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겨울, 청계천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집회.
그 자리에 섰던 수많은 사람 중 청소년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했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2명 중 1명은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으며
84.4%가 ‘청소년 참정권이 보장되면 정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실태조사_2017.11.02.)
△사진1: ‘박근혜 퇴진 4차 범국민행동’에 참여한 중고생들
이처럼 부조리한 사회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면, 청소년들은 사회를 바로 잡기 위해 직접 길거리로 나섰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를 향해 자신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습니다.
‘공부에만 집중해라’, ‘아직 판단력이 낮다.’, ‘너무 어리다.’ 등.
학교에선 선생님의 말씀을, 학교 밖에선 어른들의 말씀을 잘 듣고 공부에만 매진해야 비로소 ‘학생다움’이
실현되는 듯합니다.
△사진2: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학생인권조례 홍보 그림
이뿐만 아닙니다. 청소년들은 노동시장에서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해고를 당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는 학칙이라는 이름으로 야자를 강제로 시키고, 겨울엔 무조건 교복 재킷만 입어야 하는 불합리한 사례들이 속속히 발견되곤 합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규제와 편견으로 밀려난 청소년 인권.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 걸까요?
이번 시간에는 청소년 인권부터 참정권까지 ‘촛불청소년인권법’을 중심으로 낱낱이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1. 청소년 인권의 현주소
사례1]
“잦은 욕설과 폭행으로 억울했어요. (일을) 그만두지 않았던 이유는 생계유지 때문이었죠.”
전남 담양군 유명 숯불갈비식당에서 일했던 청소년들이 광주청소년인권단체와의 상담 과정에서 밝힌 말이다.
인권단체 조사 결과 평균 1년 6개월간 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해온 청소년 18명은 관리인으로부터 상습적인 폭언·폭행·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불 임금도 4000여만 원에 달했다.
([취약계층 노동 실태]인권, 노동권 침해에 내몰리는 청소년들/뉴시스 신문 2018.01.01.)
사례2]
2017년 기준 중고등학생 35.7%가 근 1년 내 교사에 의한 체벌에 노출되었다.
또한, 교사에 의한 욕설 등 폭언 경험이 40.6%나 되었다.
(전국 청소년 2,420명 대상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실태조사 2017.11.02. )
위 두 사례만 보아도 청소년 인권 보장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인터넷에 ‘청소년 인권 침해 사례’를 검색해보면 수많은 뉴스가 뜨는데요.
과연 실태조사로 집계된 숫자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을까요?
#2.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_‘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위와 같은 상황을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2017년 9월에 결성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입니다. 청소년 인권법을 제정하여 ‘어른이 대신해주는 정치’가 아닌 청소년 참정권이 보장된 사회,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청소년 인권 보장을 담은 ‘촛불청소년인권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촛불청소년인권법’을 중심으로 청소년 인권, 특히 참정권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참정권이란?: 국민이 직간접으로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정치적 자유권이라고도 한다._두산백과)
1) 촛불청소년인권법을 살펴보자!
먼저 촛불청소년인권법은 크게 3가지 줄기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하나, 청소년 참정권을 위한 선거법 및 정당법 개정
둘, 청소년 정책의 기본은 인권으로 ‘어린이·청소년인권법 제정
셋, 학생인권 법제화를 위한 학생인권법 제정
이렇게 총 3개로 인권법이 이루어졌습니다. 기본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구성되어있죠?
그렇다면 촛불청소년인권법은 어떤 사회 변화를 꿈꾸고 있을까요?
2) 촛불청소년인권법이 꿈꾸는 사회
시기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변화는 청소년 선거연령 하향입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2018 지방선거를 청소년이 참여하는 첫 번째 선거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이를 포함하여 크게 4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하나, 청소년, 입시공부가 아닌 정치를 통해 삶을 바꾸자
둘, 만 18세는 너무 늦다, 청소년을 유권자로
셋,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OECD꼴찌에서 벗어나자
넷, 학교는 민주공화국이(어야 한)다
위 4가지 모두 선거권, 정치표현의 자유, 인권보장체계를 담은 어린이청소년인권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앞서 나열한 것 중 무엇이 가장 먼저 실현되어야 할까요?
물론 각 요소가 상호 연관성을 띠며 청소년 인권을 위해 매우 중요한 점들입니다.
그럼에도 ‘청소년 참정권 보장’은 가장 기본적이면서 청소년 권리증진을 위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텐데요.
다시 말해 선거연령 하향 없이 청소년 권리 증진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참정권 보장은 단순히 선거권을 획득했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 인권 가운데 ‘참정권’을 중심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3. 투표권은 만 19세만 가질 수 있어! 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만 19세가 되어야만 선거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래 자료를 보시면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선거연령이 19세 이상인 나라는 한국 뿐입니다.
△사진3: 세계 각국 선거연령 현황(2017년 기준)
그렇다면 만 18세가 되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요?
대표적으로 혼인과 입대를 할 수 있으며 운전면허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생깁니다.
여기서 의문점 하나가 생깁니다.
왜 선거권은 만 19세가 되어야만 가질 수 있는 권리일까요?
단지 청소년은 미성숙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판단 능력이 없기 때문에 선거권을 줄 수 없는 것일까요?
투표권은 만 19세 이상이 되어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4. 왜 선거연령 하향이 필요한가?
앞에서 짧게 언급했듯이 청소년 참정권 보장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정치 상황을 살펴보면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은 정치인들의 우선순위에서 가장 밀려난 연령층입니다.
때문에 정치인들이 청소년의 진실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엔 현실에선 어려워 보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청소년이 선거권을 획득하게 된다면 단순히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직접 배우고, 경험할 수 있게 되며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청소년들은 정치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며 정치인들은 청소년의 목소리를 귀 기울일 것입니다.
즉 민주주의 사회의 선순환 구조가 그려질 가능성이 커질 텐데요.
따라서 청소년 참정권을 포함하여 청소년 인권이 제대로 실현되어야만 합니다.
#5. 청소년 참정권 보장, 어떤 변화를 이끌까?
위 두 청소년의 말은 ‘촛불청소년인권법이 제정된다면?’이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청소년들은 어른들로부터 자신의 의사를 존중받길 원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참여하고 싶어 합니다.
앞서 강조했듯이 청소년 참정권 보장은 인권 보장과 청년 정치 참여 활성화의 첫 시작을 끊을 수 있습니다.
나아가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알고, 사회에 올바른 목소리를 더욱 힘 있게 낼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미성숙하다는 인식, 연약한 존재라는 근본적인 인식을 깨트려야 합니다.
청소년이 사회적 약자에 머무는 것이 아닌 지속해서 사회인식 전환과 함께 청소년들 스스로 사회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덧붙여, 청소년인권법 실현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새롭게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출처>
-사진1: 「[11.19촛불집회]나라를 바꾸는 청소년들」, 경향신문/2016.11.19
-사진2: 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학생인권조례 홍보 그림
-사진3: 「OECD 34개국 중 한국 선거만 19禁」, the300뉴스/2017.01.04
-사례1: 「[취약계층 노동 실태]<상> 인권, 노동권 침해에 내몰리는 청소년들」, 뉴시스 신문/2018.01.01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쥬리 강연 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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