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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기자단 기사

아동, 청소년 온앤오프(ON-line/OFF-line)온라인 ② 어린이용 SNS, 어떻게 생각해?

by 함께걷는아이들 2021. 10. 20.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출시 발표부터 일시 중지까지

 

지난 3, 페이스북이 13세 미만 어린이를 위한 인스타그램(‘인스타그램 키즈’)을 만든다는 보도를 냈다. 페이스북은 2012년 인스타그램을 인수해 운영 중이며, 미국 현행법에 맞춰 13세 미만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나이 제한을 두고 있다. 어린이 전용 SNS 개발의 배경은 많은 어린이가 나이를 속인 채 가입한다는 문제이다. 페이스북은 어린이들이 (우리도) 친구와 꾸준히 소통하고, 새로운 취미를 찾는 것 등을 도와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할 수 있냐고 부모에게 묻는다이들의 나이에 알맞은 대체 SNS 개발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부모의 관리, 감독이 가능하고 광고를 내보내지 않으며, 아이들에게 적합한 콘텐츠와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출시 계획 발표 직후 최근까지 인스타그램 키즈에 출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44개 주 법무장관들은 페이스북에 출시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들은 페이스북에 보내는 서한에서 우리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소유함으로써 직면할 문제들을 다룰 채비가 되지 않은 어린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관심이 있으며 페이스북의 계획은 이러한 관심에 반한다고 밝혔다. 이런 중단 촉구가 현실이 된 것은 지난 914일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의 보도 직후였다. WSJ은 페이스북이 자체 조사를 통해 인스타그램이 10대 청소년에게 미치는 정신적 해악을 확인했음에도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강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보도에는 2019년부터 페이스북이 자체 실시한 내부 연구 결과 보고서가 인용되었는데, 보고서에는 영국, 미국의 10대 청소년 중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힌 이들의 13%, 6%가 그 원인을 인스타그램으로 지목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페이스북은 927, 인스타그램 키즈출시 계획의 중단을 밝히고 당분간 기존 인스타그램에서의 청소년 안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출처: Dessert News Opinion <Face it, there’s no good reason to have a kid’s version of Instagram>

 

 

어린이용 SNS, 정확히 뭐가 문제일까?

 

인스타그램 키즈가 어린이에게 미칠 해악에 관해 그 근거가 충분히 명시된 공식 문건은 전미 법무장관협회(NAAG)에서 510,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에게 보낸 서한이다. NAAG13세 미만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을 출시하겠다는 페이스북에게 계획 중단을 강력히 요청했다. 요청에 대한 근거는 크게 세 가지이다. 1) 소셜미디어가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웰빙(well-being)에 해롭다는 것, 2) 어린이들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소유함으로써 오는 여러 문제를 다룰 채비가 되어있지 않는다는 것, 3) 페이스북이 아동의 안전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것에 실패한 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아래는 NAAG가 언급한 근거들과 그를 뒷받침하는 연구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아이들의 신체, 정신, 감정에 미치는 영향

 

지난 10년간, 북미의 청년들 사이 정신적 고통과 정신 건강에 대한 치료는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및 소셜미디어 사용의 가파른 증가와 평행하게 증가해왔다.” 정신과의사이자 토론토 대학의 The Hospital for Sick Children에 연구자로 재직하고 있는 Elia Abi-Jaoude의 연구는 소셜미디어 사용과 아이들의 정신적 고통 사이의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실제로 540명의 어린이들의 활동을 추적해온 한 회사는 인스타그램은 자주 자살에 대한 생각(suicidal ideation), 우울, 그리고 신체 이미지에 대한 걱정(body image concerns)을 유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는 것을 찾아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셀카들을 자주 접하는 것이 자존감과 삶에 대한 만족감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소셜미디어의 사진 게시 기능의 이용은 마른 몸이 매력적이라는 이상(thin-ideal internalization), 자기대상화(self-objectification), 몸무게 불만족, 날씬해지려는 욕구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찾아낸 연구도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소유할 때 생기는 문제들과 이에 대응하는 아이들의 능력

 

아이들은 개인 정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세부적으로, 그들은 어떤 콘텐츠가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 적합한 것인지 판별하지 못하고, 온라인 플랫폼에 게시하는 콘텐츠의 영구성 및 그들이 온라인에 공유한 콘텐츠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또한, 그들은 그들이 온라인에서 무엇을 마주칠지에 대한 복잡성, 즉 부적절한 콘텐츠, 혹은 범죄자를 비롯한 다른 사용자들이 인터넷의 익명성을 사용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숨기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인간관계 등을 다루기에 그야말로 너무 어리다. 한 보고서는 2018년 인스타그램에서 보고된, 아이들을 타겟으로 학대한 사례가 6개월 동안 200% 증가한 것을 발견했고, 영국 경찰 보고서는 인스타그램에서 여타 플랫폼들보다 성적 그루밍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기록했다. 2020년에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보고된 아동 성적 학대 이미지는 2000만 건에 육박했다. 아동 간의 사이버폭력 또한 인스타그램 키즈로 인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2017년에 진행된 한 조사는 어린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42%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그 수치는 집계된 모든 플랫폼 중 가장 높았다.

