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성년자 16명을 비롯해 74명에게 성 착취를 일삼아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했던 ‘n번방 사건’과, 2018년 인천의 젊은 목사가 약 12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폭력을 일삼아온 것이 드러나 큰 논란이 되었던 ‘김다정 목사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두 사건 모두 크게 보았을 때 ‘그루밍(Grooming)’ 성범죄라는 것이다.

 

김다정 목사는 자신의 신뢰받는 위치와 지위를 이용해 신도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조주빈 일당의 범죄 방법인 텔레그램 성 착취는 온라인 그루밍의 전형이었다. 자신들이 원하는 사진을 얻기까지 피해자를 속이며 신뢰 관계를 형성했다.

 

‘그루밍 성범죄’란 무엇이고,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루밍(Grooming)의 사전적 의미는 길들이기, 꾸미기 등을 의미한다. 그에서 착안해온 ‘그루밍 성범죄’는 신뢰와 안정감을 바탕으로 피해자를 길들이고, 피해자의 심리를 이용해 성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루밍은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므로 마치 피해자가 성적 관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상 그루밍 성범죄는 성직자와 신도,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에서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대개 그루밍 성범죄는 6단계로 이루어진다. ①먼저, 피해자를 선택하고 접근한다. 가해자들은 아이가 외로워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애착을 구하는 장애가 있는 가정들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②다음으로, 피해자의 욕구를 파악하여 따스함을 드러낸다. ③피해자의 욕구를 채워 준다. 피해자에게 선물을 주고, 함께 외출도 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다. ④일대일로 만나는 상황을 만들어 피해자를 고립시킨다. ⑤자연스럽게 성적(sexual) 관계를 만들어간다. 간지럼 태우기, 머리 헝클어뜨리기 등 비 성적인(non-sexual) 행동에서부터 점차적으로 뒤에서 껴안기 등의 성적 접촉으로 확대된다. ⑥마지막은 피해자를 회유, 비난해 통제하기 순이다.

 

 ‘그루밍 성범죄’의 유형

‘그루밍 성범죄’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바로 오프라인 그루밍과 온라인 그루밍이다. 김다정 목사 사건의 경우에는 오프라인 그루밍, n번방 사건의 경우에는 온라인 그루밍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둘은 비슷하지만, 구분되는 특징이 존재한다. 먼저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는 일반 성범죄와 오프라인 그루밍 성범죄보다 상대적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가지고 있고, 가해자 연령은 다소 젊은 경향을 보인다.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의 피해자는 오프라인 성범죄자와 일반 성범죄와 비교하면 가해자와 연령 간의 차이가 작았다.

 

 

‘그루밍 성범죄’를 예방하려면?

탁틴내일 아동·청소년 성폭력 상담소의 성폭력 피해 상담 사례 분석 결과에 따르면(2014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접수된 사례 대상), 이 중 그루밍 성폭력은 전체 43.9%의 비중을 차지했다. 나이 또한 6세~19세로 다양했다. 특히 이 조사에 참여한 6~10세 아동의 경우 모두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로 알려져 이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된다.

 

그루밍 성범죄는 신뢰를 쌓아 성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인만큼, 피해자 스스로 자신의 피해를 알기도 어렵고, 저항하기도 어렵다. 많은 경우, 피해자들은 범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심지어 그들과 사랑에 빠졌다고 보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적 관계의 발달은 그루밍 성범죄 과정을 착취로 여기지 않고, 피해자 스스로를 희생자로 여기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범죄이며, 그러므로 미리 알고 예방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국가 차원에서도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참고문헌

신현주, 2019, 아동·청소년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이해와 예방대책에 관한 연구, 한국치안행정논집

윤정숙, 2019, 아동·청소년 성범죄에서 그루밍(grooming)의 특성 및 대응 방안 연구,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한숙희, 2020,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그루밍(Grooming, 길들이기) 판례분석, 청소년 문화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