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현실적인 모습을 잘 반영하는 이옥수 작가의 책,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키싱 마이 라이프>, <킬리만자로에서 안녕> 그리고 <파라나>까지 개인적으로 이옥수 작가는 청소년들의 순수함과 슬픈 현실을 잘 반영하여 공감을 이끌어낸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소개할 책 역시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여 이들이 마주한 현실을 잘 드러내고 있다. 어린 세 소녀들의 귀엽고 해맑은 모습이 너무 아름답지만, 이렇게 해맑았던 만큼 어린 소녀들에게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주인공 순지와 친구 정애, 은영이.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 상경해 봉제공장에서 돈을 벌고 야간학교를 다니지만 결국 어른들의 비양심적인 불법행위로 인해 목숨을 잃고, 친구를 잃은 세 소녀들의 이야기는 청소년 권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어리다는 이유로 어른들의 불법적인 행위에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소녀들.

작가의 말을 보면 이 책은 1980년대 안양 섬유공장 화재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항상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글은 허구 소설보다 마음에 더 와닿는다. 이 책은 특히 어른들의 이윤 추구라는 목적 안에서 희생당하는 사회적 약자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묘사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열일곱 살 정애는 일터에서 만난 어른 남자친구를 사귀다가 데이트 폭력을 당해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경찰은 진단서를 떼는데 돈이 많이 드니 집에서 달걀 찜질이나 하라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 세 소녀들이 일했던 봉제공장은 불법적으로 건물을 개조해 기숙시설을 만들고 이를 숨기기 위해 모든 문을 잠그고 입구에 천을 가득 쌓아 놓았다. 최악의 근무환경인 것이다. 기관에서 감사가 나오는 날에만 교묘하게 기숙시설을 개조하지 않은 것처럼 속여 공장 운영을 유지해왔다. 때문에 화재가 났을 때 소녀들은 대피할 수 없었고 결국 질식사에 이르었다.

 

분명 법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상황이었음에도 어린 소녀들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했다. 민중의 지팡이라던 경찰은 힘이 없는 청소년을 외면했고, 이윤과 인권 사이에서 이윤을 택한 봉제공장주 때문에 소녀들은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소녀들은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이 책의 배경이 1980년대에서 30여 년이 지난 현재, 이러한 청소년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은 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불이익을 받고 있다. 알바를 하는 청소년들은 어리다는 이유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거나, 법으로 정해진 주휴수당, 야간수당을 받지 못한다. 청소년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귀찮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아예 청소년 고용을 꺼리는 고용주도 여전히 많다. 존재하지만 막상 제대로 보호의 기능은 하지 못한 채 법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생각과 비전을 키워주는 책


불과 1년 전까지 나 역시 청소년이었고, 아동 청소년 권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의 경우에는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비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권력자들이 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활용해 검은 이익을 추구하는데 반해 법과 복지에 대해 잘 모르는 청소년들은 자신이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살아가거나 알아도 제대로 대처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서울시 교육청이 중3, 고2 학생 8654명을 대상으로 한 서울 학생 노동인권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중 15. 9%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절반가량인 47.8%의 학생은 근로 중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근로기준법에는 청소년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조항들이 있다. 나는 이러한 복지, 인권보호와 관련된 법에 관심을 가지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청소년 근로자들을 보호하고 싶다는 비전을 가지게 되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할 계획이 있는 청소년들, 그리고 청소년들을 고용한 고용주들이 이 책을 읽고 청소년 노동자의 권리 보장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조그마한 욕심의 씨앗이 되돌릴 수 없는 재앙과 상처로 자라나지 않는 사회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