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성의 <방황하는 별들>은 1980년대 작으로, 단속에 걸린 아이들이 경찰서 보호실에 수감되어 하룻밤을 지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며 청소년 연극 대본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아이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극중 등장인물인 ‘영태’는 “어른들은 우리를 모른다.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들이 생각하는 틀 속에 집어넣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철진’은 집을 ‘자식이 뭘 원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부모가 있는 곳’으로 표현했다. 다른 아이들도 이런 이야기에 동의하며 목소리를 낸다. 그러다 끝에는 기성세대의 한 구성원인 각자의 부모님과 빚었던 갈등을 해소하며 보호실을 나선다. 다음은 또 다른 등장인물인 ‘정미’가 보호소에 온 아버지와 마찰을 빚는 과정에서 나오는 대사이다.

 

“내 얼굴에 먹칠을 해도 유분수지. 아예 내 눈에 안 보이는 곳으로 없어지든지 할 것이지, 집 전화는 왜 가르쳐 줘?”
“잘못했어요? 그 소리 한두 번 들었어?”


‘정미’는 아버지가 오기 전, 날이 밝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가 오시면 난 죽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화를 내는 아버지를 마주하며 두려움에 떤다. 만약 극을 관람하고 있는 관객이라면 여기서 몇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미’의 아버지는 아이에게 이렇게까지 화를 내야 하는 걸까. 그리고 아이가 아버지의 행동을 예측하고 겁에 질려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아이는 아버지에게 이런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들었던 것일까. 필자는 이에 대해 ‘정미’의 아버지가 행하고 있는 것을 학대의 한 측면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문제를 제기해 보려고 한다. 또한 현재 청소년 학대에 대한 상황을 살펴보겠다.

 

 

가출의 원인, 사색의 필요성


앞서 말했듯이 극 중 아이들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아이가 보호소에 있는 것에 대한 이유를 묻지 않고, 오히려 ‘내 말을 잘 들으라고 하지 않았냐’며 화를 낸다. 아마 가출 경험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가 집에 돌아온 아이를 마주했을 때 이런 상황은 흔하게 벌어질 것이다. 한 번쯤은, 혼을 낼 게 아니라 자녀가 왜 집을 나서고 싶어 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가출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접수된 ‘가출 청소년’은 6만 6000여 명(연평균 2만 2000여 명)이다. 결코 간과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다. 접수되지 않은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 숫자는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00명 중 3~4명이 가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2018년의 청소년 인구가 899만 명(출처: 통계청)인 것을 볼 때 굉장히 많은 사람이 가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가출 이유에는 학업 부담, 부모님과의 문제, 학교 문제, 가정 형편, 그리고 친구와 함께 하기 위해서 등 다양한 문제가 있었다. 그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각각 60.9%, 50.8%로 ‘부모님과의 문제’였다. 각자 처해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부모와도 다양한 문제를 겪을 수 있지만, 그 다양한 문제들 가운데 현재 청소년 가출의 가장 큰 원인은 부모의 폭력, 그리고 방임 등의 학대였다.
 

청소년 가출 여부 및 이유 통계의 일부


청소년 학대는 아동학대가 청소년이 될 때까지 지속되어 행하게 된 경우도 빈번하다. 현재 아동학대 가해자의 77%는 부모이다. 4명 중 3명이라는 높은 비율이다. 학대를 가하는 부모들은 ‘훈육’이라는 단어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경우가 많다. 체벌을 가하는 것은 전부 자녀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행동은 시간이 지나 청소년 학대가 되고, 결국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가출 등의 다른 문제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폭력만이 학대는 아니다


이제 필자는 학대에 대해 조금 더 다뤄보겠다. 우선 학대의 사전적 정의는 몹시 괴롭히거나 가혹하게 대우하는 것이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학대 대상과 특별한 관계(가족, 선생님 등)에 있는 사람들이 대상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거나 가혹하게 대우하는 것을 학대라고 한다. 학대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흔히 떠올리는 신체적 학대가 있다. 의도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서적·심리적 학대가 있다. 이는 언어 또는 비언어적 수단으로 대상에게 정서적·심리적 고통을 주는 것을 말한다. 또한 양육이나 치료 제공자가 그 의무를 다하지 않는 방임도 학대에 포함되며, 허가 없이 대상의 금전이나 소지품을 빼앗는 착취도 학대라고 할 수 있다. 성적 접촉을 강요하는 것 또한 성적 학대로, 당연히 학대에 포함된다.


여기서 <방황하는 별들> 속 ‘정미’의 아버지의 행동, 그리고 ‘정미’의 반응을 생각해 보자. ‘정미’의 ‘아버지가 오시면 난 죽는다’며 예상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정미’에게 가혹한 대우를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또한 그의 말들은 혼을 내면서 가하는 모욕과 위압으로 ‘정미’에게 정서적·심리적 고통을 준 것이 명백하다. 그러므로 그가 하고 있는 행위는 학대의 범위에 포함되며, 그중에서도 정석적·심리적 학대를 가한 것이라 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실수를 할 수 있는 나이


<방황하는 별들> 속 ‘정미’는 아버지의 ‘집에 가자’는 한 마디에 품에 안긴다. 그렇게 무서워하던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얼굴로 말을 붙이자 여태껏 있었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하면서 성장한다. 그런데 그 실수가 실수임을 배울 수 있는 곳 혹은 누군가가 없다면, 과연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을까. 모든 실수를 무조건적으로 포용해달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훈육을 가장한 학대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해해주는 것, 그리고 다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을 떠올렸을 때 여러 후보 중 하나로 가정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정보 출처
http://www.edui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371 (에듀인뉴스)
http://imnews.imbc.com/replay/2019/nwtoday/article/5607031_24616.html (MBC NEWS)
https://terms.naver.com/entry.nhn?cid=62841&docId=5674983&categoryId=62841 (네이버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