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차례로 임소연(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정하(발바닥행동), 이동현(홈리스행동), 김윤영 활동가(빈곤사회연대)

 

지난 7월 28일,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이하 청주넷)의 두 번째 포럼이 열렸습니다.
청년 주거 운동(민달팽이 유니온)에 이어 홈리스 주거 운동, 장애인 주거 운동, 반빈곤 사회운동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였는데요. 인권재단 사람에서 진행된 7월 포럼은 김윤영(빈곤사회연대), 김정하(발바닥 행동), 이동현(홈리스 행동), 임소연(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렇게 네 분을 만나 심도있는 토의를 나눴습니다.
장애인 주거운동과 홈리스 주거운동의 전개부터 중요한 개념, 현안 및 과제까지 폭넓은 이야기들을 나눴고, 이를 통해 청소년 주거운동이 가져갈 함의점들을 고민해보았습니다.
날 나눈 장애인 탈시설운동, 홈리스 주거운동 이야기와 이후 우리에게 남겨진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눠보고자 합니다. 

 

장애인 주거운동 (발바닥행동 김정하,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임소연)

장애인 주거운동은 시설 거주 장애인에 관한 인권 침해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게 되며 본격화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이미 시설 내 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적인 움직임이 있었지만 조직화를가 되면서 사회 이슈로 올라온 것인데요. 이 사실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민관이 움직여 시설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곧 공적 대화 통로 마련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장애인 탈시설 운동가들은 탈시설 운동을 보편적 문제로 의제화 하기위해 탈시설을 선언하고 시설 폐쇄를 주장하는 등 적극적인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장애인에게 탈시설, 주거권은 이르다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탈시설을 국정과제로 만들어내고, 학계에서도 탈시설 개념을 적용 및 활용하게 만들어냄으로써 대중화를 도모했습니다.
이렇듯 장애인 주거 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은 바로 ‘탈시설’입니다. 

김정하 활동가는 단순히 규모만 줄이거나, 장소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모든 서비스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탈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 시설은 필요하다", 혹은 "탈시설의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권리는 '당장의 문제지 먼 미래의 일일 수는 없다.'는 답변을 하며 끈질기고 끝까지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위를 포함해 장애인 주거 운동은 탈시설 주장에 대한 거부감과 불편함, 탈시설 운동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 등 다양한 도전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임소연 활동가는 그간 받아온 도전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첫 째, 탈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실현은 무엇인가? 둘 째, 주거권이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라. 셋 째, 4자(정부, 가족, 시설 운영자, 시민) 간의 침묵의 카르텔. 그 중에서도 이 세 번째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받을 도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네 대상의 암묵적인 침묵을 깨고 사회적 합의를 앞장서 이뤄내는 것이 장애인 탈시설 운동의 과제라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장애인 주거 운동에서 탈시설은 대합의를 이룬 사항이지만, 세부적인 논의들은 계속해서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당사자의 자율성과 지원자의 개입 사이의 조율부터 후견인 제도까지 다양한 고민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지원 현장의 고민과 관련되어 장애인이 건강하게 살 수 있게 지원자가 장애인의 삶에 개입을 할 것인지, 건강을 해치더라도 당사자가 원하는 방향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인지 이 두 사이의 긴장과 조율을 맞추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한다고 합니다.
이 연장선으로 지원 종사자가 장애인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 생기는 권력 차이 역시 장애인 주거 운동이 가지는 현안이자 과제라고 했습니다. 



홈리스 주거운동(홈리스행동 이동현)

한편, 홈리스 주거 운동에서는 ‘하우징 퍼스트(Housing First)’가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우징 퍼스트(Housing First)는 지난 4월 SH 서종균 처장님과 함께 한 포럼에서도 소개됐던 바와 같이
준비가 된 사람에게 집을 주는 하우징 레디(Housing Ready)가 아니라 우선적으로 집부터 지원하는 형식을 말합니다.

홈리스의 경우에는 홈리스들이 시설에 입소하지 않게 만드는 전략이자 시설에 대한 비판으로 하우징 퍼스트 개념을 차용해왔습니다.

