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칼럼/함걷아가 만난 사람들

[함께걷는아이들] “함께걷는아이들을 만나면 즐겁고 행복합니다.”- 홍헌호, 류정아 이사님 인터뷰

by 함께걷는아이들 2016. 6. 27.

함께걷는아이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이 모여 만들어집니다. 그럼에도 비전과 미션에 맞춰 운영될 수 있는 이유는 이사회가 버팀목이 되어 주기 때문이에요. 함께걷는아이들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사님들은 함께걷는아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요? 6월 22일 전·후로 전직 이사님이 되신 홍헌호 이사님과 신임 이사님이 되신 류정아 이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언제라도 마음을 터놓고 수다를 떨 수 있는 평범한 아저씨로 남고 싶습니다.”

 

 

소탈한 웃음 속에 숨겨진 번뜩이는 지성을 갖고 계신 홍헌호 이사님.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그래서 더욱 다른 관점으로 함께걷는아이들의 균형을 잡아주신 고마운 분이십니다.

 

함께걷는아이들 이사 활동을 6년간 했는데요. 이 시기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참 행복한 시기였습니다. 사익보다 공익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인데요. 함께걷는아이들이 제게 그런 즐거움을 듬뿍 안겨 주었습니다. 다만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제가 복지 전문가가 아닌 재정 전문가라서 재단의 세부적인 활동에 충분한 도움을 못 주었다는 것인데요. 이것만 빼면 100% 만족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아동, 청소년들이 음악, 스포츠 등 공부 외 활동을 많이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이 공부의 노예가 되어 이런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 중에서는 방과 후에 나홀로 방임되어 있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런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함께걷는아이들 재단을 추진하는 분들이 문화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여 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재단을 설립한다는 말을 듣고, 두말없이 기쁜 마음으로 이사직을 수락했습니다.

 

이사진으로 활동하며 이사회, 연주회, 후원모임 등에 참여했는데 특히 정기연주회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아이들이 성취감과 자기효능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교육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동, 청소년들에게는 자기효능감, 즉 ‘가정이나 학교 등등에서 자신이 매우 필요한 존재이고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이런 자기효능감은 과제를 이뤄내는 성취감에 의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특히 악기연주 등 음악활동을 통한 성취감은 음악활동이 가져다주는 행복감과 동시에 주어지기 때문에 그 기쁨이 두 배라 할 수 있는데요. 저는 정기연주회에 참여한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그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이 저에게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또 함께걷는아이들은 제게 ‘대리만족’ 비슷한 행복함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연주 실력이 쑥쑥 늘어나는 것을 보며 제 연주실력이 쑥쑥 느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것도 참 좋았습니다. 물론 이런 일은 후원자님들의 큰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요. 이사진들을 대신해서 후원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홍헌호 이사님이 생각하는 함께걷는아이들의 저력은 무엇일까요? 두 단어로 멋지게 정의해주시며, 애정 어린 말도 남겨주셨습니다.

 

함께걷는아이들은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엘 시스테마(El Sistema) 운동’을 우리나라의 지자체 등에 확산시키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는데요. 이와 같이 좋은 일, 의미 있는 일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는 것도 저에게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약간 과장해서 말하자면 우리 재단이 ‘조용한 혁명’을 이룬 건데요. 제가 이 표현 매우 좋아합니다. ‘조용한 혁명’, 우리 재단이 한국판 ‘엘 시스테마 운동의 큰 물꼬를 튼 겁니다. 물론 이런 성과는 대부분 실무진들과 선생님들의 노력에 힘입은 것인데요. 사실 이 분들의 노고에 비하면 이사진은 한 게 거의 없어요. 정말 이 분들께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걷는아이들의 저력 중에서도 가장 커 보이는 것은 ‘확장성’입니다. 좋은 일, 의미 있는 일, 감동적인 일은 확장성을 가지는데요. 함께걷는아이들의 주력사업인 올키즈스트라사업은 다른 어떤 사업보다도 큰 확장성을 가집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성취감과 자기효능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 이 세상에서 이만큼 중요하고 좋은 일도 드뭅니다.

