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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함걷아가 만난 사람들

[함께걷는아이들 인터뷰] 창작동시대회 ‘있다! 없다?의 역사와 함께한 박경장 심사위원님

by 함께걷는아이들 2025. 9. 5.

2014년 시작된 함께걷는아이들 창작동시대회  ‘있다! 없다?’가 어느덧 11살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총 2,751건의 작품이 접수되어 2023년(2,781건) 이후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작품 건수를 기록했는데요.

 

이번 대회의 주제는 「어린이는 ____ (이/가) 있다! 없다?」였습니다. 어린이들은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는 꿈, 마음, 권리, 자유를 솔직하게 표현했으며, 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바라는 세상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대회의 심사 과정과 심사위원 피드백을 궁금해하셨는데요.

특히, 올해 수상하지 못한 아동들도 다음 대회에 참고할 수 있도록 창작동시대회 ‘있다! 없다?’의 시작부터 함께해 온 박경장 심사위원님께 몇 가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시작(詩作)의 핵심과 방향을 조명하고, 창작동시대회 심사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동시를 바라보는 박경장 심사위원님의 따뜻한 시선과 깊은 통찰을 함께 만나볼까요?


생동감 넘치는 동시는 오감이 펄펄 살아 숨 쉬는 시예요.

 

 

Q. 창작동시대회의 시초부터 심사를 함께해 주셨는데, 심사하시며 느낀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놀라운 양적 확장입니다. 첫 회에 비해 참가자가 거의 10배 정도 늘어난 것 같아요. 남쪽 섬과 제주도까지 전국 어린이로 확장됐지요. 정말 놀랍고, 기쁩니다. 수상작의 질적 수준은 양적확장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향상됐고요.

 

Q. 올해 작품을 심사하시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두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올해뿐만 아니라 매해 동시 심사에서 제가 중점을 두는 것은 ‘발견’입니다. 시상이든 시구든 주제의식이든 새로운 발견이요. 세상에서 처음 글로 표현되는 발견. 이 발견과정에서 한층 섬세해지고 깊어지고 확장된 ‘나의 (언어) 의식’이야말로 글짓기의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발견'을 심사의 핵심으로 삼으셨다고 하셨는데요, 어린이의 시에서 발견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드러나는지 예시를 들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동)시에서 발견이란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는데, 이전엔 없던 새로운 것을 보거나, 생각하거나, 표현하는 걸 말하겠지요. 실은 창작동시대회에 공모한 모든 어린이는 발견과정에 참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상시와는 (아주) 다른 자신의 모습, ‘동시를 짓는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이니까요. 물론 시에 임하는 자세에 따라 발견의 정도에도 차이는 있겠지요. 그럼에도 동시를 지어본 나와 그렇지 않은 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를 발견한 아이는 한층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겁니다.

시를 짓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발견에 대해 설명해 보지요. 먼저 동시 글제를 받아봅니다. 시상을 떠올리려고 머리가 복잡해지지요. 주로 시제와 관련된 자신의 과거경험을 기억 속에서 떠올릴 겁니다. 그 경험이란 세상에서 유일한 자기만의 경험으로, 까맣게 잊고 있던 과거 자신의 (재)발견이지요. 이 발견이 새롭고 자기만의 것이 되려면 ‘구체적이고 섬세해야’합니다. 

다음엔 이 시상을 어떻게 표현하고 전개시킬까 라는 시의 구조와 표현에 대한 고민입니다. 이 과정에는 훈련된 학습이 필요해요. 이전에 읽은 많은 동시들과 다양한 어휘와 표현력, 그리고 동시를 써본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한 행 한 행 시를 쓰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 작품 안에는 처음 생각해 본 시상, 처음 전개해 본 구성, 처음 표현해 본 이미지와 시구 등. 이것이야말로 발견에 근거한 예술 창조의 신비입니다. 

 

 

Q. 심사위원님께서 좋은 시란,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주고 여운을 남기는 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를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진실입니다. 남의 생각과 언어를 흉내 내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정직하게 담아내고 있는가 하는 진실성. 그건 글을 대하는 자세이자 태도입니다.

