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걷는아이들은 행사나 시그니처 사진 촬영으로 바라봄사진관 나종민 대표와 인연을 맺어왔다. 나대표는 사진, 함께걷는아이들은 음악으로 문화소외 계층을 만나온 접점이 있다. 문화예술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는 그에게 문화예술과 불평등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인터뷰이: 나종민 / 글쓴이: 김나희
착한 사진가. 나종민 대표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다. 취미로 사진을 시작하고 희망제작소를 통해 인생 2막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재능기부를 알게 되었다. 장애인 복지관에서 만난 장애 어린이의 어머니가 “저희는 사진관 못 가요”라는 말에 2011년 바라봄사진관을 열었다. 그는 “소외계층과 비영리 영역에 필요한 사진을 전달하는 조직”이라고 바라봄사진관을 설명했다.
‘동네에 사진관이 많은데 왜 사진관을 못 간다고 그러지?’
그는 그날 나눈 대화에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는 걸, 나중에야 확실히 알게되었다. 물리적 접근의 어려움 뿐 아니라 사진사가 장애인을 찍어본 경험이 많지 않기에 사진 촬영을 피하는 것, 장애인이 사진 촬영하러 가면 자신을 불편해하는 분위기를 눈치채고 사진을 안 찍고 마는 일들이 있는 것이다.
“디지털이 보급되면서 사진은 보편화가 되었어요. 장비도 저렴해지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가 되었어요. 하지만 더 높은 수준의 사진, 예를 들어 가족사진 촬영하고 액자를 만들거나 하는 부분들은 핸드폰으로 한계가 있어요. 프로필 사진도 마찬가지예요. 고급 카메라로 찍어야 할 사진은 존재해요. 하지만 그걸 여전히 못 누리는 소외된 분들이 있어요.
예전에 그런 뉴스가 있었죠. 어떤 어린이가 후원 물품으로 브랜드 패딩을 이야기하니 반응이 ‘그런 게 왜 필요해!’라는 거. 후원받는 어린이는 고급 옷이 아닌 보통의, 저렴한 잠바면 된다는 인식. 문화예술도 사진도 마찬가지예요. ‘장애인이 무슨 프로필이 필요해. 그냥 증명사진만 있으면 되지.’ 요즘 프로필 사진 촬영이 유행이잖아요. 비장애인은 폼 잡고 찍어도 되고 장애인은 찍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요. 똑같은 돈을 내고 장애인 가족은 사진관 가서 눈치를 봐야 하고요. 돈을 내는 사람이 갑이잖아요. 그런데 장애인 가족은 을이 되어요.”
특정 누군가에게 ‘너에게는 그게 필요 없다’라는 팽배한 인식이 문화 소외를 가져온다는 의견과 함께 나대표는 다음의 말도 덧붙였다.
“지방에 가면 ‘연주회 한번 보기 힘들다.’, ‘뮤지컬 공연 한 번 보기 힘들다.’고 해요. 잘 안 열리니까. 공급이 없어서예요. 오케스트라 공연 혹은 뮤지컬이 지방에서 안 열리는 이유는 손님이 없기 때문이에요. 모을 수가 없잖아요. 그러면 진짜 손님이 없을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이야기에요. 공급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뮤지컬 보려면 서울 가야지. 여기에는 없잖아’ 이렇게 생각해요. 요청도 안 하고 포기하는 거죠. 수요자 측에서 요청하기를 포기하니까 공급도 ‘난 거기 가서 안 해. 서울에서 하지 뭐.’ 이렇게 되고 이게 악순환이에요.”
그렇다면 이러한 악순환은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나대표는 수요를 모으고 공급자 측에 요청하여 자원을 가져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에 있는 중간 지원 단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예를 들어 지역 복지관이나 시설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우면 다른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이나 기관을 불러야겠죠. 그런데 안 불러요. 원래 있던 프로그램 돌리기만 해도 되는데 왜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냐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거예요. 새로운 프로그램의 경우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이 많은데.
문화예술 하는 사람이 새로운 시장을 개발 안 하는 것도 있어요. 지금 제가 제주도에 있는데 여기에 사진사가 엄청 많이 와 있어요. 웨딩 촬영하는 사람, 그다음에 제주도 풍경 찍으려는 사람. 그런데 저는 각 마을에 거주민 대상으로 사진 촬영하고 있어요. 자기 지역에서 자기가 속해 있는 마을 특색을 담아 사진을 촬영하는데 너무 좋아해요. 그리고 이거 공짜로 안 하고 돈 받고 해요. 물론 재능 기부하는 것도 있지만요. 여기 와서 신랑, 신부 찍는 것보다 100배 나아요. 그러면서 인정도 받고요.”
바라봄을 10년 넘게 운영하였지만, 경쟁 업체는 아직 없다고 한다. 공급하는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고 수요자 측은 그런 거 안 한다고,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문화 혜택을 못 받고 있는 분들에게 문화를 제공하는 일은 진입 장벽이 낮은 일이니 함께하는 이들이 많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나종민 대표는 소외계층에 대한 우리의 인식, 공급자와 수요자의 소극적인 역할 등을 사례와 함께 거리낌 없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바라봄 혼자 할 수 있지 않다고, 누군가가 가서 시장을 개척하면 충분히 개척될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문화예술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정책이 최우선이어야 하긴 해요. 아까 중간 지원 조직 이야기했지만 중간 지원 조직도 예산이 없다면 할 수 없으니 결국에는 정책과 예산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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