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끝난 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지금도 올여름 더위만큼이나 뜨거웠던 부트캠프를 떠올리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설래임을 가지고 시작한 첫날 오리엔테이션 후 첫 프로그램이었던 인컬쳐컨설팅 서지혜 대표의 ‘엘 시스테마와 사회 참여적 음악가’는 부트캠프에 참여한 모든 이의 가슴에 불을 붙여준 프로그램이었다.

 


이 강연은 엘시스테마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되짚어 주었고,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교육했던 주요사례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과학의 발달과 함께 앞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될 머지않은 미래사회에 음악가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져주었다.
특히 지금 현재 전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음악을 통한 아동과 사회의 변화’에 대한 섬세한 모니터링은 음악이 사람에게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새롭고 명확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으며, 현재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 주었다.
강연 중 들었던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것은 최상의 것이어야 한다.’는 말은 우리가 사회 참여적 음악 활동을 할 때 어떠한 마음으로 임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었다.
또한 이날 우리는 ‘티칭아티스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티칭아티스트는 전문예술가이자 교육자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단순한 교육참여에 그치지 않고 명사로서의 예술에서 벗어나 동사로서의 예술을 실천하는 자,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을 발견하고 기량과 미의식을 배양하며 공동체 예술을 확장시키는 자로 티칭아티스트 본인과 사회에 어떤 이득과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왜 현재는 문을 닫는 오케스트라들이 많을까에 대한 물음과 함께 음악의 목적은 소통하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선 일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다시금 확인하며 사회 참여적 음악 활동은 결국 음악 본질로의 회귀임을 되짚어보는 시간이었다.
이제 엘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만의 고유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닌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우리는 사회적 공감을 얻고 현대사회의 문제점인 여러 가지 단절들을 해소하며 음악 안에서 자신과 타인들이 평생학습을 이뤄가는 즐거운 경험에 참여시킬 수 있는 예술가가 그리고 예술단체가 되기 위한 준비가 되어있는가?
모두가 조용히 경청하는 이면에 정신을 번뜩 들게 하는 충격이 있는 부트캠프의 첫 강연이었다.

 

점심식사 후 이어진 성공회대 고병헌 교수의 강연은 오랫동안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 귀중한 프로그램이었다.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그리고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지만 ‘아동, 청소년에게 교육자로서의 태도’에 대해 이렇게 체계적이고 정리된 내용을 접할 기회는 우리 주위에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강연은 지식의 전달과 함께 듣는 이가 감동을 받고 앞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 큰 동기부여가 되는 강연이었다.
먼저 강연은 ‘사회적 음악교육 수단인가 목적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질문의 답에 접근해가며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문적인 예술교육과 보편적인 예술교육의 차이 없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보편적 예술교육은 목표와 목표에 이르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하며 그 목표는 예술 이전에 인간을 교육하는 것임을, 그리하여 사람의 삶을 지원하는 교육이어야 함을 머리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이 시대를 살아가려면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좌절을 겪으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강연 중 강사는 이 힘을 시민력 이라 표현하였다)를 필요로 하는가!
서민을 위한 보편적 예술교육은 거창한 사치품이 아니라 이 에너지(현실을 경험해 내는 힘)를 불어넣어 주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진정한 예술교육은 자신의 삶을 교육 속에 녹여 넣을 때 가능하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도 함께 배우는 일이다.
학생들이 음악수업에서 배우는 새로운 삶을 선생님도 학생들과 함께 그 삶을 사는 것이다. 즉 보편적 예술교육은 삶을 함께 나누는 작업인 것이다. 이를 위해 보편적 예술교육의 강사는 끊임없는 삶과 세상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강연은 이후 특히 아이들을 대할 때 강사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생각과 태도에 대해서도 듣는 이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게 여러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강연 후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참여자들이 함께걷는아이들 김나희 매니저 진행에 따라 마인드맵을 그리며 자신들의 생각과 미래에 대해 표현하고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뒤에서 지켜보며 지금까지 필자가 가졌던 생각보다는 우리 문화예술의 미래가 훨씬 밝지 않나 생각되었다.
렇게 뜨거웠던 부트캠프 첫날은 다음날에 대한 기대를 한껏 품은 채 마무리되었다.

 

‘문화예술을 가르치는 이의 삶은 아름다워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다른 일을 하는 이들의 아름답지 못한 삶보다 훨씬 더 추하다.’

‘문화예술 강사란?
좋은 음악가이기 이전에 좋은 교사여야 하고
좋은 교사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 가득 맴돌았던 생각이다.

 

 

문진탁//꿈의오케스트라 성북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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