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길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깊이 있는 독서는 마음과 예술 모두를 풍요롭게 만든다. 또한 공감과 성찰을 키우고, 철학자 한병철이 논한 ‘머무르는 사유’를 가능하게 한다.”
청소년 문해력 저하는 개별 학습 능력뿐 아니라 사회적 참여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문해력 증진과 문화예술 교육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모든 청소년이 문학과 예술을 통한 풍부한 경험을 쌓으며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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