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교육과 성적을 강조하는 한국 사회는 참 살기 힘든 곳입니다. 출발선이 다른 상황에서 학습 부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힘이 되어 줄 수 있을까요?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한 함께걷는아이들의 ‘올키즈스터디’는 학습 부진 아동에게 읽기, 쓰기, 셈하기를 일대일로 가르쳐 공부와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올키즈스터디에는 재단 담당자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그리고 그 교사를 돕는 ‘수퍼바이져’ 선생님이 있습니다. 올키즈스터디를 받치는 든든한 한 축인 세분의 수퍼바이져 선생님 중에서 홍영숙 수퍼바이져님을 만나 올키즈스터디와 수퍼바이져 활동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포기하면 안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어요.”

 

올키즈스터디에 참여한 선생님들에게 가장 기쁜 순간은 아동이 학습 부진에서 벗어나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모습일거에요. 홍영숙 수퍼바이져 선생님은 그때의 경험으로 귀중한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올키즈스터디로 처음 만난 친구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게 됐는데 기관 선생님이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는 말썽쟁이 아이들 6명을 모아놨더라고요. 그 중에서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는 경계선 지능 아동(각주: 지능지수 웩슬러 검사 기준으로 71~79, DSM과 ICD 기준으론 71~84로 지능 수준이 지적장애와 정상사이에 있는 것)이었어요. 곱셈, 나눗셈 안 되고 받아올림 등도 부족하고…. 이 아이를 어떻게 지도할지 막연했고 많은 고민을 했어요.”

 

“다행히 아이가 잘 따라와 준 덕분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어요. 이해 정도에 맞춰 계획을 바꾸고 아이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도구와 게임도 사용하고. 올해 그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이 됐어요. 이제는 기초학습 부진에서 벗어나 선생님이 가르치는 내용을 잘 이해하며, 학교 진도를 따라가고 있어요. 이런 경험으로 ‘꾸준히 하면 된다는 것’, ‘포기하면 안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죠.”

 

“함께걷는아이들에서 교사, 수퍼바이져로 활동하기 전에는 사교육 현장에 있었어요. 주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가르쳤어요. 그러다가 둘째 딸이 졸업하면서 다른 일을 하고 싶었어요. 철이 늦게 든 어른인거죠. 내 위주로 살다가 시야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에요. 처음에는 다른 곳에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학습 지도 했었어요. 그런데 예산이 끊겨서 사업 자체가 종료되었어요. 고민하던 차에 함께걷는아이들과 올키즈스터디를 알게 되었고 2012년부터 함께하게 되었어요. 올해로 어느덧 5년차네요. 3년 동안은 학습 지도 선생님으로 작년부터는 수퍼바이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성적 향상뿐 아니라 학습 태도, 사회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 …
이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키즈스터디는 단순히 공부만 가르치고 성적 향상만 열심인 곳일까요? 아이들에게는 공부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 수퍼바이져가 되었을 때 막연했어요.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두 가지 역할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죠. 하나는 재단과 기관, 재단과 학습 선생님 사이의 가교 역할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교사를 돕는 역할이에요. 처음 학습부진 아동을 만나는 선생님들은 아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그에 맞는 교재나 교육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으시거든요. 그럴 때 같이 의논하고 도움을 드리는 거죠. 또, 올키즈스터디가 학습 지도 사업이니까 학습 지도에만 열심인 선생님들에게는 아이들과 친해지기를 먼저 권장하기도 하고요. 공부만 하다보면 선생님과 아이 둘 다 지치거든요. 그런 부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알려드렸어요.”

 

“수퍼바이져가 되기 전에는 아이들이 학습 부진에서 벗어나는 것에만 신경을 썼어요. 지금은 교재로 공부하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수퍼바이져로 활동하며 시야가 넓어지더라고요. 성적이 향상된다고 해서 학습 부진이었던 아동이 다시 교실 수업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아요. 성적 향상뿐 아니라 학습 태도, 사회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 이런 것도 아이들에게는 필요해요. 그리고 이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올키즈스터디 선생님들이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습 부진 아이들 대부분은 가정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에 비해 경험이 많이 부족해요. 독서와 같은 간접 경험도 부족하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올키즈스터디의 일대일 수업은 매우 중요해요. 아이들은 수업 시간 동안 국어, 수학 지도를 받는 만큼 그 시간을 통해 학습 태도와 방법을 교사로부터 배워요. 또, 올키즈스터디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로 간접 경험도 부여하거나 동기부여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학습에 흥미를 가지도록 도와요. 아이들은 동기부여프로그램으로 박물관이나 극장 방문, 문화체험 등 다양한 활동으로 경험을 쌓고 시야가 넓어지게 됩니다."


“함께걷는아이들과 올키즈스터디는 아이들에게
‘긍정의 깃털을 달아주는 곳’, ‘날개를 달아준다’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올키즈스터디 교사는 때로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긍정의 깃털’을 달아주기 위해, 그리고 그 깃털이 모여 ‘날개’가 되도록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란 아동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올키즈스터디 참여 아동들의 60~70%는 한부모 가정, 그 중에서도 모자 가정이 많아요. 어머니(여자)는 현실에서 생계유지를 위한 경제활동임에도 정당한 대가를 받기 어렵고 그래서 많은 시간을 일하다 들어오세요. 아이들은 돌봄의 손길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선생님이 엄마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심리 상담 선생님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줘야 해요. 하나씩 아우르는 게 중요하죠. 아이들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좋은 교사의 모습은 다양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함께걷는아이들과 올키즈스터디는 ‘긍정의 깃털을 달아주는 곳’, ‘날개를 달아준다’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한 아동은 초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에 왔는데 한글도 모르고 숫자도 5까지 밖에 몰랐어요. 그러다보니 은따를 당하게 되었고 교실에서 있지만 없는 아이가 되었어요. 그런데 이 아이가 올키즈스터디와 함께걷는아이들을 만나서 공부를 하게 되고 학교 진도를 따라가게 되니까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웃음이 많아지고 목소리도 커졌어요. 함께걷는아이들의 매력은 긍정의 힘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면서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곳이라는 점이에요.”

 

엄마같은 넉넉한 미소와 인자한 선생님의 조곤조곤한 말투를 지닌 홍영숙 수퍼바이져님께 들은 올키즈스터디 이야기, 어떠셨나요. 올키즈스터디 교사와 수퍼바이져는 아이들에게 공부 스승을 넘어 엄마로 친구로 다가간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올키즈스터디의 활동과 참여 선생님, 그리고 수퍼바이저님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