이는 인구학적 특성이 아니라 ‘상태’에 가깝다는 홈리스의 특성과 이미 밖으로 나와 있는 배경을 주목한 것인데요. 홈리스는 ‘부담 가능하고 적절한 거처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주거가 중심이 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시설수용, 단계적 시설축소 정책을 폐기하고, 주거우선(하우징 퍼스트) 전략을 택해야 홈리스 예방, 감소, 종식이 가능해진다고 했습니다. 이때 단순히 주거만 먼저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 공급과 함께 이 주거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서비스가 제공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자활이나 자립이라는 일정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두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으로 위해를 감소시키며 주거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홈리스 주거운동은 초창기 IMF 시기 직후 영등포에서 사업 모델을 운영하며 단순한 시설 입소가 홈리스 상태 해소의 방안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홈리스들에게는 주거우선정책이 필요하다는 방향을 주장하며 정책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러한 방향으로 나온 탈시설 주거대안이 바로 지원주택이며 홈리스를 시작으로 장애인, 청소년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현재 지원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홈리스를 포함하여 지원자는 시설장의 추천서(의견서), 입주 의뢰서 등과 같은 서류를 제출해야합니다. 이에 대해 이동현 활동가는 지원주택 입주 대상으로 선정되기 위해 생활시설을 포함한 기존 시설로부터 추천을 받아야하는 구조는 하우징 퍼스트가 아닌 오히려 단계론적, 하우징 레디에 가까운 정책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한 지원주택의 공급물량이 매우 부족하며 총량은 늘지 않고 정부에 따라 주거복지의 강조점이 지속해서 바뀌면 결국 지원주택을 포함한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자력으로 적정 주거를 마련할 수 없는 모두에게는 당장 공공주택 정책이 발동될 수 있어야하고 공급될 수 있을 만큼 총량 확대에 대한 요구를 높이는데에 중요성을 강조하기로 하였습니다.



반빈곤사회운동(빈곤사회연대 김윤영)

빈곤사회연대는 2001년 여성장애인이 수급비 26만원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반납하고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시작하게 된 일을 계기로 흘러 2004년에 설립된 단체입니다. 연대 모임으로 만나게 된 각종 연대체의 활동에서 마주한 빈곤의 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빈곤사회연대는 차별과 불평등으로 인해 빈곤이 만들어진다고 말하며, 어떻게 하면 빈곤한 사람들의 연대를 이루고 빈곤을 퇴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을 바꿔나가는 데에 집중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듣고 서로 논의하며, 청주넷은 청소년 주거운동에 대한 쟁점들을 더욱 심화하고 구체화하고자 합니다. 

청소년이라는 특성은 모두가 가지지만, 전생애 과정의 일부라는 점에서 홈리스와 같은 ‘상태’이기에 적절한 전략과 운동 전개를 가져가야함을 재확인했습니다.

탈가정 청소년을 중심으로 출발하여 시설이 아닌 안정적인 주거가 필요한 청소년에서, 시설 퇴소 청소년을 포함하고 보편적 권리로 확대해가는 전략 등 다양한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어떻게하면 사회에 만연한 청소년 보호주의를 탈피하면서 청소년 주거권을 외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을 해야하는 부분일 것 입니다.

탈가정 청소년들에게는 시설 입소 거부나 자진 퇴소 등의 이유로 시설이 필연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탈시설 개념보다는 하우징 퍼스트 개념을 차용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행의 시설 중심 정책으로는 청소년 주거권 보장 정책이 하우징 퍼스트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장애인, 홈리스와 마찬가지로 청주넷은 청소년 주거운동을 하면서 많은 질문과 도전을 받을 것입니다. 현행법은 탈가정 청소년들을  원가정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 원가정 복귀로 귀결되지 않게 탈피할지에 대한 이야기도 꾸준히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장애인, 홈리스, 청소년 모두 주목한 부분은 공공의 역할이었습니다.

특히 홈리스의 경우, 노숙인 시설과 주거취약 계층 주거지원사업의 운영기관, 지원주택의 서비스 제공 기관 모두 민간이 맡고 있습니다. 관련 생활시설을 운영하는 민간 법인들이 지원주택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홈리스를 위한 사회서비스에 있어 민간의 비중과 역할이 과한 상태입니다. 이는 장애인 지원도, 청소년 지원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사회복지 노동자의 처우를 함께 강화하기 위해 위와 같은 사업들은 공공의 직접 운영으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장애인은 신체사회적으로 미숙하다’, ‘노숙인은 행동통제가 안 된다’, ‘청소년은 성년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이른바 취약계층과 국가 사이에 민간(기관)을 두게 만듭니다.
김윤영 활동가는 돌봄이 필요하나, 이 돌봄에 대한 책임을 결국 가족에게 전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주거권을 뛰어넘어 가족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 돌봄이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이뤄지는 세상을 위해서는 공공의 역할 확대가 필수가 되어야할 것입니다.




(장애인 털사솔 운동 영상 시청 이후 탈시설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던 7월 포럼은 청주넷 활동가들에게도, 패널로 참석한 활동가들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날 모인 사람 모두가 청소년 주거권을 위해 함께 나아갈 것을 약속하며, 자리를 마쳤습니다.
이후 8월 ‘청소년 지원주택 도입을 위한 온라인토론회’와 8, 9월의 내부 토론을 통해 쟁점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9월 안으로 청소년 주거권 원칙을 수립하려 합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해주시고 청소년 주거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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