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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여름호] 문화예술 경험이 가져오는 더 평등한 세상

by 함께걷는아이들 2022. 8. 11.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은 비단 정치적인 권력이나, 경제적 자원의 불평등한 분배를 통한 것뿐 아니라, 여러 가지 형태의 상징적 자원의 불평등한 분배를 통해 나타나기도 합니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이 상징적 자원의 핵심적인 부분을 문화적 자본이라고 보았습니다. 인간의 문화적 행위가 한 사회의 위계적 질서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권력의 기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문화자본은 부르디외가 만들어낸 개념으로 그의 에세이 <자본의 형태> (1985)에서 문화자본을 사회에서 개인에게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는 데 이점을 제공하는 교육으로 묘사했습니다. 문화자본은 문자 능력, 교육의 접근권, 문화예술 생산물의 향유 능력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때, 문자 능력을 습득한 소수의 지배 집단이 문자를 통해 전승되는 유산을 배타적으로 점유함으로써 봉건 체제를 지속시켰고, 피지배 계급이나 노동자 집단은 자연히 문화 자본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현대에는 기술 발달로 새로운 분야의 문화 장르가 쉽게 탄생하고, 장르 간 융합이 더욱 용이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전통적인 상속 문화자본의 개념이 적용되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문화 소외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지금은 문화 향유 경험으로 문화자본이 형성되는데, 경제 양극화에 따른 문화 양극화와 대도시 중심의 특정 지역에 문화예술 지원이 쏠리는 현상으로 문화자본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생깁니다.

 

2021 국민문화예술 활동조사(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작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100만 원 미만 최저 소득 가구 14.7%, 600만 원 이상 최고 소득 가구 48.9%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로 전체적인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이 감소한 것인데 코로나 이전인 2019년도에 100만 원 미만 소득 가구의 관람률이 51.7%, 600만 원 이상 소득 가구 92.5%로 나타난 것을 보면, 소득에 따라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여부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전국 초·중·고에 예술강사를 파견하는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장애인, 군 장병, 재소자, 저소득층 아동, 노인, 다문화 등 6대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으로 이전보다 많은 이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특정 분야에 편중된 예산을 좀 더 균형 있게 분배하고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공교육 제도 내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 향유 경험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문화자본의 축적뿐 아니라 건전한 세계관과 비판 능력 향상으로 시민의식을 높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는 시민운동이나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점도 지난 십여 년간의 문화예술교육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더 평등한 사회를 위해 더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문화자본과 문화소외

흔히 자본이라 하면 돈, 재화를 떠올리기가 쉽다. 자본의 유형에는 이렇게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현금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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