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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기자단 기사

SNS타고 번지는 청소년 자해문화, 관심과 보호 필요하다

by 함께걷는아이들 2020. 7. 15.

 

 

스마트폰 사용이 상용화되면서 요즘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각종 SNS는 청소년층이 가장 사랑하는 스마트폰 어플이다. 손쉽고 간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SNS는 대인관계나 또래집단에 예민한 청소년에게 가장 좋은 소통 도구일 것이다.

 

이렇게 청소년들이 즐겨 사용하는 SNS에서 위험한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해시태그(#)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서 청소년 자해와 관련된 게시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 내 ‘우울계’, 같이 자해할 친구를 찾는 아이들

▲트위터에서 같이 자해할 친구를 찾는 청소년

 

최근 트위터에서 ‘우울계(우울한 계정)’, ‘정병러(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 ‘멘헤라(일본어로 정신 질환 장애가 있는 사람)’라는 해시태그가 유행 중이다.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은 자해 사진과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놀랍게도 대부분 10대가 계정 운영자이며 그중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대다수 포함돼 있었다.

 

프로필 소개에는 05년생, 06년생이라는 어린 나이가 기재돼 있다. 또한, 이들은 ‘술담배 O, 자해O, 만성우울증’이라는 청소년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단어들로 자신을 소개한다. 트위터 피드에는 우울감을 드러내는 멘션들이 가득했다.

 

문제는 각자 자신의 자해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시태그와 멘션을 통해 함께 자해할 친구를 찾는다. ‘우울계 트친(트위터 친구) 찾는다’, ‘같이 자해 인증할 사람 구함’ 등 마치 청소년들끼리 자해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듯 보였다.

 

현재 트위터는 과거보다 이용자가 많이 감소하며 주 이용층인 10대들의 한정된 극단적 문화가 더욱 쉽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이용률은 지난해 5.3%로 줄었다. 페이스북(29.6%), 인스타그램(19.3%)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또 트위터 측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트위터 헤비이용자 중 절반에 가까운 48%가 10~20대다.

 

 

인스타그램, 자해 이미지 확산에 모두 삭제 선언

 

최근 이처럼 청소년 자해문화가 빠르게 확산하자 지난해 인스타그램 CEO는 자해 관련 이미지를 강제 삭제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전까지는 일반 사용자들의 신고로 자해 이미지를 선별해왔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퍼지는 자해 이미지가 관련 없는 청소년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사진을 선별하는 기술로 이를 해결하기로 했다.

 

인스타그램은 월간 사용자 10억이 넘는 세계적인 SNS 플랫폼이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익숙한 SNS이기도 하다. 자해문화가 폭발적으로 활발했던 지난 2018년은 보건당국 자살 유해 정보 모니터링 활동 결과 77.3%가 인스타그램에서 발견됐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살 유해 정보는 모방을 유발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자해를 검색하면 뜨는 인스타그램 팝업

 

현재 인스타그램에 ‘#자해’를 검색하면 지원요청 팝업이 먼저 뜬다. 팝업을 무시하고 ‘게시글 보기’를 눌러도 자극적인 자해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다. 자해 과정을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이 난무했던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측에서 게시글까지 검열하진 못한 모양이다. 자해와 자살을 암시하고 동참을 유도하는 글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물론 이미지보다는 자극성과 파급력이 낮지만 ‘자해 인기 계정’이 아직 존재하는 것을 보면 완전히 뿌리뽑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해문화 어떻게 시작됐나

 

2015년 러시아에서 시작된 ‘대왕고래게임’이 전 세계로 퍼지며 자해와 자살이 인터넷상에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충격을 줬다. 게임은 관리자에게 자해적인 행위를 미션처럼 받고 수행한 후 인증 사진을 보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게임 외에도 멕시코에서 시작된 ‘momo’게임 등 청소년들이 당시 많이 이용했던 인터넷 게임을 이용한 자해유도가 이어졌다. 그러다 SNS와 스마트폰이 상용화됐고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자해문화가 퍼져나간 것이다.

 

 

미디어의 영향 받는 아이들

▲ 빈첸 ,  김하온  <바코드>  앨범 커버 (출처 네이버뮤직)

 

 

청소년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mnet ‘고등래퍼’에서 자해 내용을 담은 <바코드>, <마른 논에 물 대기> 음원을 낸 빈첸과 김하온. 특히 빈첸은 방송에서도 스스로 자해를 한다고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이 가수들은 자신의 경험을 담은 노래로 청소년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의도와 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경우에는 미디어에 의해 병도 문화와 유행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티스트와 미디어는 이런 점에서 자신들의 작품이 시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 자해, 그 원인은?

 

청소년들 사이 유행처럼 퍼지다가 문화로 자리 잡은 자해. 아픔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증거일까, 잘못 형성된 문화이므로 막을 수 있는 것일까? 확실한 것은 10대가 미디어와 또래집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과 판단력이 성인과 비교하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자해의 의도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자신의 신체를 통제한 것에 대한 전능감의 충족인지, 관심 끌기인지, 혹은 manipulation인지, 자살의 전조 행동인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또 자살적 자해와 비자살적 자해로 분류될 수 있어서 전자의 경우 자살 원인 상담, 후자의 경우 자해습관이나 유입경로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미성숙한 청소년들의 경우 자해를 스트레스 해소제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자해 후 경험하는 감각의 안정화 과정이 신체적 부상 후 진통 작용을 하는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과정과 비슷해서 자해가 고통을 완화시키고 마음을 깨끗하게 해주며 감정을 가라앉혀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이는 단지 일시적인 착각일 뿐 근본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없다.

 

청소년기 격변하는 감정들과 스트레스를 올바르게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 자해문화는 하나의 유행처럼 커져 있지만, 청소년 개인의 사연은 다를 것이다. 부모와 학교의 지속적인 관심이 우선적이고 미디어와 법률 차원의 보호가 필요하다.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기 어렵다면

자살예방 핫라인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24시간 상담 가능합니다.

 

 

[참고자료]

EBS, <배워서 남줄랩 2> 1화 https://www.ebs.co.kr/tv/show?prodId=128220&lectId=10970990

정신의학신문, [알쏭달쏭 정신과] 나 스스로 상처를 준다 http://naver.me/xhscDy4f

연세대학교 공식블로그, 한국 청소년의 비자살적 자해 현상 연구 보고서 http://www.cdnews.co.kr/blog/blogOpenView.html?idxno=773009

신동아, 자해 청소년 급증 경보 https://shindonga.donga.com/3/all/13/1686942/1

사랑초심리상담연구소 블로그, 아동청소년의 자해문화 https://blog.naver.com/perky0424/221448945658

상담자의 일기, 자해 병인가 문화인가 http://blog.naver.com/how_to_live/221548146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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