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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기자단 기사

‘아름다움’에 기준이 있어야 하나요?

by 함께걷는아이들 2021. 8. 12.

 “아무래도 큰 눈, 군살 없는 몸을 갖고 싶죠” “피부가 깨끗하고 코가 높고 근육이 있는 몸이요” 10대 청소년들에게 ‘어떤 외모를 갖고 싶나요?’ 라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변이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 만족하냐고 묻자, 자신의 외모는 이상적인 외모에 충족하지 않기에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답했다.

출처 Pixabay

 중학교 2학년인 A는 다이어트를 위해 한 달에 4개의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 A는 아직 성장기 청소년이지만, 자신의 몸이 이상적으로 아름다운 몸과는 다른 모습이고, 자신의 몸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한다. A가 사용하는 SNS나 자주 보는 방송에서 사람들이 “예쁘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전형적으로 살이 없는 마른 몸이었다. 이로 인해 A 또한 마른 몸, 얇은 팔과 다리가 아름다움의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자신의 몸은 그러한 미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A는 요즘 다이어트 뿐만 아니라 ‘쌍꺼풀 수술’도 생각하고 있다. 연예인들이나 인터넷 속 여성들의 큰 쌍꺼풀이 A의 또 다른 미의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B는 자신의 마른 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친구들 사이에서 너무 마른 몸은 ‘멸치’ 라고 불리고, 반대로 살집이 있는 몸은 ‘돼지’ 라고 불린다. 마른 몸을 ‘멸치’ 라고 부르게 된 것은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마른 몸을 가진 사람을 멸치라고 부른 것을 본 이후부터다. 돼지라는 단어 또한 TV 방송을 통해 놀리는 데 사용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B는 멸치나 돼지가 아닌, TV 속에서 사람들이 감탄하는 근육질 탄탄한 몸을 갖고 싶다고 말한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인간은 자신의 외적인 모습을 관리함으로써 자신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단점은 가리고자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상적 체형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사회문화적 태도가 신체 자아상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기의 경우,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신의 외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다. 이 시기에 미디어와 사회를 통해 왜곡된 미의 기준을 받아들이고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신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로 윤현정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신체상 왜곡을 가지고 있고. 국외 연구에서도 청소년의 과반수가 부정적인 신체 자아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 언급된 A와 B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소년의 신체 자아상과 미의 기준에는 어른들이 만든 사회문화적 태도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강남역 근처 대로변을 걸으면 지하철에서부터 거리에까지 각종 성형광고들이 즐비한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벽에 크게 걸린 광고들은 대부분 ‘예뻐지면 삶이 달라질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은연 중에 전달하고 있다. 쌍꺼풀이 있으면, 지방을 흡입하면, 코가 오똑해지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마른 몸을 포함한 특정 신체적 특징을 이상화하고 찬미할 뿐만 아니라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암묵적으로 나타낸다.

 

 옥외광고 뿐만 아니라 각종 SNS를 포함한 미디어도 지속적으로 잘못된 신체 이미지를 강요한다. Z세대라고 불리는 현재의 아동청소년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 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을 만큼 미디어 이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들이 미디어를 사용하는 동안 미디어 속 수많은 콘텐츠들이 아동청소년에게 잘못된 미의 기준을 제공한다. 평균 신체보다 더 마른 사람들이 청소년이 접하는 방송과 광고에 등장한다.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게임 속 여성과 남성 캐릭터들은 모두 근육질의 마른 몸을 가지고 있고, 통통하고 살집이 있는 캐릭터는 거의 찾기 힘들다. SNS의 경우, 사진과 영상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타인과의 비교도 쉬우며, ‘좋아요’ 기능을 통해 사람들의 반응도 즉각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청소년들은 또래와 어울리려고 하고 타인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SNS에서 보여지는 반응이 청소년들에게 무조건적인 미의 기준이 된다. 

 

 ‘아름답다’ 라고 반응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름다움의 기준이 획일화되고, 그 기준과 다른 모습은 비판을 받는 사회문화적 태도가 형성되어서는 안 된다. 비현실적인 기준을 만들고 기준에 맞춰지도록 요구하는 사회가 아니라, 기준의 다양성과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사회는 청소년에게 성인들이 만들어내는 잘못된 신체적 이미지를 강요하지 않고, ‘건강’과 ‘아름다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 한다. 더불어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자신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어 가꿔 나가도록 이끌어야 한다. 청소년기 올바른 신체 자아상 형성을 위해 사회와 성인들이 자신 또한 잘못된 미적 기준에 편향되어 있지 않은 지 되돌아보고 올바른 신체 자아상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참고자료

▶윤현정. (2020). 청소년의 외모 관련 사회적 압박감, 신체상 불만족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가정간호학회지, 27(1), 92-101.

▶신은경, 민하영. "청소년의 외모에 대한 사회문화적 태도, 공적 자의식, 신체만족도와 이상식이행동 간 관계에 대한 구조방정식 모델." 한국생활과학회 학술대회논문집 . (2016): 87-87.

▶강양희(Yang-Hee Kang),and 박성희(Sung-Hee Park). "청소년의 외모만족도, 자기효능감 및 학교생활적응 간의 관계."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4.6 (2014): 211-218.

▶임인숙, 백수경. "이상적 체형과 체중 감량 선호에 관한 국제비교연구." 한국사회학 50.4 (2016): 169-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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