 

지금처럼 사업을 꾸준히 잘하면 될 것 같아요. 팁이라면 좋은 일을 하더라도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가 즐거워야 하기 때문에 실무진이나 선생님들도 애로사항이 있으면 언제라도 기탄없이 이사진에게 건의해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모두가 즐거운 재단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함께걷는아이들의 구성원들이 언제라도 마음을 터놓고 수다를 떨 수 있는 평범한 아저씨로 남고 싶습니다. 편한 아저씨, 만만한 아저씨, 저는 그런 사람이 좋더라구요. 물론 제가 그걸 잘 못하니까 그런 걸 꿈꾸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하.

 


“잘하는 곳이 있으니 그럼 열심히 돕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나긋한 말투와 환한 미소를 가진 류정아 이사님. 대화 속에서 음악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아동음악발달연구소 소장으로서 음악과 교육, 복지를 아우르는 폭넓은 지식은 함께걷는아이들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실지 기대가 되었어요.

 

전 음악을 전공했지만, 복지도 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지인이 예전부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너와 딱 맞는 곳이 있다.’고. 그게 함께걷는아이들이었어요. 마음에 계속 남아 있었는데 2014년에 음악기초이론집을 만들면서 인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죠. 책을 만들었으니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는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에 올키즈스트라 안양, 군포 지역관악단 아이들을 만나 음악기초이론집을 토대로 가르치면서 더 깊게 알게 되었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너무 잘하는 거예요. 이미 많이 갖춰진 느낌? 아이들이 악보 보는 게 어렵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는데 아이들은 이미 좋은 것을 많이 배우고 가졌더라고요. 아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최근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 자살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데 저소득 가정 아이들은 이런 문제에 더 많이 노출되잖아요. 힘든 상황에 있는 아이들에게 문화예술, 오케스트라 교육이 긍정적인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저는 공부를 했기 때문에 익히 알고 있었고 논문으로도 많이 살펴봤어요. 그런데 올키즈스트라는 그걸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장이었어요. 글로만 읽었던 내용을 직접 보는 건 정말 놀라웠어요. 음악 교육이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정말 역동적인 사업임을 알게 됐어요.

 

올키즈스트라 연주회를 보거나 지역관악단에 참여하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만나면, 음악을 하지 않는 아이들보다 더 밝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요. 자신감도 많고. 선입견을 떠나서 ‘음악이 주는 힘이 대단하구나.’ 알 수 있었죠. 음악이 주는 즐거움은 선물이고 인생의 축복인데 그걸 어린 시절에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누릴 수 없는 경험이에요. 그 경험을 아이들이 음악을 하면서 누리고 있었어요. 음악이 주는 즐거움과 긍정의 힘이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걸 보게 되니까 감사했어요.

 

함께걷는아이들은 문화예술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체계적이고 목적이 뚜렷해요. 정부에서도 엘시스테마를 받아들여서 하고 있고 여러 단체도 참여하고 있지만 올키즈스트라처럼 지속적으로 몇 년간 하는 곳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이것이 함걷아의 저력인 것 같아요. 또한 사업을 꾸준하게 연구로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도 큰 장점이고요.
몇 년간 연주회를 지켜보며 복지하는 분들인데 어떻게 놀라운 기획력, 창의력과 예술성을 갖고 계실까 놀라요. 무엇보다 헌신하는 마음, 아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함걷아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류정아 이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꿈꾸던 사업을 도와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함께걷는아이들의 추후 과제도 제시해주셨어요.

 

아이들 모두가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은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교육이잖아요. 음악교육 사업에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음악의 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나도 해봐야지’ 꿈꾸고 있었어요. 그런데 함께걷는아이들에서 제가 상상하던 것들을 이미 하고 있어서 놀랐죠.  거기다 정말 잘하고 있는 거예요. 잘하는 곳이 있으니 그럼 열심히 돕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문화예술 교육은 음악과 교육이 합쳐진 건데 함께걷는아이들의 음악사업은 복지의 영역도 있잖아요.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사업이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이사로서 어떻게 도와드릴지 아직은 감이 안 잡히기는 하지만, 학문적으로 정서적 지원으로 그리고 올키즈스트라 사업과 관련된 체계라든지.. 그런 부분에서 도와드릴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어요. 

 

아직은 사람들이 올키즈스트라와 함께걷는아이들을 잘 몰라요. 좋은 사업인데 홍보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사업이든 오래되다보면 정체가 있는데 그건 아이들이 안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음악교육은 길게 봐야하기 때문에 인내하고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함께걷는아이들 덕분에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안정기 이후에도 올키즈스트라가 지속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