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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기자단 기사

보호 시설 청소년의 보통의 하루. 영화 「거인(Set Me Free, 2014)」 감상

by 함께걷는아이들 2023. 1. 2.

 청소년 보호 시설에서 살아가는 17살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거인을 감상했다. 보통의 가정이 아닌 시설을 운영하는 성당의 신부님과 원장 등의 직원, 그리고 자신처럼 시설에서 살아가는 또래와 함께 생활하는 청소년의 삶에서의 선택, 고충, 어려움 등에 대해서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물론 시설에서 살아가는 모든 청소년이 영화에서 보이는 삶을 살아가지는 않겠고 매우 극단적인 삶의 예시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영화임은 틀림없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최우식 등이 출연하였다.

 

 청소년 시설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고민, 앞으로 스스로 살아갈 삶에서의 생존을 위한 노력, 그리고 자신의 가정 및 개인으로부터의 고충. 이러한 어려움에 얽혀있는 17살 청소년, 영재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삶만을 챙기기에도 바쁜 무책임한 부모님은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 중인 청소년 보호 시설인 이삭의 집으로 영재를 보내게 되고, 그 결과 영재는 하루하루를 힘들고 고되게 버티면서 살게 된다. 자신의 또래와 걸맞지 않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궁리하며 살아간다.

 

영화 「거인(Set Me Free, 2014)」 포스터.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데…….”

 시설에서의 삶의 유지를 위해 항상 시설 관계자의 눈치를 보는 삶, 끔찍한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 무책임한 가정 속에서 살아왔기에 교육 등의 부분에서 부족함을 갖는 자신,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한 청소년이라는 시기에 누구도 자신을 책임지려 하지 않는 보호자. 이러한 현재의 삶은 영재가 삶의 초점을 생존에 두도록 이끌었다.

 

 신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이러한 장래 희망을 공공연히 알리는 영재. 진정 자신의 꿈이 아닌 계획적인 선택이다. 첫째, 신부를 꿈꾸며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면 시설에서 나온 이후에도 신학교에 진학하여 생활하는, 현재보다 더욱 자유롭고 미래가 보장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시설에서 계속 남아있으려면 좋은 이미지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 신부라는 꿈을 설정한 것이다. 이처럼, 영재는 자신의 바람에 기초한 삶을 꾸려나가는 것과 거리가 먼, 오로지 생존을 해야 한다는 현실에 기초한 선택적인 삶을 살아간다. 더하여, 무책임한 가정에서의 시간과 시설에서의 의존적인 생활은 자신의 경제적 부족함을 몸소 느낄 수 있게 이끌었고, 이로 인해 험한 세상을 해쳐나가려면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영재는 자신의 궁핍함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현실에서 살고 있기에, 보호 시설의 창고 기부품 중 비싼 신발을 빼돌려서 학교나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여 생활비를 번다.

 

 하지만 영재에게는 문제가 일어난다. 일단, 신발을 빼돌리며 돈을 충당하는 일을 걸리게 된다. 평소에 이미지가 좋았던 영재이기에 창고의 신발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들통났음에도 전혀 의심받지 않고 결국 함께 생활하는 시설 청소년인 범태가 누명을 입게 되어 억울하게 시설에서 내쫓기게 된다. 하지만 영재는 신발을 파는 일을 그만둘 수 없었고, 결국에는 억울함을 호소하여 진실을 밝히려 창고 근처에 숨어있던 범태에게 걸리게 되었고, 다시 자신을 시설에 들어가게 만들라는 협박을 받게 된다. 하지만 시설 내에서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범태이기에 시설 내부인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의 실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진실을 알고 있는 범태를 다시 시설로 들이는 것은 자신이 시설에서 내쫓길 수 있고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고민하게 된다. 더하여, 영재의 아버지가 계속해서 시설에 찾아오게 된다. 아버지는 자신과 함께 생활하는 둘째 아들도 시설에 맡기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닌 주기적으로 계속 이삭의 집에 방문해서 둘째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려 시도한다. 영재는 보호자의 역할을 자신의 안위를 위해 쉽게 포기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자신의 동생이 시설에서 함께 생활하게 됨으로써 따라올 자신의 희생과 지금까지의 생존을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영재를 무너뜨렸다. 과연 영재는 자신을 위협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왜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건데?”

