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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기자단 기사

게임계의 신데렐라, 셧다운제

by 함께걷는아이들 2021. 8. 11.

밤 12시가 되면 사라지는 동화 속 신데렐라처럼, 게임 업계에도 밤 12시가 되면 청소년에게 문을 닫는 ‘셧다운제’가 있다.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밤 12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제도(청소년보호법 제26조)로, 청소년의 적절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온라인 게임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2011년 도입·시행되었다. 

셧다운제는 도입 이후부터 지금까지 찬반 논쟁이 지속되어 왔으며, 게임 환경이 변하면서 실효성 등의 측면에서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최근에는 이를 폐지, 수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되고 있는데, 초통령(초등학생+대통령) 게임이라고 불리는 ‘마인크래프트’가 19금이 된 상황 때문이다.

 

 

셧다운제 폐지 청원

 

마인크래프트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공간에서 타인과 소통하며 블록을 쌓아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게임으로,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다. 지난해 5월5일 어린이날엔 청와대가 마인크래프트로 가상의 청와대를 만들어 어린이 이용자들을 초청했을 정도로 어린이들에게 친화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마인크래프트를 서비스하는 마이크로소프트(게임사)는 셧다운제를 이유로 우리나라에만 따로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며 만 19세 이상만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셧다운제로 인한 연령제한으로 미성년자의 접속이 차단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셧다운제를 폐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에 10만명 이상이 동의하며 논란이 커졌다. 

 

폐지를 요구하는 이들은 셧다운제 시행으로 청소년의 권리가 침해되고, 실효성이 부족하며, 과도한 규제로 인해 게임업계의 발전이 저해된다고 주장한다. 실효성이 낮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셧다운제가 온라인(PC) 게임에만 국한되기 때문이다. 셧다운제가 도입된 10년 전에는 PC게임이 주류였기 때문에 모바일과 콘솔 게임에는 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모바일 환경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의 PC게임 이용률(58.8%)은 모바일게임 이용률(82.4%)보다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현행 셧다운제는 그동안 변화한 게임의 환경과 위상을 반영하지 않은, 현재와 어울리지 않는 규제라는 한계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셧다운제만으로 청소년의 게임 시간을 줄이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청소년이 부모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게임에 가입해 심야시간에 게임을 함으로써 규제를 피해간다는 점에서다. 수면 시간 또한 실질적으로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진흥원의 2020년 게임이용자 패널연구에 따르면, 게임 이용시간과 수면시간 사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셧다운제는 국내 게임 산업을 위축시킨 규제로 꼽힌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게임에는 적용이 되지 않아, 해외 온라인 게임으로 이용자들이 몰려들면서 국내 게임 산업 규모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는 셧다운제가 게임의 부정적 측면을 과대하게 해석해 학부모에게 입법을 공모한 사안이라며, 국민 기본권 측면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청소년 보호, 게임 중독 예방 등을 이유로 셧다운제 유지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게임에 빠진 청소년을 구하고 중독을 예방하는 것은 국가가 나서야 할 일이며, 부모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맡기면 그들 간의 갈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법으로 규제해야 아이들이 잘 따른다는 것이다. 또한 셧다운제 시행 이후에도 계속 커지고 있는 게임시장 규모를 볼 때, 게임 산업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한다. 학부모단체와 중독 포럼은 “PC가 아닌 모바일로 게임과 인터넷사용패턴이 변화했다면, 이는 셧다운제 폐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모바일을 통한 게임과 디지털미디어 과사용 예방책을 마련해서 해결할 일”이라며 “지난 10여 년간 이미 법에 규정된 게임이용시간 부모선택제의 구체적 시행은 외면해오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게임이 생활의 일부가 됐으니 셧다운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은 아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마저 국가가 앞장서 포기해버리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셧다운제를 완전히 폐지하기보다는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부모에게 선택권을 주는 ‘선택적 셧다운제(부모선택제)’가 대안이다. 선택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부모 등 법정대리인이 요청하면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규제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청소년 본인이나 학부모가 요청할 때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7월 30일 자체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셧다운제 개선에 대해 논의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선택적 셧다운제로 법안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승범 문체부 게임콘텐츠사업과장은 강제적 셧다운제가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을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라며, 규제 완화, 자율성 보장, 청소년 보호 세 가지 방향성을 갖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셧다운제의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셧다운제의 장점을 살리되 시대적 변화에 맞춰 개선한다면 더 좋은 제도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중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캠페인을 함께 진행함으로써 셧다운제의 취지에 맞게 청소년을 보호하고 게임 중독을 예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자료

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30829

https://www.etoday.co.kr/news/view/2050213

https://www.dailian.co.kr/news/view/1017590/?sc=Naver

https://biz.chosun.com/opinion/journalist/2021/08/04/XRVNC6XJBVGJVOY4LYSX4NUQLM/?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80315313659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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