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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기자단 기사

[두려운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 1] 아동인권의 봄을 기다리며

by 함께걷는아이들 2020. 7. 3.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봄을 잃어버렸다.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학교와 유치원에서 맞는 봄을 그리워하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됐다. 아이들이 보호받고 따뜻함을 느껴야 할 보금자리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역설적이게도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이달 초 경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월과 3월 사이에 가정 내 아동학대 신고 접수가 지난해 동일 기간과 비교해 13.8% 증가했다. 원격 수업의 교육 환경이 아동학대의 사각지대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과 가까이 시간을 보내는 학교 선생님이 원격 수업으로 인해 아이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있다.

 

출처: 연합뉴스

 

경기 여주시에서 학대받던 아이는 올해 초 한 겨울에 아파트 베란다 찬물이 담긴 욕조에 1시간 동안 방치당해 있다가 결국 숨을 거뒀다. 지난 1일 충남 천안에서는 친아버지와 새어머니로부터 폭력에 고통을 받던 아이가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 한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 경남 창녕군에서는 부모의 학대로 초등학생 아이가 눈에 멍이 든 채 도망치다 주민에게 발견돼 경찰에 신고 됐다. 이토록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뉴스에서 매년 뉴스에서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이 사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집으로 돌아간 아이가 재학대를 당했다는 점이다. 아동복지법 제3조 7호에 따르면 아동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다. 인생의 초기단계인 아동기는 인격형성이 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어떠한 경험을 하느냐는 성인기까지 영향을 미친다. 어른들의 보호 속에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이 아동 학대 경험을 하게 되면 큰 상처가 남겨진다. 그렇기에 아동 학대와 재학대를 막는 일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지만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7 전국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발생한 아동학대 2만2367건 중에서 학대 가해자는 친부모 비율이 7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친부모에 의한 재학대는 1952건으로 90.4%에 이르렀다.

 

 

이는 아동학대가 발생한 뒤 피해 아동이 분리 보호되지 않는 등의 조치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피해 아동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하지만 가해자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친권자가 강하게 희망하면 대부분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현실"이라고 이야기했다.

 

여행 가방에 갇혀 있다가 숨진 아이의 경우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도중 의료진이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별다른 격리조치가 없었다. 그 결과 아이는 가방에 갇힌 채 사망했다. 여행 가방에 갇혀있던 그 순간 원격 수업은 출석했다. 원격 수업 출결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아동 학대를 막을 방안도 미비했던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친권 있는 부모가 아동학대를 한 경우 경찰이 부모의 동의 없이 피해아동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부분도 문제점이라고 경창철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47조 가정법원의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명령에 따르면 “판사는 직권 또는 피해 아동, 그 법정 대리인, 변호사,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의 청구에 따라 결정으로 피해아동의 보호를 위하여 다음 각 호의 피해 아동보호명령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의사표시를 대신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도 말하고 있다. 친권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은 분명히 존재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동 학대가 심각한 상황에서 아동 인권 향상과 아동 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아동을 위한 정책이 구축된 나라에선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우선하여 지자체 커뮤니티와 사회복지 서비스 작동을 점검한다. 다 함께 아이를 방치하는 지역사회가 아니라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이다. 수많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우리의 세심한 관심이 아닐까. 우리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이 밝은 세상 속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그 날을 꿈꿔야 한다.

 

 

 

<참고자료>

보건복지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7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 2017

김세원, 『아동학대 재발생의 영향요인』, 서울대학교, 2008

국가법령정보센터,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019

정웅석/문영희 『아동학대사건의 처리실태 및 개선방안』, 법무부 용역과제,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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