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의 성과란 도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예를들어 노숙인 문제 해결의 성과 지표는 노숙인의 귀가율인가? 여기서 귀가란 본인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가? 만약 돌아갈 집이 없다면? 돌아갈 집이 있다 해도 그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노숙인의 삶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면? 아니면 단기 쉼터로 입소하는 사례도 포함하는가? 단기 쉼터에서 임시 숙식만 해결하면 노숙인은 행복해질까? 그럼 여기서 말하는 사업의 성과란 누구를 위한 성과인가? 노숙인 당사자들을 위한 성과라기 보다는 노숙인이 길거리에 안 보이도록 끊임없이 단속해야 하는 정부 지자체를 위한 성과가 아닌가?


이러한 사회 프로그램 성과에 따라서 사회문제 해결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정부가 환급해 주는 Social Impact Bond (SIB) 라는 제도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사회 프로그램은 비영리 민간단체가 수행하고, 성과평가는 독립된 제3의 평가주체가 한다고 한다.


서울시에서 2014년부터 SIB 를 처음 시행했는데 믿을만한 민간단체가 없어서 서울시 자체내에서 프로그램 수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거꾸로, 함께걷는아이들에서 실행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선 정부를 신뢰하지 못해서 되도록 정부 지원금도 안받고 웬만해서는 정부와의 파트너쉽도 피한다. 정부-프로그램 수행 민간단체-민간투자자-평가주체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이런 복잡한 사업은 참 어렵겠다.


평가주체는 해당 분야 전문가 집단이 맡는데 보고서 등을 보고 판단할거 같다. 6년차 짝퉁 사회복지 프로그램 운영자로서 한가지 느낀 점은 프로그램 운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제3자가 보고서만 보고 그 성과를 제대로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운영의 전반기엔 가시적 성과가 잘 안난다. 계량적 평가지표도 물론 엉망으로 나온다. 그래도 좋은 프로그램인 경우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는 사람들은 감으로 알수 있다. 몇년만 더 버티면 분명 효과가 날거라는걸. 그런데 이러한 느낌적 느낌을 알 도리가 없는 투자자나 평가자가 객관적 수치로 알려달라고 말한다면 참으로 난망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이 고비를 못 넘기고 무대에서 사라지고 만다. 물론 평가의 공정성, 객관성 담보라는 측면에선 프로그램 운영 주체가 직접 평가하는 것 보다 제3의 평가주체가 평가해야 하는게 맞다. 이게 바로 사회복지 프로그램 평가의 딜레마 이다.


사회복지 성과평가의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큰 숙제이다. 내 생각에 이것만 해결해도 이 바닥의 많은 고민들이 술술 풀릴거 같다. 과연 누구를 위한, 누구에게 포커스가 맞추어진 성과지표인가? 투자자인가? 문제 해결 주체인 정부인가? 아니면 복지 프로그램의 수혜자인가? 그리고 어떠한 평가지표, 평가방법을 사용할 것이며, 누가 평가할 것인가?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이런 프로그램의 성과는 보고서에 나온 수치만으로 무 자르듯이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성과평가에 관여하는 주체들이 우선 현장을 파악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서로의 주관적 판단을 믿고 존중하는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현실이 더 암울하게 느껴진다. 
참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