 

▷ 페이스북의 아동 안전, 개인 정보 보호

 

페이스북은 아동의 안전과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것에 실패한 기록이 있다. 2019년에 발표되 한 보고서는 6세에서 12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페이스북의 메신저 키즈 애플리케이션이 아동을 부모에 의해 수락되지 않은 낯선 이들과의 그룹 채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중요한 디자인 오류를 갖고 있음을 밝혔다. 또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의 실수가 섭식장애를 가진 사용자들에게 다이어트 콘텐츠를 홍보하는 일도 있었다. 애플리케이션의 검색 기능이 식욕억제제금식을 포함한 검색어를 섭식장애 재발의 위험에 놓인 취약한 사람들에게 추천한 것이다. 이 걱정스러운 실패는 페이스북에게 인스타그램 플랫폼에서 아동을 보호하는 능력과 관련된 어린이 온라인 사생활 보호법(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과 같은 개인 정보 법규를 준수한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다.

 

 

아이들은 이미 온라인에 있다”, 디지털 세대를 위한 가이드

출처: Pixabay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SNS 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해 결국 개발을 중단하기까지 했지만,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키즈개발을 완전 철회한 것은 아님을 밝혔다. 인스타그램의 대표 애덤 모세리는 "아이들은 이미 온라인에 있다"라고 말하며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설계되고 나이에 적합한 경험을 개발하는 것이 부모에게도 이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은 아이들 전용소셜미디어 개발에 대해 반대할 수는 있지만, 이 시대의 아이들은 이미 온라인 공간에 친숙한 디지털 세대임을 기억하게 한다.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가 지적했듯 아이들은 이미 온라인상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강화된 벽을 뚫어내는 데 익숙하다.” 이는 아이들이 기존 소셜미디어의 나이 제한을 피할 수 있음을 재차 상기시킨다.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자체도 문제가 많지만, 그것을 개발하지 않는다고 해도 남아 있는, 소셜미디어에서의 어린이 보호 문제-집단 따돌림, 디지털 성범죄, 정서적 문제 등. 이에 어떻게 대처해나갈 수 있을까?

 

배승민 교수는 스마트폰만 쥐어준 채 이를 잘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것은 분명 어른들의 잘못이라며 자녀가 스스로 SNS 사용을 통제하지 못하면 규칙을 만들어주고, 또래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반대로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SNS 사용 금지를 강조하는 조치는 반발심만 키우고 오히려 부모와의 갈등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SNS상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에, SNS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종류와 사용시간 등을 확인하고, 자녀의 SNS 활동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SNS상에서의 문제에 대해 자녀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가정에서나 교육기관에서 SNS를 사용하며 발생할 수 있는 개인 정보 관련 문제 및 디지털 성범죄,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고 신체 이미지에 대한 왜곡된 관념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교육을 시행할 수도 있다.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이 생긴다면 어떨 것 같나요?’라는 질문을 8-13세 아이들에게 던졌다. 구글설문으로 총 8명의 아이들이 해준 답변은 각양각색이었다. 또래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는 의견. 틱톡 등의 애플리케이션은 어른들도 많이 해서 위험하기에 어린이용 SNS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 어린이들끼리 소통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과, 또는 어른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까지. 온라인 공간에서의 소통을 실제로 원하고, 그것의 이점과 위험성을 어린이들 스스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해 온라인 공간과 친숙한 디지털 세대들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면서도, SNS 사용에 잠재된 수많은 위험으로부터 이들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Seems like everyone hates Instagram for kids (Vox, 2021.05.18.)

https://www.vox.com/recode/22385570/instagram-for-kids-youtube-facebook-messenger

▶Re: Facebook’s Plans to Develop Instagram for Children Under the Age of 13 (NAAG, 2021.05.10.)

https://ag.ny.gov/sites/default/files/naag_letter_to_facebook_-_final.pdf

▶페이스북, 청소년 유해 논란에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 중단 (조선일보, 2021.09.27.)

https://biz.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1/09/27/QTSW5H6BNRGGLNFTVMDC3UIB5E/?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페이스북의 ‘꼼수’… 어린이용 SNS가 비난 받는 이유 (헬스조선, 2021.10.01.)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10/01/2021100100698.html

▶페이스북 내부 폭로자 공개…"인스타 유해성 알고도 돈 선택“ (이데일리, 2021.10.06.)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767926629209640&mediaCodeNo=257&OutLnkChk=Y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 '일시 중단' (테크플러스, 2021.09.28.)

https://blog.naver.com/tech-plus/22251929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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