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키즈 존” 이제는 “케어 키즈 존”, “노 배드 페어런츠 존”?

 노 키즈 존은 영유아와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업소를 가리키는 신조어로, 몇 해 전부터 현재까지 이를 향한 찬반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노 키즈 존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케어 키즈 존”, 더 나아가 “노 배드 페어런츠 존”까지.

여전히 이어지는 ‘노 ○○ 존’ 우리는 앞으로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노 키즈 존”대신 생겨난 “케어 키즈 존”이라는 제목으로 “케어 키즈 존”을 시행하는 한 카페의 안내판 사진이 올라왔다. 안내판에는 이 카페가 노 키즈 존이 아닌 케어 키즈 존이며, 아이를 동반한 고객들을 향해 자녀의 적극적 케어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또한 “케어 키즈 존”에 이어 등장한 “노 배드 페어런츠” 존은 지녀 아이를 훈육할 의지 없이 방치하는 나쁜 부모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뜻으로, 케어 키즈 존과 비슷한 흐름을 담아 어린이를 동반한 손님을 향한 주의를 보여주었다.

 

 

 

 노 키즈 존의 찬반 논쟁이 매우 열띤 것과 같이, 케어 키즈 존, 노 배드 페어런츠 존에 관한 다양한 의견 또한 존재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노 키즈 존은 부모의 방관과 무책임의 결과”라고 말하며, 본인의 아이를 적극적으로 케어하고 교육하는 것은 당연한 일임을 근거로 케어 키즈 존과 노 배드 페어런츠 존을 향한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준 반면, 안내판의 내용을 보면 기본적인 아기 의자, 컵 등의 유아 물품 즉,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환경” 없이 아이와 아이를 데려온 부모가 검열의 대상이 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부정적인 입장 또한 존재했다.

 

 

 

 노 키즈 존, 케어 키즈 존 등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이들 중에서는 그 용어 자체가, 안내판의 설명 자체가 아이를 동반한 손님이 기물 파손, 안전사고 및 소음을 ‘무조건’ 발생시키는 존재라고 단정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논쟁들을 통해 노 키즈 존으로부터 시작하여 케어 키즈 존, 그리고 노 배드 페어런츠 존에 이르기까지 특정 연령층(어린이)을 대상으로 한 차별적이고 배제적인 사회의 시선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틀림없이 확인할 수 있다.

 

 노 키즈 존, 케어 키즈 존, 노 배드 페어런츠 존을 처음 시행하게 된 그 배경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개인의 일탈 행위를 전체에 돌려 강력한 낙인을 찍는 행위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삶을 통해서만 진정한 사회적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 즉, 아동이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본인이 속한 사회에서 살아는 데 필요한 지식과 사회적 역할, 규범 등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사회화의 과정은 미래의 개성과 자아 형성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정 연령층과 이를 양육하는 이들을 향한 낙인과 차단적인 시선은 아동의 근본적인 발달 과정을 위협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부분이다.

 

 인간의 사회화는 사회적 차원에서 구성원 간의 문화를 공유하며 그러한 문화를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이 ‘문화의 공유’는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과 가치, 행동 등이 점차 유사해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노 ○○ 존’이 보편화된 사회 즉, 차별과 배제가 보편화된 사회에서 아동이 자라난다면 그들은 어떠한 사회화를 겪을 것이며, 그들은 다음 세대에 어떠한 문화를 전달하게 될까?

 

바로 차별과 배제가 당연시되는 문화의 전달이 이루어질 것이다.

 

 지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 11조와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를 이유로 상업시설 이용과 관련하여 특정한 사람을 배제하는 것을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2조 제 3호, 유엔 아동 권리위원회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을 근거로 “노 키즈 식당은 아동 차별”이며, 13세 이하 아동 식당 출입 전면 금지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런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아동·청소년 인권 단체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노 ○○ 존’의 문화는 여전히 법적으로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계속되고 있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평등의 원리와 차별 금지의 원칙을 어기고 지속되는 ‘노 ○○ 존’의 문화로 인해 그 양육자들을 위한 사회적 공간이 점차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을 우리는 이를 더 이상 그저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

 

 2022년 5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이하여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천막 앞에서 ‘노 키즈 존 가고 차별금지법 오라’는 제목으로 ‘어린이차별철폐의 날’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노 ○○ 존’을 법으로 금지하기 위한 이들의 움직임처럼 아동과 그 양육자에 대한 존중과 포용이 존재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또한 그들을 향한 끊임없는 관심과 논의 등을 통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함께기자단 6기 민희원

 

출처

:노 키즈 존 대신 케어 키즈 존

https://pann.nate.com/talk/366475444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한국일보-“자녀 관리 못 하는 무개념 부모 출입 금지” 노 키즈 존 대신 ‘노 배드 패런츠 존’ 뜬다

https://v.kakao.com/v/20200112163659802

: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료-인권위 “노 키즈 식당은 아동 차별”

https://www.humanrights.go.kr/site/program/board/basicboard/view?menuid=001004002001&boardtypeid=24&boardid=7601837

:베이비 타임즈-“노 키즈 존은 차별”... 어린이날 100주년, 어린이가 말했다

http://www.baby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