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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키즈 자료실/학습부진 ㅣ 아동교육

학습부진 학생의 특성과 이슈 1. 국어편

by 함께걷는아이들 2020. 5. 6.

올키즈스터디는 매년 기초학습 보장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사업에 적용할 점과 이슈를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현재, 기초학습 보장과 관련하여 국가 차원의 여러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연구내용이 있어 몇 가지 내용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앞으로 4편의 글을 통해 교과별(국어, 수학) 학습부진 학생이 어려움을 겪는 주요 양상과 원인을 함께 살펴보고, 그 내용과 연결지어 올키즈스터디 내에서 축적해온 선생님들의 다양한 학습지도 Tip! 을 함께 소개하고자 하니, 주! 목!해주시길 바라며,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국어 학습부진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함께걷는아이들 올키즈스터디 1:1 학습지도 모습

 

먼저, 앞서 소개한 자료는 한국 교육과정 평가원에서 진행하는 4년간의 종단연구(2017~2020)로, 초. 중학교 시기의 학습부진학생 50여 명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성장(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과정을 분석하여 학습부진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지원 요소와 핵심적 요인을 탐색하는 <초. 중학교 학습부진학생의 성장 과정에 대한 연구>이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내용은 3편 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으로 교과별 학습부진 학생의 특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국어 학습부진학생들의 문제 양상은 크게 3가지로 1. 문제 상황에 대한 맥락 파악을 어려워하는 경우 2. 쉬운 어휘도 어려워하는 경우 3. 낮은 읽기 유창성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차례로 내용을 살펴보자.

 

 

1. 문제 상황의 맥락 파악이 어려운 경우

 

국어 학습부진 학생들은 아래와 같이 상하 의어 관계를 묻는 질문에서 문제상황의 맥락. 즉, 중점적으로 살펴봐야할 것을 파악하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해당 문제에서는 학년에 관계없이 많은 학생이 어려움을 보여, 이 양상에 대해 낱말 이해검사를 추가로 실시하였고, 2차검사에서는 <보기>를 제공하여 어휘 관계를 묻는 문제를 제시하자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상하의어 관계 문제를 풀 수 있었다.

연구자 : (포도, 사과, 과일, 참외를 쓴 종이를 보여주며) 포도, 사과, 과일, 참외가 있는데 두 묶음으로 묶고 싶어. 비슷한 것 끼리. 무엇과 무엇을 묶고 싶어?

학생 : 포도 하고 과일을 묶고 그다음에 사과하고 참외를 묶을래요.

연구자 : 왜 그렇게 묶을 거야? 왜 그렇게 끼리 서로 비슷해 보여?

학생 : 느낌이 그냥 비슷해 보여서.

 

연구자 : (위와 같은 문제 제시) 4개의 단어 중에 하나의 다른 의미가 있는 걸 찾아서 왜 그게 다른지 한번 설명을 해 줄 수 있어요?

학생 : 네. 바나나요.

연구자 : 바나나가 왜 다른 것보다 다르죠?

학생 : 이런 건 다 두 글잔데 이건 세 글자.

또래 아이들에게 어렵지 않은 문제임에도 맥락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어려움을 보이는 양상은, 학생에게 보다 명확한 예시를 반드시 들어주거나 교과서에서 학습활동이 글로만 제시되어 있을 경우 쉽게 구조화하여 이미지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중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논리적 관계를 도식화하여 제시하는 것이 학습부진학생의 어휘력과 독해력 향상에 도움이 됨을 강조하며 구조화된 이미지 제공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2. 쉬운 어휘도 어려워하는 경우

 

KISE-BAAT 낱말 이해 검사를 통해 학생들의 어휘력을 살펴본 결과, 대상 학생들은 유의어(걸상-의자/불쌍하다-가엾다/숨기다-감추다 등)와 대립어(원인-결과, 긍정-부정)에서 낮은 정답률을 보였다. '불쌍하다'의 유의어를 맞추는 문제에서 뜻 자체는 알고 있었지만 그 유의어를 생각해내는 것이 어려워 문제를 풀지 못하였고, 대립 어를 묻는 질문에는 원인, 긍정과 같은 어휘의 뜻 자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여 풀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학생들이 특히 잘 몰랐던 단어 '원인', '긍정'과 같은 단어들을 살펴보면, 이 단어는 구체적인 사물이 아니라 추상적인 대상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지발달 단계에 따르면 학생 중 상당수는 아직 추상적인 대상에 대한 논리적 조작이 원활하지 않은 구체적 조작기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어진 어휘 선택 검사는 접속부사를 채우는 문제와, 시제, 의미 등을 고려하여 문장의 서술어를 채워 넣는 문제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 표와 같이 가장 낮은 정답률을 보인 문제는 '왜냐하면'이라는 접속부사를 채워넣는 문제였으며,  조사 '도'의 의미를 고려하여 앞 문장과 뒤 문장을 접속부사(그리고~)로 채워 넣는 문제가 그 뒤를 이었다.

 

연구자 : (‘나는 치과에 가는 것이 무섭다. ______ 충치를 치료할 때 정말 아프기 때문이다.’ 문제 제시하며)
이거는? 두 문장을 연결하는 낱말이야. 원인과 결과로. 무엇이 들어가야 할까?
학생 : 이빨에 있는 충치.
연구자 : 두 문장을 연결하는 건데, 앞에는 원인이고 뒤에는 결과일 때 쓰는 연결어, 접속어. 뭐가 들어가면 좋을까?
학생 : 이빨에 있는 충치를.
 
