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게 노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어린이 해방꾼 ‘방구뽕’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방구뽕’씨는 자신의 직업이 어린이 해방꾼 총사령관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학원 버스를 훔쳐서 아이들과 산에서 놀고 난 뒤에 아이들 납치 혐의로 법정에 올라섰다. 법정에서 그는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라는 어린이 해방 선언문을 아이들과 함께 읽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는 아동, 청소년의 놀 권리를 강조하면서 종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현실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들은 공부하느라 놀지 못하고 주변에 놀이터나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환경이 있어도 시간이 없어서 놀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2019년, 유엔 아동 권리위원회가 대한민국이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얼마나 잘 이행했는가에 대해 심의한 후, 아이들의 놀이가 부족하고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며 건강한 발달을 해치고 있는 현실을 진단, 시급히 개선하라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이는 아동의 기본 권리 중, 놀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알 수 있다.

 

 놀 권리란, 아동 인권 중 하나로 유엔 아동 인권협약 31조에 명시되어 있다. 협약 31조는 ‘1항.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 활동, 문화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2항. 각 나라 정부는 이러한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고 증진하며, 모든 아동에게 문화, 예술, 오락 및 여가활동을 위한 적절한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라는 조항인데 이는 단순한 놀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동기 및 목적에 따라 스스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고 정부가 이 조항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아동의 놀 권리가 조항에 명시되어 있는 만큼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모든 발달이 이루어진다.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집단과 함께 놀면서 사회성, 감성, 창의성, 자신감 등을 길러진다. 놀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등을 터득할 수 있어서 진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제일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은 충분히 쉬어야 에너지가 생긴다. 아이들은 아무리 어른보다 에너지가 많다 해도 충분히 쉬지 못하면 의미 있는 참여 활동을 하기가 어렵고 학습을 위한 에너지도 부족해지므로 그들에게 쉼은 꼭 필요한 것이다. 휴식을 취해야 그다음 학업을 할 수 있는 집중력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아이들은 충분한 휴식과 놀이를 하고 있을까? ‘2018년 아동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9~17세 아동의 70% 이상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연령이 높아지면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더 받는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는 학교, 학원, 과외 등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느라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학습 시간은 6시간 49분이고 그 반면, 여가 시간은 49분, 부모와 보내는 시간은 48분밖에 없다. 학습 시간이 여가 시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계속 공부하라는 어른들의 재촉과 압박 때문에 학습 시간은 더 증가하고 여가 시간은 더 줄어들면서 아이들이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출처] 2018년 아동종합 실태조사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이렇게 학습 시간으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까? '2021년 아동 권리 인식조사'에 따르면 행복하다는 응답은 81.4%, 행복하지 않다는 응답은 18.6%가 나타났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보니 33.9%가 '학업 부담이나 성적 등 학업 문제 때문'이라고 말해 가장 많았고, '미래(진로)에 대한 불안'이 27.5%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는 그들이 온종일 쏟아붓는 시간이 학습 시간이지만 이것이 제일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게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 아동이 놀 권리를 보장받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으로는 가장 많은 47%가 '어른의 간섭'을 들었다. 이어 '놀 시간의 부족'(27.4%), '놀 권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13%), '놀 공간의 부족'(6.3%), '놀 방법 등 정보의 부족'(4%), 기타(2.3%) 등의 순이었다. 즉, 아동이 놀 수 없는 이유가 어른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2021 아동권리 인식조사 보고서(아동권리보장원)

 

[출처] 2021 아동권리 인식조사 보고서(아동권리보장원)

 아동의 놀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현실에서 아이들이 더 자유롭게 놀고 시간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먼저 법적으로 놀 권리를 확실하게 보장해주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아동 기본법에 아동의 놀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마다 아동의 놀 권리를 위해서 여러 조항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는 아동의 놀 권리 자체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어야 한다. 아이들이 놀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고 체육 시간이나 창제 시간 등의 예체능 시간에도 예체능을 하지 않고 자습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교 정규 수업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간을 따로 만들어서 아이들이 의무적으로 휴식과 자유를 존중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실현해야 한다. 특히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중점을 두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학교보다 학원에 더 집중하고 사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 사교육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 내 생기는 공부 격차를 만들게 해서 아이들의 놀 권리를 사회적, 시간적, 공간적으로 침해를 하는 교육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교육 집중 사회에 대해 더 중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린이는 미래의 주역이라고 중요한 존재라고 하면서 그들의 권리와 존중은 뒤로 밀려나 있다. 항상 어린이는 그 다음이라고 생각하고 어른을 중심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린이는 미래의 주역이지만 현재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고 그들이 지금 살아가면서 하나의 인격체로써 대우를 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들의 행복한 삶을 지금 누리기 위해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야 하고 특히, 기본 권리 중 하나인 놀 권리를 보장을 위해 사회적 노력과 변화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우리는 어린이 해방 선언문에 나온 어린이는 당장 놀아야 하고, 건강해야 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수시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 채널ENA

 

▷함께기자단 6기 윤예송

 

 

[출처]

베이비 뉴스, 놀이는 아동의 ‘권리’… 하지만 시간도 공간도 없다.

(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9696 )

오마이뉴스, 여가 49분 vs. 학습 6시 49분... 아이들이 위험하다. (http://omn.kr/1osw9)

스피릿 뉴스, “어른은 주 52시간 노동제 보장! 우리 아이들의 놀 권리는?”

(http://www.ikoreanspirit.com/news/articleView.html?idxno=63525)

주간 경향, “우리 아이들에게 놀 권리 보장해주세요”

(http://m.weekly.khan.co.kr/view.html?med_id=weekly&artid=202012041424091&code=)

연합뉴스, 아동·청소년 5명 중 1명 '행복하지 않다'…첫 번째 이유 학업 문제

(https://www.yna.co.kr/view/AKR20220504101200501)

어린이 보건복지부 (https://www.mohw.go.kr/kids/content/sub020202.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