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8일 서울 레이첼카슨홀에서, ‘아동에게 나쁜 기업은 있다’라는 주제로 주간화만나 모임이 열렸다. 마지막 주간화만나는 지난 6주간 열렸던 만남을 총정리하며 마무리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날에는 기업과 인권에 관한 논의를 전개하고, 아동 인권과의 연관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동 노동’이란 무엇인가요?

 

‘아동 노동’이란 국제노동기구의 정의에 따라, 어린 시절의 잠재성과 인간 존엄성을 박탈당해 신체적·정신적 개발에 지장을 주는 강제성 노동을 의미한다. 국가별 기준, 노동의 종류 및 상황이 다양하여 공식 나이를 규정하지 않고 '아동 노동'을 '최소 연령'으로 표기하는데, 통계 대상은 5~17세가 보편적이다. 유엔의 '아동권리조약'에서는 18세 미만이 대상이며 대한민국은 15세 미만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아동이 하는 모든 일이 아동‘노동’은 아니다. 아동의 건강이나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학습에 지장을 주지 않는 일은 아동의 ‘일’이며, 이는 아동들에게 기술과 경험을 쌓게 하는 등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즉 만 18세 미만 아동에게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도덕적으로 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는 노동만을 아동 노동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더하여 아동이 가족과 분리되고, 심각하게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거나, 노예 상태로 머무는 경우는 최악의 아동 노동으로 간주된다.

 

 

‘Supply chain’ 이란?

 

‘아동 노동’의 문제와 해결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Supply chain의 개념을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Supply chain은 한 마디로 기업의 공급망을 의미한다. 비즈니스와 금융에서 공급망은 공급자에서 고객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전하는 데 관여하는 조직, 인력, 활동, 정보 및 자원의 시스템이다. 공급망 활동은 천연자원, 원료, 구성품을 최종 고객에게 인도하는 완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리고 최근, Supply chain 상에서 아동 노동이 발생하는 경우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을 지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사실 기업의 공급망은 매우 복잡한 형태로 얽혀 있으며, 자회사에 대한 모회사의 책임이 부재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기업의 아동 인권 침해 사례_아동 노동

 

⓵ 제조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시리아 내전으로 터키에 이주한 시리아인들 중 많은 아동들이 봉제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이 아이들은 하루 12시간 일하고 15$/일의 수입을 받는다. 이렇게 아동 노동을 이용하는 봉제 업체에서 생산된 물품들은, 현 유명 브랜드들에 납품되고 있다.


⓶ 수확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제조뿐만이 아닌 수확의 과정에서도 아동의 노동을 착취하는 모습이 보인다. 현재 우즈벡에서는, 우즈벡 정부가 목화 수확기에 아동 및 성인을 강제노동에 동원하고 있다. 아동들은 억압적 분위기 속에서 목화를 수확한다. 그리고 한국의 대기업들은 이렇게 강제노동으로 수확한 목화를 구매하고 있다.

 

 

기업의 아동 인권 침해 사례_아동 대상 임상실험

 

아동의 노동 착취 외에도, 아동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며 아동 인권을 침해하는 기업의 사례들도 있다. 화이자(Pfizer)는 1996년 나이지리아 북부 칸노주의 어린이 수막암 환자들 가운데 200여명의 어린 환자들을 선별해 100명에 대해 새로운 항생제인 트로반을 임상실험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100명에 대해선 미국에서 최고의 수막염 치료제로 알려진 세프트리아손을 투약하였다. 그러나 트로반 투약 환자 가운데 5명, 세프트리아손 투약자 가운데 6명이 사망하였다. 이 기업은 어린 환자들에게 실험 용약을 투약하면서 환자 부모의 동의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트로반은, 유럽에서 성인들에게 투약은 허용됐지만 결국 간중독의 우려 때문에 이 또한 사용허가가 취소된 약품으로 밝혀졌다.

 

 

Supply chain 상에서 발생하는 아동 노동에 대응하는 법: 네덜란드의 사례

 

네덜란드는 2017년부터 의회에서 아동 노동 실사법(Child Labour Due Diligence Law)를 논의하였다. 2019년 5월 이 법은 의회를 통과하였고, 2020년 1월부터 시행예정이다. 네덜란드의 아동 노동 실사법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팔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기업은 공급망 내에서 아동 노동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점검한다. 또한, 해당 법은 아동 노동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계획을 제시할 것을 강제하는 법이다. Supply chain 상에서 발생하는 인신매매, 강제노동 등에 대해 단순히 모니터링하고 공시 의무만 부과하던 것을 넘어, 미이행 시 처벌까지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해결 방안과 개인의 실천 방안

 

기업은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리고 윤리적으로 기업을 경영해야 할 필요도 있다. 그러므로, 기업의 인권 침해 실태를 살펴보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인권 침해가 ‘아동’의 인권 침해로 이어질 때에는 특히 더 강력한 규제와 관련 법이 필요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제3차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NAP)에서 기업 인권경영의 제도화 항목을 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Supply chain을 아우르는 Human Rights Due Diligence가 부재한다. 또한, 관련 법이 효과적인 구제책 방안 없이 막연하게 제정되어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제도 개선과 함께, 개인 소비습관도 점검해 보아야 한다. 내가 소비하는 기업이 어떤 가치관으로 경영되고 있으며, 그 공급과정에서 인권 침해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부터, 우리부터 먼저 윤리적 소비를 습관화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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