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이하 ‘EXIT사업’)는 사단법인 들꽃청소년세상과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이 공동 주관하고 있는 사업으로 2011년에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IT사업은 가출 청소년들이 거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여 건강하게 자립하고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주체성을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함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사업이 다른 거리 청소년 사업들에 비해 특이한 점은 버스를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거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지원들은 청소년들을 직접 지원 장소로 불러와야 했다면 EXIT사업은 버스를 이용해 거리 청소년들이 생활하는 현장에 직접 찾아간다. 이는 거리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이 구조화된 틀에만 머무는 것을 극복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사업에 빠르게 반영해 실질적인 도움 주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EXIT버스는 설립 이래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목요일에는 오후 8시부터 오전 1시까지 수원역 4번출구를, 매주 금요일에는 오후 8시부터 오전 2시까지 신림 봉림교를 지켜왔다.

 

 

  9월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7시, 관악구 미성동의 한 골목길에서 청소년 아웃리치 활동가를 양성하는 EXIT사업의 세미교육이 진행되었다. 이날 교육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거리 활동가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EXIT버스가 시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한 가지는 청소년 지원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청소년 주도 사업이다. 지원 사업에는 따뜻한 밥상 나누기, 다친 친구를 위한 의료 지원, 위급한 상황의 법률 지원, 긴급 상황에서의 물품 지원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활동들이 포함된다. 한편 청소년 주도 사업은 거리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청소년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사회적으로 청소년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하고 영상제, 여행 떠나기, 체육대회 등을 기획하는 별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거리 청소년들에게 긴급 구호적 지원을 제공하는 활동은 계속 있어 왔다. 하지만 EXIT사업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청소년들을 무조건 도움을 받아야 하는 미성숙한 존재로 보지 않고 주체적인 인격체로 존중해 그들에게 주도적으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도록 노력하고 있다.


  거리 활동가의 마음가짐에 대한 교육에서는 ‘성장’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성장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교육생들이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공통적으로 ‘학생’, ‘학교’, ‘청소년’ 등과 같은 키워드가 나왔다. 그러나 기존 활동가들은 EXIT사업에서 배움과 성장의 대상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활동가들 본인이며, 때론 활동가들이 배우는 게 더 많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거리 청소년들을 사회 안으로 포용하는 것이 그들을 위하는 일일뿐만 아니라 결국엔 어른들을 위한 일임을,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한 일임을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교육생들이 EXIT사업에 대해 간단하게 질문하는 Q&A시간이 진행되었다. 처음엔 사업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시간으로 시작했지만 나중엔 거리 청소년 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 EXIT사업은 긴급 구호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청소년들의 자립을 추구한다. 그동안 EXIT사업은 거리 청소년들에게 자립의 희망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지만 높은 현실의 벽 때문에 성인이 된 거리 청소년들과 활동가들은 끊임없이 좌절을 경험해야 했다. 아무리 민간 영역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불씨가 타오른다 해도 공적 영역에서 정책으로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그 불씨는 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간영역은 정책이 만들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정부가 제공하고 있지 못하는 서비스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정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 민간까지 손을 놓는다면 소외계층이 방치되는 문제는 심각해진다. 현재 EXIT사업은 방치되고 있는 거리 청소년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민간 영역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공적 영역에서는 국가의 가장 큰 의무가 기본권 보장임에도 불구하고 거리 청소년들의 주거권, 교육권을 비롯한 여러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는 거리 청소년들을 거리로 내몰았던 사회적 환경을 무시한 채 모든 문제의 원인을 그들에게 떠넘기고 성인이 되면 그들을 내몰았던 그 사회로 다시 나가라고 소리친다. 이 날 활동가들은 청소년들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로 지금의 환경을 바꾸려면 공적 영역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에 한마음으로 동의했다. EXIT사업과 발을 맞추려는 공적 노력이 우리 사회에서 시작되기를 소망하며 이 날 세미교육은 마무리 되었다. 이들의 바람처럼 앞으로 거리 청소년들을 위한 많은 정책들이 제정되어 EXIT의 작은 불씨가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