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이래서 안 돼” “꼰대다” 라는 말,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흔히 기성세대는 MZ세대*를 “요즘 애들”, MZ세대는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부른다. 서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는 말이다. 이들 간의 세대 갈등은 예전부터 지속되어 왔는데,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기성세대는 Z세대가 일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지만 일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이며, 개인의 생활만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tvn(tvN shift)에서는 기성세대를 대상으로 블라인드 토크를 진행했다. 그들은 Z세대에 대해 “항상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버릇이 없다”, “본인 생각 위주다” 등의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접하기 힘들었던 기성세대와 달리, ‘디지털 네이티브’라고도 불리는 Z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했다. 이러한 차이로 기성세대는 Z세대를 그저 우선순위가 스마트폰이며, 꿈과 미래에 대한 기대와 내면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여기기도 한다.
Z세대 또한 기성세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 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3명 중 1명꼴로 기성세대가 노력에 비해 더 큰 혜택을 누리고, 다른 세대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내일 설문조사 결과, Z세대는 기성세대의 특성으로 ‘내로남불’, ‘라떼는 말이야’, ‘회식 강요’, ‘권위적’ 등을 꼽기도 했다.
KBS에서 실시한 세대 인식조사를 살펴보면,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생각하는 ‘도덕적 확신 지수’에서 두 세대는 차이를 보인다. 서강대학교 하상응 교수는 도덕적 확신 지수가 높을수록 세상을 옳고 그름의 잣대로 보는 경향이 강하고, 자신과 다른 생각은 옳지 않다고 보는 성향이 높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청년과 50대의 도덕적 확신 지수는 약 0.3점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도덕적 확신 지수가 높은 기성세대는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경향이 있다. 이는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부르게 되는 데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두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갈등과 부정적인 인식의 뿌리부터 뽑아야 할 것이다. 고경순 제주일보 논설위원은 갈등의 원인이 살아온 환경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두 세대는 살아온 사회와 환경에 따른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Z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경쟁’과 ‘압박’이 내면화된 세대다. 한국일보 조사에 따르면 ‘열심히 노력하면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Z세대는 22%에 불과했을 정도다. 이는 그들이 스스로 ‘경쟁에 시달리며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 구조적으로 계층 이동이 막혀 있는, 비합리적인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성세대는 이러한 현 세대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Z세대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과 주어진 현실에 근거해서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불안한 미래 속에서 살고 있는 Z세대에게 자신들의 경험에 비춰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는 기성세대의 모습은 꼰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기성세대가 하는 말과 행동을 무조건 꼰대질이라고,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 그들은 Z세대보다 인생의 경험이 많고 그로부터 얻은 지혜를 무시할 수는 없기에, ‘어른’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어린 사람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우월함을 강조하는 ‘꼰대’가 아니라,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미래의 세대에게 도움을 주고 조언해 주기 위한 ‘어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Z세대는 어른인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원하고, 기성세대는 Z세대의 고충을 이미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대 간의 갈등을 불러오는 편협한 시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기성세대와 Z세대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기성세대가 Z세대에게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사적인 질문들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는 잘하고 있니”, “취직은 했니” 등의 질문은 Z세대의 기분을 언짢게 할 수 있어, 오히려 소통을 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흔히 ‘라떼 화법’이라고도 불리는 “나 때는 말이야”, “옛날엔 말이야”와 같은 전형적인 꼰대의 말투를 조심해야 한다. 이는 Z세대를 무시함과 동시에 자신들을 과시하는 것처럼 보이므로, 상대를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기성세대는 일방적으로 따지거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권위적인 태도를 지양해야 할 것이다. 반면 Z세대는 기성세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모든 어른들이 꼰대라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그들과 조금씩이라도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무작정 회피하기보다는 대화와 소통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마음을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면 그들 간의 거리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서로를 향한 비난의 화살을 멈추고 공존을 위해 노력할 때다.
참고자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1091910764508
▶https://www.youtube.com/watch?v=4jHvR7a8oBY&t=557s
▶https://www.youtube.com/watch?v=0fYwbLSVLeQ&t=74s
▶https://www.youtube.com/watch?v=ofuMR1ORxio
▶https://newstapa.org/article/BqQdz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127884&memberNo=47852684&vType=VERTICAL
▶http://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83476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81&aid=0002992060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01&aid=0012434221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647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8373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12160448787046
▶http://www.brandbrief.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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