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네이버 책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652396


곁을 잇고 나로 서는 청소년 현장 이야기
, 그런 자립은 없다.


완벽한 자립이 존재할까
, 경제적인 독립만이 자립의 유무를 가르는 지표일까? 이러한 생각을 하던 중 그런 자립은 없다를 만났다. 그리고 그 책은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 그런 자립은 없다에서는 기존 방식을 뒤집고, 자립 바깥에서 또 다른 자립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자몽과 몽실, 이름부터 정감가는 그들이 만나,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또 다른 자립 이야기,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15년 함께걷는아이들의 청소년 자립 지원 사업 - 자몽과 이들의 모니터링과 현장실무자 교육을 맡은 인권교육센터 들의 몽실 프로젝트팀이 만났다. 자기 결정과 유대, 안전과 존엄, 감수성의 확장, 시민으로서의 삶, 인생 예찬 등, 5가지 청소년 자립역량을 토대로 청소년들의 자립을 지원한다. 자립이라는 말이 조금은 덜 외롭고, 덜 삭막하고, 덜 스산한 언어가 될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들이 모여, 가지각색의 자립을 만든다. 어쩌면 사회가 바라보는 그런 보편적인 자립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일지 모른다. 이러한 자몽과 몽실팀 아래, 짙어져간 아홉 빛깔 자립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다

    p. 19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으며 홀로 자립한 이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의존은 마치 불완전한 인간의 징표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삶에 도래하는 위기는 사회 구조로부터 기인하는 데도,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야 할 책임은 온전히 개인이 짊어져야 할 몫으로 남겨졌다. ‘정상적인인간의 상태를 단정 짓고, 그 틀에 맞춰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걸 자립으로 정의한다면, 인간은 시스템을 지탱하는 부속품이나 한낱 자원으로 환원될 뿐이었다



인권을 품은 청소년 자립
, 아홉 현장 이야기

 

늘푸른자립학교(. 관악늘푸른교육센터), 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의 나도, ’, 꿈꾸는아이들의학교의 플랜비’, 청소년 직업 훈련 매장 커피동물원, 경기청소년교육센터 아띠아또,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안산YWCA 여성과성상담소의 키움학교, 청소년자립팸 이상한 나라.

책에서 소개하는 각각의 단체가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식은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분명한 공통분모를 가진다. 청소년을 전적으로 믿고, 지원하며, 재미있게, 도전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제공한다. 그 중에서도 움직이는청소년센터 EXIT와 청소년 직업 훈련 매장 커피동물원의 이야기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내게 큰 감화를 주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우당탕탕! 쿵짝쿵짝, 움직이는청소년 센터, EXIT


EXIT
주요 활동은 버스에서 이루어진다. 거처와 삶이 불안정한 청소년을 위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EXIT이다. 다양한 자원, 사람, 기회를 만나고 관계를 맺는, 조금은 떠들썩한 그런 공간.


EXIT버스를 통해 청소년들은 재미와 자립을 배운다. EXIT가 지원하는 별별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을 기획하는 프로젝트다. 스스로 기획해보고 재미있게 놀아 보는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 되기를 바라는 관계자들의 말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과 활동가들은 서로 어우러져 우리EXIT를 만들어 나간다.
 

p. 76

EXIT의 실험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모두가 EXIT처럼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꼬물꼬물 때로는 우당탕탕 만들어온 EXIT의 이모저모는 청소년 자립 지원 현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른 세상으로 가는 출구EXIT'가 되겠다고 시작했지만, 다른 세상이 따로 있는 게 아님을 발견한 시간이 EXIT의 역사다. EXIT는 그렇게 다른 세상을 살아간다. 누군가는 EXIT가 다른 청소년 기관과는 달리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곳이기에 청소년과 다르게 만나고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EXIT를 깊이 들여다보면 답이 달라진다. 청소년의 진짜 삶과 만나려는 노력, 청소년의 목소리를 깊이 공부하고 들으려는 노력이 오늘의 EXIT를 낳았다.



맷집 키우며 일궈 낸 일터이자 배움터
, 커피동물원
 

커피동물원은 청소년 직업 훈련 매장으로서 청소년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꾸린 배움터로, 2009년에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에 위치했다. 2015년에는 자몽사업의 일환으로 자립 지원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활동과 운영 경험의 모델화를 목표로 한 연구에 돌입했다. 뒤이어 2017년도에는 2호점 로스트 앤 파운드의 영업을 시작했다. 꽤 오랜 기간 운영된 커피동물원의 사례는 누군가에게 등대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당장 하루를 살아갈 생계비를 마련하지 못하거나, 일정한 주거 없이 쉼터와 거리를 오가는 청소년들. 그들은 법안의 사각지대에 놓여 최소한의 지원조차 힘들다. 가까스로 구직에 성공한다 손치더라도,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하기 십상이다. 저마다가 다른 유동적인 환경을 지녔기에, 경직된 사회구조는 그들에게 답답한 새장과 같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기를 반복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속사정을 알지 못하는 어른들은 재들은 원래 저래라고 단정짓는다. 그렇게 그들에게 부정적인 낙인을 부여한다.

책에서는 커피동물원의 존재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다음은 책에 수록된 김선옥 전 팀장의 인터뷰 중 일부이다

 p. 138

자유분방함이 제도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연습과정으로 청소년들이 커동을 거쳐 가길 바랐다. 일터에서 청소년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짚지 않고, 오래지 않아 일을 그만두는 이들의 자유분방함에 무조건 불성실하거나 무책임하다는 꼬리표를 붙이는 건 부당했다


커피동물원은 청소년들이 일하면서 동시에 배울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 노동권 보장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한다. 커피동물원에서의 업무를 통해 청소년들은 관계 속에서 노동을 일구고, 노동 속에서 관계 맺기의 즐거움을 알아간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자립을 준비해 나간다.

그래서, 곁에서 내어주고, 함께 믿으며, 같이 살아간다는 것


9
개의 기관들을 모두 공통점이 분명하다. 청소년들에게 곁을 내어주고, 함께 믿으며, 같이 살아간다는 점. 구태여 세상이 말하는 자립과는 사뭇 다를지라도, 그들은 그들만의 모습으로 새로운 자립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필자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들의 다른 모습을 존중하지 못하고, 낙인을 찍는 사람에 가까웠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완벽한 자립은 없기에, 그들의 이야기가 당신에게도 어떠한 한 울림으로 다가오기를.