 

Q. 어린이 시에 있어 ‘진실성’은 어떻게 드러난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을 대하는 자세, 태도에서부터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진실성이 부족한 시들은 마치 밀린 숙제를 하듯 대충 때우려한다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노력과 성의 고민과 성찰이 안 들어가 있지요. 그래서 그런 시들을 모아놓아 보면 형식 내용 모두 비슷비슷해요. 하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경험을 정직하게 담아내려는 시들을 보면 표현 하나, 행갈이 하나 정성이 가득 들어가 있고 고민한 흔적도 보입니다.

 

Q. 시에서 진실성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때로는 어린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꾸며낸 이야기나 환상적인 표현도 시에 담기곤 합니다. 이런 경우 진실성과 창의성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시에서 진실성과 창의성은 다른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같은 말로 시를 비롯한 문학예술이 변함없이 지향해온 두 목표지요. 문학은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현실 이야기든 꾸며낸 환상이든 문학예술은 작가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는 것이며, 언어라는 프리즘을 통과해 투영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시에서 진실성은 얼마나 창의적인가를 묻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미 누군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썼던 시상, 구조, 이미지, 즉 식상한 표현을 자기 것인 양 쓴다면 그건 진실하지 않은 것이고, 이는 곧 창의성이 결여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누구도 보거나 듣지 못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문학, 예술의 존재 이유이며 가치입니다.

 

 

Q. 심사위원님은 감정 표현이 빈약한 시를 마주했을 때, 어떤 점을 가장 먼저 살펴 보시나요?

무엇보다 아이들의 현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정 표현은 감각 경험에 근거, 의지하고 있습니다. 빈약한 감정은 일차적으로 빈약한 감각경험 때문이에요. 표현은 그다음이지요. 어린 시절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특히 자연 속에서 풍부하고 다양한 감각경험으로 오감을 발달시켜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보세요. 이미 어린 시절부터 경쟁사회 시스템에 편입돼 다양하고 풍부한 감각경험을 할 수가 없습니다. 생동감 넘치는 동시는 오감이 펄펄 살아 숨 쉬는 시이에요.

 


Q. 성인들조차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의 스펙트럼이 좁을 때가 있는데요, 어린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보다 풍부하게 표현하려면 어떠한 방법이 있을지 추천 부탁드립니다.

물론 좋은 책을 읽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어린 시절 독서보다 중요한 게 풍부한 감각 경험입니다. 다양하고, 새로운 걸 끊임없이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만져보는, 오감경험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몸에 새겨진 감각경험을 바탕으로 독서를 통해 어휘를 늘려가야 자신만의 개성적인 표현을 얻을 수 있습니다.

 

Q.  오감을 통한 감각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인상 깊어요. 어린이들이 어휘를 늘리며 감수성과 표현력을 느낄 수 있도록 추천해 주실 만한 동시나 어린이 시가 있을까요?

그런 동시가 있는 책을 소개할게요. 『

마음이 예뻐지는 동시, 따라 쓰는 동시』이상교 (엮은이) 어린이나무생각

 

Q. 마지막으로 창작동시대회에 참여하려는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모든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물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감각 경험이 필요하고, 독서 등 인문학적 지식을 넓힘으로써 표현력을 길러야 한다는 박경장 심사위원의 말씀이 인상 깊게 와닿았습니다.
매년 정성 어린 심사로 대회에 깊이를 더해주시는 박경장 심사위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창작동시대회 홈페이지 온라인 동시교육에서는 일상에서 시의 글감을 찾는 법부터 창작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배울 수 있습니다.

동시 쓰기가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심사위원님들께서 직접 전하는 핵심 팁들이 담긴 영상을 시청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박경장 심사위원님을 비롯해 올해 동시대회 심사에 함께해 주신 세 분의 심사평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 수상작전체 심사평 보러 가기

 

다가오는 제12회 창작동시대회에도 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어린이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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