이후, 연구자가 문제에서 의도하는 단어의 종류가 연결 부사(접속사) 임을 예시와 함께 설명해 준 후 다른 학생에게 제시한 결과, ‘철희는 가게에 갔다.______ 영희도 가게에 갔다’의 문제를 풀게 했지만 ‘같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위의 사례를 통해 아이들은 품사 용어에 대한 개념 이해가 정확히 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리고'와 같은 접속부사의 정답률이 낮은 양상은, 두 문장 간의 관계가 인과 관계나 대등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문제를 못 푼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문장 자체는 매우 간단한 것이었기 때문에, 문장 간의 관계를 이해했음에도 연결 부사와 같은 추상적인 문법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여 문제를 풀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에게는 어휘 뜻을 이해하는 것에 더해 추상적인 어휘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필요한 사고가 매우 어려운 일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의 사례로, 어휘 접근성에 대하여 살펴보자. 중3인 선희(가명)는 '과외'라는 단어를 몰라 이를 되묻기도 하였다.

'과외'라는 용어는 교과 학습 어휘에 해당하기보다는 일상적, 문화적인 성격이 강한 어휘이다. 따라서 부모의 교육열 또는 가정의 학습지원 상황에 따라 초등학생에게도 친숙한 어휘일 수 있다는 점이다. 언급한 사례 외에도 가정의 경제적 여건 및 돌봄의 상황에 따라 노출빈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이러한 성격의 어휘는 매우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습부진학생들이 여러 사회, 문화적 상황에서 다양한 종류의 어휘에 노출될 수 있는 여건에 놓여있지 않다는 점에 더욱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3. 낮은 읽기 유창성

 

중1인 승진이는 책을 매끄럽게 읽지 못한다. 전체적인 읽기 속도가 크게 느린 것은 아니지만 오래 봐야 읽을 수 있는 단어들이 있는데, 특히 겹받침이 있는 단어 등이 나오면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도교사는 승진이가 책을 읽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국어교사 : 그래서 이제 읽는 것이 약간 좀 아주 매끄럽지는 않고 부담감을 조금은 안고 책을 읽어요.
연구자 : 읽는 속도가 느리다는 건가요? 아니면,
국어교사 :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매끄럽게 읽지는 못한다는 얘기예요.
겹받침이 나오거나 가끔씩 걸리는 단어들이 나오면 못 읽은 것은 아닌데 흐름을 타고 읽지는 못한다는 것이죠.

읽기 유창성은 읽기 이해 능력을 예측하는 주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학습부진 학생에게도 읽기 유창성 지도는 매우 중요한 점을 강조한다. 읽기 유창성은 자동성, 정확성, 표현성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데

자동성은, 거의 인지적 노력을 들이지 않고 글을 빠르게 해독할 수 있는 능력

정확성은, 글에 있는 단어를 틀리지 않고 올바르게 해독할 수 있는 능력

표현성은, 감정을 적절하게 실으면서(소리의 고조 및 강약, 끊어 읽기, 감정 싣기 등)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최근의 읽기 유창성 평가에는 표현성이 포함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표현성이 단어를 유의미한 단위로 묶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어 글의 전체 의미를 이해하는 것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고려할 때 매끄럽게, 빨리 읽기 어려워하는 학생의 유창성 문제는 전체적인 글의 의미 파악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국어 학습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읽기 유창성은 아동기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말해준다. 

어린 시기에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준 시기가 빠를수록, 아동이 책을 읽는 횟수가 많을수록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상 학생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해력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못한 점을 눈여겨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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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을 통해 국어과목에서의 학습부진학생 양상과 그 원인에 대해 살펴보았다.

우리는 어떤 점을 주의 깊게 볼 수 있을지. 키워드로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상세한 안내 #구체화하여 설명하기

국어 학습에서 교사는 학생에게 상세하게 안내를 해줄 필요가 있다.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문제의 맥락일지라도 학습부진학생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맥락일 수 있다는 점을 위의 사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예시를 반드시 함께 들어준다던지

교과 학습활동이 글로만 제시되어 있을 경우 이를 이해하기 쉽게 구조화하여 이미지로 제시한다면

학습부진학생을 지도할 때 아이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어휘 접하기 #문해 환경 격차 줄이기

국어 학습에서 어휘력과 읽기 유창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요인임을 위의 사례로 알 수 있었다.

특히나 두 요인은 이른 시기에 다양한 어휘에 자연스럽게 노출될수록, 보호자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할수록,

독서량이 많을수록 문해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러 환경적 여건으로 국어 학습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공교육 또는 지역사회 차원에서 어휘 습득에 대한 지속적인 진단과 처치, 

읽기 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국어 학습은 국어뿐 아니라, 모든 영역의 학습에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에

특히나 더욱더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시간에는 오늘 살펴본 키워드를 기억하며,

올키즈스터디 선생님이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며 연구한 지도 Tip들을 

몇 가지 소개할 예정이다. 

 

 

[출처 : 초.중학교 학습부진학생의 성장과정에 대한 연구 3편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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