 

영화 거인은 자신의 삶의 목표가 생존이어야만 하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현재와 막막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생활하는 청소년 보호 시설의 한 청소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청소년 시기에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를 당연히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시간을 일상으로 생각하는 어른 이전의 시기는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당연함이 절대 아니다. 청소년의 시기부터 자기 자신을 유일하게 직접 책임져야만 하는, 또래에 비해 너무나도 일찍 어른이 될 수밖에 없었던 무거운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영화이다.

영화 「거인(Set Me Free, 2014)」 포스터.
 

 영재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청소년 보호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에 대한 공감은 물론, 세상에서 소외되는 다양한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부모님의 소외로 인해 너무나도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만 하는 외롭고 차가운 시간, 현재는 물론 앞으로의 미래까지 스스로 꾸려나가야만 하는 암울한 현실, 주변의 도움은커녕 방해와 어려움, 두려움의 악순환이 기본값인 일상, 그리고 바람직하지 못한, 혹은 불법적인 방법만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밖에 없는 현실. 영재의 이야기는 보호 시설에서 외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청소년의 모습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다양한 상황과 이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많은 청소년의 삶 또한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무능한 아버지를 죽여주시고, 못난 어머니를 벌해주시고, 이런 나를 품어주세요.”

 

 현재에도 보호 시설에 거주하는 적지 않은 청소년은 스스로 거인이 되는 것을 자청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아간다. 최대한 안정된 삶을 위해, 그리고 스스로 꾸려나갈 수 있는 미래를 갖기 위해, 그들은 현재의 어려움을 각자만의 방법으로 견디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가면을 쓰며 살아갈 수도 있다. 항상 가면을 쓰면서 살아간다. 매일 웃기에도 바쁜, 좋은 기억으로만 가득 채우기에도 부족한 청소년이라는 시기에 말이다. 청소년의 시간에, 그들은 생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궁핍하고 부족한 시설에서의 생활은 그들의 삶의 가치관을 완전히 바꿀 수밖에 없게 하며, 자신의 꿈과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닌 더욱 편하고 안정적인 삶을 목표로 선택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유도한다. 살아간다. 오직 세상에서의 생존을 위해 자신의 색깔과 정체성을 포기하면서, 거짓된 선택적 생활을 살기도 한다. 살아간다. , 아직 완전한 성숙도, 완전한 자립의 능력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지만 오직 살아가기 위해 많은 것들을 인내해야 하기에, 스스로 거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견딤이 전부기 때문에, 거인과 같은 거대한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그들은 언제나 거인과 같은 거대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가정의 부재, 보호자의 포기, 다양한 이유. 스스로 자기 자신의 보호자가 될 수밖에 없다. 영화는 보호 시설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의 입을 대신한다. 어떤 어려움이 답습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현실과 현재보다 더욱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며 살아가는 청소년의 입을 말이다.

 

 아무리 거인이라고 하더라도 강하지 않다. 겉모습은 거인이든 아니든 모두가 비슷하며, 힘듦을 견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인처럼 단단해지고 거대화할 수밖에 없는 마음의 크기가 다른 점이다. 그들이 거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남들보다 오래 참을 수 있는 마음과 견뎌온 무거운 시간, 그리고 거대한 상처와 외로움이다. 이러한 힘듦을 스스로 지니고 짊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들은 거인처럼 커졌다.

 

 세상에는 거인이 아닌 사람과 거인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강한 것이 아닌 단지 스스로와의 싸움을 기본값으로 여기고 계속해서 견뎌온 사람일 뿐이기에 세상의 관심이 매우 필요한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들은 외면받는 것이 아닌 남들보다 어려울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기에 더욱 존중받고 박수받아야 마땅하다. 비록 거인이지만 목소리는 거인처럼 크지 않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기에, 세상은 그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느 또래들과 달리 그들에게는 보호자란 자기 자신뿐이다. 그 빈자리는 우리의 관심으로 채워주어야 한다.

 

“사는 게 숨이 차요.”

 

오늘도 하루를 단지 지내며 살아가지 않고 견디며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을 응원하고 존중하며, 위로를 보낸다.

 
 

 

▷함께기자단 6기 이훈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거인(Set Me Free, 2014)」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aver?code=117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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