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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기자단 기사

공정한 세상, 그리고 출발선이 다른 아이들 1부

by 함께걷는아이들 2021. 10. 14.

2021년의 대한민국은 공정논란으로 뜨겁다. ‘MZ세대라고 불리는 현재의 20대들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 분위기가 형성된 이후,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곳곳의 화두는 공정이 되었다. 블라인드 면접(이력서에 학력, 사진등을 사용하지 않고 면접을 진행하는 제도), 직장, 군대 내부의 다양한 문제를 폭로하고 개선하는 사회분위기, 과거 부정입학, 특례에 대한 분노 등이 이를 대변하면서 사회의 전체적인 인식을 바꾸고 있다. 특히 현재의 오피니언 리더들인 2~30대들은 기회의 공정이 결여된 현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공정 아젠다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MZ세대가 강조하는 공정이 선택적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청년들이 분노하는 공정 문제가 특정 정치 세력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고, 오히려 실질적인 기회의 공정을 보장 받아야하는 이웃들의 일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대 이후 더욱 강해진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스스로의 이익과 관련되지 않은 공정화제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외면하면서 공정한 세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논의는 오히려 점점 더 사회에서 매장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힘들다.

 

 

 

씨리얼유튜브에서 발견한 공정 논란에서 소외된 아이들..

노동으로 내던져진 청소년들 위한 노동 교육, 신고서비스 정립되어야

 

 

사회문제를 마주하고 그에 대한 진실을 마주하자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는 CBS 기독교 방송 산하 유튜브 채널 씨리얼에서는 용돈 없는 청소년이라는 주제로 총 6개의 시리즈 물을 제작했다. 영상들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사회 속으로 스스로를 내던져야 했던 청소년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한다. 인터뷰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일어난 일들과 그를 통해 응당 청소년기에 누려야할 것들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을 우리에게 상기하고 있다.

 

용돈 없는 청소년시리즈의 큰 핵심주제는 바로 과 관련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던져진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영상 속 청소년들은 돌아가신 부모님의 빚을 떠맡아서, 부모님이 갑자기 아프셔서, 집안의 소득이 매우 적어서 가계를 스스로 살피거나 자신의 꿈을 정하는데 제약을 받는다. “돈이 많지 않아서, 분수를 빨리 알았다라는 출연자의 말이 그들의 이야기를 잘 함축해준다.

 

영상 속 청소년들 그리고 그러한 청소년기를 보냈던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어릴때부터 노동을 해야하는 상황속에 놓였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기초수급 대상자로 판정이 안된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은 스스로의 학비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자퇴를 하고 사회전선에 나서기도 한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시간을 사용해 어느정도의 수익을 벌기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사회 속에서 청소년들이 돈을 버는 방법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 건설 일용직, 공장 생산직 등 위험에 노출된 직군에 종사하거나, 식당 카페 아르바이트 등을 할 수 밖에 없다. 2020년도 국가인권위원회의 청소년 노동인권 상황 실태조사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정당한 근로계약서 없이 노동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여성 청소년의 경우 위계 관계를 이용한 각종 성희롱, 성폭력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노동에 대한 위법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더욱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청소년 노동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물론 청소년들이 노동을 하는 이유는 용돈이 부족해 추가적인 수익을 얻기 위함이 제일 높았으나, 실제로 장기간 노동을 하는 청소년은 가족 부양, 학비를 벌기 위한 비율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용주들이 청소년 노동을 그저 용돈 벌이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청소년들을 천대시하거나, 쉽게 해고하는 경우도 많다. 청소년들은 대부분 5인 이하 사업장에서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는 5인 이하 사업장에서는 피고용인을 해고하기 매우 쉽게 되어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문제를 삼아 고용인을 신고하더라도, 복잡한 민사과정과 최소 6개월 이상 진행되는 조정 기간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더라도 당장 돈이 필요해 노동을 하는 청소년들이 훨씬 더 불리한 조건에 놓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렇듯 취약한 청소년 노동 환경 상황에서도 학교에서의 노동 교육은 거의 전무하고, 노동 과정에서 부당한 처우에 대한 신고 서비스 등은 매우 취약하다. 우리나라는 노동 교육이라는 정책에는 많은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고 있지만, 정규 교육과정에서의 노동 교육이 없고, 각 지자체별로 서로 다른 내용의 노동 교육을 시행하고 있어 그 효과가 매우 미비하다. 노동 교육이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독일의 경우 15세 때 기업 인턴십, 16세때 노사협력, 노사교섭에 대한 내용을 교육받는걸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청소년 노동 인식이 얼마나 후진국에 머물러 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노동 현장에서 부당한 처우를 당했을 때도 이를 스스로 알아내 처리하기 까지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도 청소년 노동권이 추락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만약 청소년들이 부당 해고 및 부당 노동행위를 당하게 되면 이를 고용노동부 민원마당에서 신고를 하게 되는데, 자신이 겪은 부당한 처우들을 스스로 수집하여 서류화하고, 사업자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 언어폭력이나, 성추행 등 직접적인 증거를 남기기 힘든 상황이나 불합리한 초과 근무를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CCTV를 요청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관련 자료를 모으기 쉽지 않다. 또한 신고과정을 위해 구제신청을 하더라도, 부당해고 또는 부당노동행위가 있은 날(계속되는 행위는 그 종료일)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하기 때문에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신고를 못하는 경우도 존재하며 아예 이러한 신고제도 자체가 있는것도 모르는 청소년이 대부분인 것도 청소년 노동 인권의 현실이다.

 

2부에서 계속

 

 

 

공정한 세상, 출발선이 다른 아이들 2부: https://walkingwithus.tistory.com/791?category=19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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